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 원정화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군 당국은 군 내부에 침투해 활동하고 있는 간첩 용의자가 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본국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또 군내 방첩대상으로 분류되는 좌익세력이 170여 명 군 기밀 유출 용의자가 50여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간첩 혐의자 색출을 위해 100여 건의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탈북위장 여간첩 사건과 관련해 이상희 국방부 장관 주재로 28일 열린 군 수뇌부 긴급 대책회의에 보고된 군 보안당국의 메모를 통해 밝혀졌다. 이 메모에 따르면 현재 군에 침투해 현역 간부 포섭과 군사기밀 수집 등 각종 대남 공작활동을 하고 있는 간첩 용의자는 50여 명이다. 간첩 용의자들 중에는 이번 여간첩 사건처럼 장교나 부사관 등 현역 간부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군 보안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08.08.29. 20:53
여자간첩 원정화(34.사진) 체포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모의 30대 탈북 여성이 군 부대를 휘젓고 다니며 보안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관계를 미끼로 군부대 장교들을 포섭하는 이른 바 '마타하리' 활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정화와 접촉한 현역 군인은 장교를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이 중 황모 중위는 원정화가 간첩인 것을 알면서도 묵과했다. 국가정보원.국군기무사령부 등 합동수사본부는 27일 위장 탈북해 간첩 활동을 해온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간첩 원정화를 구속 기소했다. 원정화는 경기 북부 지역 부대 정훈장교 3~4명에게 이성 교제를 미끼로 접근해 국가 주요 시설 및 군부대 사진 위치 군 장교 명함 탈북자 명단 비전향 장기수 현황 등 군사 기밀을 빼내 북한에 보고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탈북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군 안보 강사로 발탁돼 군 부대를 돌며 "북핵은 자위용"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을 찬양하기도 했다. 김석하 기자
2008.08.27. 20:59
원정화의 간첩 행각은 제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장교들을 미인계로 농락했던 독일 스파이 마타하리의 활동과 흡사하다. 그는 한국으로의 입국 정착 군사 기밀 수집 등 중요한 순간마다 애정 관계를 매개로 남성들을 이용했다. 원정화는 1m60㎝가 채 안 되는 작은 키에 통통한 모습이라고 한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다소 살이 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북한 미인형의 얼굴"이라고 말했다. ◇15세 때 남파 훈련=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15세 때인 1989년부터 특수부대에서 남파 공작 훈련을 받았으나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92년 제대했다. 이후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쳐 교화소에 수감됐다. 그 뒤에도 아연 5t을 훔치다 적발돼 6년 동안 숨어 지냈다. 당시 북한에서는 아연 1㎏을 훔쳐도 총살형에 처해졌다. 친척의 도움으로 아연 절도 사건은 무마됐다. 그 과정에서 그는 북한 보위부에 공작원으로 발탁됐다. 수사본부는 "보위부에서 그의 대담성과 임기응변 능력 성에 대한 개방성을 높이 사 공작원으로 포섭했다"고 분석했다. 간첩 활동은 98년 중국에서 시작했다. 중국 옌지 등에서 탈북자를 찾아내 중국 공안을 통해 강제 북송하는 일을 맡았다. 그가 북한으로 보낸 사람 중에는 99년 실종된 한국인 사업가 윤모씨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성관계 통해 남성들 이용=원정화는 중국의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며 탈북자와 한국인 남성들을 접촉했다. 원정화는 중국 동포로 가장해 2001년 한국인 근로자 최모씨와 결혼해 한국으로 왔다. 입국 때 임신 7개월이었다. 북한 보위부는 "임신한 상태인 게 (한국 공안 당국의) 의심을 피할 수 있다"고 지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국에 입국한 직후 최씨와는 바로 이혼했다. 아이는 최씨의 딸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한때 동거했던 한국인 사업가 조모씨의 아이였다. 조씨는 유부남이었다. 원정화는 그해 11월 국가정보원에 탈북자임을 스스로 밝히고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2002년 경기도 한 경찰서의 경찰관을 만나 수년간 교제했다. 2005년엔 결혼 정보업체를 통해 김모 소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가 됐다. 보위부는 김 소령을 중국으로 유인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북한으로 납치하기 위한 것이었다. 원정화는 김 소령에게 중국 여행을 가자고 여러 차례 제의했다. 그러나 김 소령은 "군인이 함부로 출국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해에는 8세 연하의 황모 중위를 만나 동거를 했다. 원정화와 친밀한 관계를 가졌던 군인들은 모두 7명에 이른다. 원정화는 최근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남성 3명과 선을 보기도 했다. 수사 관계자는 "일본 남성과 결혼해 영주권을 얻어 황 중위를 일본으로 데려온 뒤 함께 북한으로 가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상언.박유미 기자
2008.08.27. 20:49
소문으로만 돌던 위장 탈북 간첩의 실체가 27일 당국의 합동 수사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여간첩 원정화는 탈북자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정부의 지원 절차를 신분 세탁에 악용하고 정부 지원금까지 받으며 간첩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당국의 대공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족으로 속여 남한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원정화는 2001년 11월 국정원에 탈북자로 위장 신고했다. 정부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정부 합동심문기관의 조사→하나원 입소 교육→국내 정착 후 관할 경찰의 동향 파악.지원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대성공사로 불리는 정부 합동심문기관에선 국정원.경찰.정보사.기무사 등에서 나와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간 탈북자의 신원.경력 등을 조사한다. 원정화도 위장신고 직후 합동심문 과정을 거쳤지만 무사 통과했다. 이어 원정화는 2002년 1월 23일부터 탈북자 교육 시설인 하나원에서 8주가량의 사회 적응 교육을 받았다. 하나원을 퇴소하면 탈북자들은 대한민국 국적을 얻는다. 정부가 보증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이다. 북에서 특수부대 남파공작훈련까지 받았던 원정화는 이렇게 2002년 3월 19일 하나원 퇴소와 동시에 합법적 신분을 얻었다. 탈북자에게 지급하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도 결과적으로 여간첩 활동비로 쓰였다. 하나원 퇴소 후 지난달까지 원정화가 받았던 정착금.생계비 등 각종 지원금은 모두 9090만원이었다. 채병건 기자
2008.08.27.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