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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Book] 바람난 엄마, 동성애 아들…뒤죽박죽 가족이 사는 법

자폐증 소년이 주인공인 성장소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국내에도 익히 이름을 알린 1962년생 영국 작가 마크 해던. 그가 성인 독자를 위해 2006년 내놓은 두툼한 분량의 장편소설이다.

원제가 'A spot of bother'이니 직역하면 '골칫거리'나 '곤경' 쯤 되겠지만 한국어판 제목은 보시다시피 손님 끌기 위해 손을 좀 봤다. 어깨 제목으로 '족보'(마크 해던이라는 작가 이름)를 밝힌 데 이어 본 제목도 원래 제목보다 다채롭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제목 얘기부터 꺼내는 것은 소설의 향기와 결이 아무래도 한국판 제목에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은퇴 후 공황 상태에 빠진 아버지 조지 바람난 어머니 진 동성애자 아들 제이미 이혼한 딸 케이티 등 한 중산층 가정 구성원들이 벌이는 광기 어린 애증의 드라마가 케이티의 난리법석 결혼식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케이티의 결혼 선언은 나머지 가족들로부터 환영 받지 못한다. 사위감 레이가 탐탁치 않아서다. 가족들은 돈은 잘 벌지만 화이트 칼라 직업이 아닌데다 커다란 덩치에 어딘가 둔감해 보이는 레이가 케이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애까지 딸린 이혼녀이긴 하지만 케이티는 야무지고 섬세하다.

시끌벅적한 사고는 아버지 조지의 몫이다. 엉덩이에 난 원형습진을 멋대로 암이라고 믿어버려 신경쇠약에 빠진 상태에서 과거 직장동료 데이비드가 자신의 방 침대에서 아내 진과 벌이는 정사 장면을 목격한다. 쉰일곱의 사내 조지의 반응은 폭력적인 것이다. 암을 도려낸다며 혼자서 가위로 엉덩이 살을 잘라내다 혼절 응급실에 실려가고 케이티의 결혼식에서는 술과 약 기운에 취한 채 수 십 명의 하객들 앞에서 데이비드와 혈투를 벌인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주제의식은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잔잔한 가족극이다. 결말 역시 모든 갈등이 일거 해소되는 "끝이 좋으면 다 좋다"류다. 소설의 주된 재미는 오히려 저자 특유의 수다와 글 솜씨 덕인 것 같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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