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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 칼럼] 미국 소비재 시장 진출을 위한 제언

천병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 유통망 진출지원센터 센터장
KOCHAM 이사회사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수출규모 2위 시장이지만 미국 소비재 시장만 놓고 본다면 중국보다 더 큰 세계 1위의 거대 소비시장이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최근 2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증가율은 10% 수준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기간 중 우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증가율은 1.8%로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미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 등에도 왜 우리 소비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FTA 활용률이 낮은 탓 때문일지 모르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의 소비재 중소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본 준비와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 미국 소비시장은 소비자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유통채널 수와 형태가 다양하며 유통구조도 품목별.기능별로 세분화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 유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공급자가 어느 정도의 생산 대응 체제를 갖추어야 요구 물량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가격 조절이 가능하다. 생산기반이 아웃소싱이든 직접 생산라인이든 상관없이 일정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준비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일정량의 재고와 자금능력 역시 필요하다. 미국 유통시장은 한번 진입에 성공하면 대응 규모가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프라와 준비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여전히 많다.

또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가격정책을 오해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진입 문턱이 어려운 만큼 한번 진출하면 대량 공급이 가능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은 처음부터 고품질과 기능을 내세워 가격정책에 목을 맨다. 그러니 바이어가 기능과 품질에 관심 있어 찾아와도 원하는 가격 수준에 맞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는 복잡한 기능이나 품질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수십 개의 사이트나 매장을 통해 수백 개의 유사제품 리스트를 보고 가격을 비교한 후 구매를 결정할 뿐이다.



아무리 품질과 기능이 차별화 된 제품이라도 유사제품 대비 15~20% 이상 높으면 팔기 어렵다는 것이 현지 바이어들의 입장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력이 높은 반면 할인가격에 유독 익숙해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이미 미국시장 진입에 성공한 대기업 제품조차도 미국 소비자 가격이 한국 가격의 50%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사실 한국기업의 고가전략은 중국 시장에 더 맞다. 중국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전략이 충분히 통할 수 있겠지만 풍부한 저가의 중국제품에 익숙한 미국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가격정책은 초기 시장진입 시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장진입 성공 후 소비자의 수요가 많아질 때 기능과 브랜드를 더해 시장상황에 맞는 가격을 준비하여 나가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미국 대형유통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미국 대형유통망 시장은 본격 판매에 앞서 테스트 마케팅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본 후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 승인이 나더라도 유통사가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 벤더를 통해 일정 제품 수량을 확보토록 요구하고 A/S 대응 준비가 끝나야 판매에 돌입한다. 따라서 미국 대형유통시장은 공급 벤더가 위험을 안고 직매입하거나 판매 후 정산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지난 1월 9일 폐막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직접 참관한 필자의 느낌으로는 CES가 점점 China Electronics Show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었다. 미국 수입 1위인 중국 제품이 이제는 품질과 기술면에서도 상승세가 녹녹하지 않다. 더 이상 제품 품질만을 내세워서 될 상황도 아닌 시대가 왔다. 미국 소비시장을 좀 더 냉정히 분석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우리 중소기업에게 이 거대 시장은 계속 그림의 떡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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