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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 칼럼] Zebra in Lion Country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환경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강대국의 첨예한 이익 대립과 급변하는 유동성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신경세포를 마모시켜 탈진에 이르게 합니다. 이런 환경 속일수록 초심을 지키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전설에 가까운 투자자 중에 'Ralph Wanger'라는 투자자가 있습니다. 중소형주 위주의 전력투자를 하는 long fund를 설립하여 기록적인 수익률을 낸 투자자입니다. 이 분은 금융시장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얼룩말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투자기관에서 일하는 나같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얼룩말은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둘 다 아주 특별한, 하지만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 하고, 얼룩말은 신선한 풀을 먹으려 한다. 두 번째로, 둘 다 리스크를 싫어한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잘못하면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고, 얼룩말은 사자에게 잡아 먹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둘 다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이들은 생긴 것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며,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얼룩말 가운데 하나라면, 그 무리에서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주변 환경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최상의 자리는 무리 맨바깥쪽이다. 신선한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무리는 사자의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이 된다. 반면 무리의 가운데 자리를 잡으면, 제대로 풀을 먹지 못하지만 사자가 바깥쪽 얼룩말을 공격할 때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나는 장기 투자자로서 이런 중간쯤에 자리 잡는 얼룩말 철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뿐 아니라, 모든 기업들은 (특히 수출 기업) 얼룩말과 같은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가끔은 지쳐서 안쪽에서 마른 풀에 안주하여 쉬고 싶기도 하고, 무리에서 일탈을 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깥쪽에서 끝없이 사자의 위협에 신경을 기울이며 신선한 풀을 찾는 것이 사명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매일은 보잘것 없지만, 조금씩 채워 나가면 성과가 보일 날이 반드시 오지 않을까요?

가끔 아주 운 좋은 얼룩말은 넓은 풀밭에서 자유로이 풀을 뜯는 호사를 즐겨, 마치 사자가 된 듯한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계속 자신을 경계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가오는 봄은 겨울보다, 금년은 작년보다, 그리고 내년은 금년보다 모든 분에게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나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동은 / 한국투자증권 법인장·KOCHAM 일반회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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