[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2010년 미국 사회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이며 뉴욕 타임즈의 컬럼리스트인 폴 크루그만 박사는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이다. 금융 위기 이후 그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지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보다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제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진보 성향의 학자답게 공화당의 정책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최근 뉴욕 타임즈에 실리는 그의 컬럼은 극단적인 정략적 대립 양상을 띠고있는 워싱턴이 미국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계속해서 다루고 있는데 지난 2월7일의 "미국은 아직은 건재하다"라는 제목의 컬럼은 그 정점을 이루고 있다.
그는 이 컬럼에서 미국이 언젠가는 세계 최강국이라는 지위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지만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로마제국의 멸망보다는 정치의 교착 상태로 인해 결국 프랑스에 의해 병합이 되었던 18세기 폴란드의 모습이 되리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상원의 체제가 중요한 안건을 볼모로 해 자기의 지역구나 주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소수 의원들에게 너무 큰 권한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대로 간다면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소리치면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던 18세기 폴란드의 의회와 다를 것이 없고 결국 국가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얼마전 메사추세츠 주의 상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자 공화당에서 이미 통과된 헬스케어 법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나폴레옹 시대때 한 폴란드의 관원이 지어 결국 국가가 된 노래의 첫 구절인 "Poland is not yet lost"를 인용 미국도 아직은 건재하지만 상원이 나라의 몰락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비꼬는 말로 컬럼을 끝맺고 있다.
어느 나라던 정치인이 비판이나 비평의 대상이 아니었던 적이 있을까마는 요즘처럼 타협이나 양보없이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는 미국 정치를 보면 비판 정도로는 너무 약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나라 국회처럼 치고 받고 싸우는 물리적인 충돌만 없다 뿐이지 출생의 비밀 불륜 배신 등이 넘쳐나는 소위 막장 드라마와 미국의 정치 상황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은 비단 워싱턴뿐 아니라 LA와 같은 지역 정치에서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선거에 당선된 정치가들은 선서하는 날부터 다음 선거에 당선되는 것이 최대의 목표로 보일만큼 자금이나 지역구의 득표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의 입안과 시행에 있어서도 소수의 목소리 큰 사람이나 단체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작은 공사 하나만 하려고 해도 수십번을 시청에 드나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허가 하나를 받으려고 해도 변호사 사무실이나 로비스트를 거치지 않으면 신청서조차 작성하기 어려운 지금의 구조가 지속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겠지만 아무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진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정치인들의 귀에 들릴만한 큰 목소리가 없기때문에.
▷문의:(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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