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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 칼럼] 미나리, BTS 그리고 K-Food

예상대로 그리고 바람대로 영화 미나리가 2021년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의 배우가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졌던 오스카 어워드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서 2년 연속 상을 탄 것도 대단하지만 출퇴근길 차 안에서 매일 울려 퍼지는 K-POP의 인기 또한 경이롭다. 코로나가 막 불타올랐던 지난 해 봄 미국으로 와 학교생활 적응에 애를 먹던 중학생 딸들의 대화 물꼬를 터준 것도 BTS와 그들의 노래라고 하니 아비된 자로서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K-culture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미국 사회의 어엿한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보는 것, 듣는 것 말고도 문화의 다른 축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먹을거리’다. K-Movie와 K-Pop으로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붙잡았으니 이번에는 K-Food가 나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차례인 것 같다. 미국에서의 K-Food, 어디쯤 와 있을까.

영화 미나리를 통해 보면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한국식품이나 식재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니 아마도 실제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의 어린이가 관록의 4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어떨까. 이제는 돈이 없다면 몰라도 사고 싶은데 못 사는 한국식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한국식품을 사러 굳이 한국계 마켓을 가지 않아도 된다. 김치, 라면, 음료, 김, 스낵 등은 웬만한 현지 유통매장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20여년전인 2000년 기준, 2억2000만 달다였던 대미(對美)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은 지난 해 15억2000만 달러로 무려 7배가 늘었다. 특히 2017년 10억 달러를 돌파한 이래 대미 수출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K-Food의 이같은 약진은 우리가 즐겨먹는 음식을 미국인들도 즐겨먹게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밥에 싸 먹지만 현지인들은 주로 간식으로 찾는 김(김스낵 등) 하나만 지난해 1억 달러가 넘게 미국 시장에서 팔렸고, K-Food의 실과 바늘 겪인 ‘김치와 라면’에 대한 찬사도 뜨거워 이 둘도 1억 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의 ‘매운 맛’에 대한 관심도 대단해 고추장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나오는가 하면 유명 버거체인에서는 한국의 고추장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 고추장 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 안주할 일은 아니다. 미국에 와서 새삼 느끼는 점은 미국은 ‘하나의 국가’라기 보다는 광활한 대륙에 수많은 민족이 모여 사는 ‘작은 세계’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갈등도 많고, 기회도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광대한 땅에는 아직 K-Food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도 많고, 한국식품이 낯선 이들도 많다. K-Food가 미국 땅에서 지금까지 달려 온 만큼 가야 할 길도 많은 셈이다. 갈 길이 멀수록 든든한 동반자는 필수다. 그렇기에 미나리의 수상이 더욱 반갑고, BTS의 노래는 들을수록 신난다.


심화섭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미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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