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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포이즌 아이비 조심

굿스푼 굿피플
김재억 목사, 굿스푼선교회 대표

동물이나 식물이 천적으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독(毒)을 품는다. 하지만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포이즌 오크(Oak), 포이즌 수맥(Sumac)은 정말 지독한 독을 품고 있다. 여름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워싱턴 지역을 포함하여 미 동부 대서양 연안지역에 본격적으로 번성하고 있는 덩굴 옻(Toxicodendron Radicans)들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한국의 옻나무와 달리 포이즌 삼형제는 특별한 경계없이 아무 곳에서나 무성하다. 민가, 빌딩, 별장 주변, 풀밭, 펜스 언저리와 산책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평범한 잡초처럼 보이지만 청순한 민낯 뒤에 감춰진 독은 빨치산 게릴라처럼 사악한 피해를 끼치는 독초다. 관목의 숨통을 졸이듯 덩굴로 칭칭 감아 오르는 기생 식물 포이즌 아이비, 포이즌 오크의 잎파리는 세 잎이다. 좌우로 한장씩, 그리고 가운데 자리한 잎은 손가락 욕을 하는 듯 불손할 정도로 크고 대담하다. 여름내내 처연한 녹색으로 영역을 넓혀가다가 찬바람 도는 가을이 되면 맨먼저 선홍색 단풍으로 바뀌는 팔색조같은 독초다.

포이즌 아이비에 담겨있는 우루시올(Urushiol) 성분은 단지 만지는 것만으로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포이즌 아이비를 꺾어 진액이 피부에 닿았다면 긁지 말고 신속히 찬 물로 여러번 닦아내야 한다. 더운 물은 피부 모공을 확장시켜 독을 피부 안으로 침투하게 하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민간 요법으로 제독하는 방법으론, 베이킹 파우더에 식초를 섞어 만든 응급 세정제를 면 타올에 묻혀 노출된 피부를 여러번 깨끗히 닦아 내거나, 소금물로 닦은 후 칼라민 같은 연고제를 발라 발진의 진행을 방지해야 한다.

최근 계속되는 무더위에 반바지와 셔츠를 입고 포이즌 아이비를 건드렸다가 혼쭐이 났다. 뒷 뜰 담장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자스민과 뒤섞여 있는 포이즌 아이비 덩굴을 조심스럽게 제거했는데, 두 다리와 두 팔, 그리고 목 언저리에 독액이 흩뿌려진 줄 몰랐다. 이틀 후부터 화난 복어 배처럼 빨간 수포가 잡히기 시작했고 가려움증은 으슥한 밤이되면 더욱 기승을 부렸다. 항 히스타민 알러지 약(Zyrtec)을 먹고, 연고(Tecnu)를 골고루 바르고 오후의 뙤약 볕 아래에서 일부러 환부를 햇볕에 노출시키며 하나님께서 치료의 광선을 비추심으로 발진과 가려움증과 통증을 회복시키시도록 했다.



길 들이지 않은 혀 뿌리에서 쏘아진 포이즌 아이비가 독설(毒舌)이다. 풀독에 쏘여서도 한동안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미움이 가득 담긴 독설과 증오의 말들은 얼마나 마음과 영혼을 파괴한 채 심령 깊숙한 곳을 저미게 하는 지 모른다. 상대의 말을 잘 귀담아 듣고 경우에 합당한 온유한 말로 대답하는 것이 새삼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도시빈민선교 문의: 703-622-2559,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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