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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칼럼]'The Show Must Go On'

'The Show Must Go On'. 대학 신입생 그 찬란했던 봄날의 교양 영어 첫 수업 시간에 배웠던 말입니다. 이 제목의 내용은 어느 코미디언이 부모가 돌아가셨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남을 웃기는 본업에 충실해 공연을 무사히 마친대서 비롯된 말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어떤 순간에 어떤 일이 닥쳐도 하던 일은 계속 해야 한다는 단어의 조합 이상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살다 보니 참으로 의미 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이 말은 힘들거나 좌절할 때 내게 삶의 동력과도 같은 말이 되었습니다.

이 말로 된 노래로 우리나라 가수 보아도 불러 성공했고 영국의 유명한 록그룹 퀸(QUEEN)에게도 이 제목의 노래는 대표 곡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말 뜻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비로소 'THE SHOW(삶)'의 연속성에 대한 의무감을 인식하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필자 역시 인생이 하나의 'SHOW' 같기도 하거니와 신이 만든 세계에서 각자의 맡은 일을 하는 조각과도 같은 삶이었음을 인식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삶과 죽음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한 시기와 거의 궤를 같이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렸던 시기에 'The Show Must Go On'은 자의적으로 설계하고 만들었다고 믿었던 인생을 추진하는 연료가 되었습니다. 영문법적으로도 이 말은 단순하게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계속할 의무가 있다는 말로 인식하게 합니다.

동시에 삶의 고단함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관성에 의해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자위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분명한 건 이 짧은 문장이 필자에게는 시시때때로 강력한 에너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조직에 몸담고 있을 때 있었던 수 많은 도전 속에서나 동고동락한 사람들과 헤어질 때나 허허벌판에서 홀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리고 사람으로부터의 실망 슬픔 등 수많은 삶의 질곡을 이 말로 만든 자기 암시로 헤쳐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경우라도 삶의 대본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단 하나도 같지 않은 천차만별의 삶의 대본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라고 하는 'SHOW'의 대본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대본을 직접 만든 적이 있는지요. 어느 인생이 같은 모습이 있을까요. 그런 백인백색의 삶이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었든 내가 결정하든 멈출 수 없음은 삶이 죽음을 전제하긴 하지만 결코 죽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THE SHOW'가 계속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삶' 그 자체인 까닭입니다.

또한 'SHOW'의 막이 내려졌고 새로운 'SHOW'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나 보낸 해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또는 성취의 기쁨을 맛보았던지 실망했던지 이제 다시 추슬러 우리의 삶의 'SHOW'를 계속 해야 합니다. 지나 보낸 무대가 올해와 달라도 우리 삶의 'SHOW'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나 보낸 무대의 동료가 바뀌었어도 우리 삶의 'SHOW'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주어진 삶에 대한 신성한 의무이기도 하거니와 권리이기도 합니다. 'SHOW'는 흥할 때도 있고 망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SHOW'를 계속하다 보면 잘 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SHOW'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윤성용

KOCHAM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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