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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해안 도시 이스탄불

보드럼에 있는 또 다른 명소인 수중 고고학(Underwater Archaeology) 뮤지엄에 갔다. 기원전 1200년에 침몰한 배에서 발굴한 그릇 등 유물과 로마 시대에 침몰한 나무로 만든 배를 인양해서 원형대로 진열해 놓았다.     보드럼 다운타운은 모든 상점이 가짜 명품을 취급한다. 물론 가죽제품이 많지만, 유명한 몽클레어 같은 옷도 취급한다. 짐을 줄여 간편하게 여행하니 좋은 가짜 명품을 봐도 포기하고 다음 행선지인 온천으로 유명한 파묵칼레로 향했다.     이 도시는 아주 작은 마을이고 호텔은 4등급뿐이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아침에 유명한 온천장을 찾았다. 미국의 옐로스톤같이 온천물이 흘러나오고 물이 끓어지면서 하얗게 석화가 된 돌산이 있다. 중국에도 구채구라고 비슷한 곳이 있다. 튀르키예 것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크고 온천물이 많이 줄어 한쪽 구석에 들어가 온천을 할 수가 있다.   온천과 인접해 유명한 로마 유적지 히에라폴리스가 있다. 날씨도 덥고 해서 골프 카트 전동차를 빌려서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나이 탓에 무엇이든 편한 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마차도 타고 전동차도 타고 하니 관광이 훨씬 쉽게 느껴진다. 원형극장도 잘 보전되어있고 가끔 음악연주회도 한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묘지에는 돌로 된 관이 보인다. 그 당시도 묘지에 상당한 경비를 들여 치장한 것 같다.   파묵칼레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 편이 마땅치 않아 거기서 30마일 이상 떨어진 데니질리 비행장으로 갔다.     이스탄불같이 큰 도시 이외엔 자동차를 렌트해서 내륙은 얼마든지 다닐 수가 있다. 미국서 사용하는 구글맵이 터키에서도 잘 작동해서 문제가 없었다.   파묵칼레서 비행기 연착으로 2시간 늦게 이스탄불에 도착해서 호텔에 오니 자정이 넘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에 있는 5성급 포시즌 호텔이었다.   이튿날 늦은 아침을 먹고 이스탄불시의 광화문 격인 탁심 광장에 도착해서 명동거리같이 차가 못 들어가는 번화가 거리를 걸었다.     손녀들은 옷을 쇼핑하고 한가하게 거리를 내려갔더니 갈라타 타워(Galata Tower)라고 14세기에 지은 건축물이 나타났다. 제노바에서 이주한 이탈리아 주민들이 세웠다고 한다. 이 지역은 이탈리아인이 거주하는 동네였다고 한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니 이스탄불 도시 전경이 다 보이는 최고의 전망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스탄불 도시는 정말 아름다웠다.     보스포루스해협, 골든혼해협과 지중해 등 3개의 바다가 어우러지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으로 최고의 위치인 것이다. 유명한 갈라타다리를 건너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탔다. 1인당 10불에 한 시간 이상 보스포루스해협과 두 대륙을 연결하는 대교까지 왕복하는 투어다. 가격대비 감흥이 정말 좋다고 생각됐다.     마지막 날은 세계에서 상점 개수로 제일 많고 크다는 그랜드 바자를 찾았다. 혹시 물건을 사도 마지막 날에 사야지 짐이 안 될 것 같아 미룬 것이다. 한국 옛날 재래시장같이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 것이 많이 불편했다. 부르는 가격의 반 정도면 사겠다고 했는데 금방 오케이 하면 속은 것 같고 하여튼 쉽지 않은 흥정을 해야 한다.   딸 집에 필요한 터키산 카펫을 두 개 샀는데 한 개는 실크지만 기계로 만들었고 중국에서 만든 것 같았다. 터키에서 핸드메이드는 엄청 비싸고 카펫도 중국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미국으로 항공편으로 부쳤는데 일주일도 안 걸려서 LA 오피스로 배달되었다.     그랜드 바자 쇼핑을 끝으로 터키 일정을 마치고 누나가 사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갔다. 수년 동안 못 본 누나 식구들과 다 같이 모였다.     빈은 자주 가서 관광할 것도 없고 시내 나가서 쇼핑과 식당만 다녔다. 빈은 깨끗하고 잘 정돈된 안전한 도시라 생각돼 지퍼가 없는 핸드백을 갖고 나갔다가 소매치기를 당했다. 가지고 있는 유로 및 남은 터키 돈 모두 날리고 말았다.   위험하다는 터키에서는 아무 사고도 없었는데 오히려 빈에서 도둑을 맞았으니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여권이 들어있는 지갑은 놓고 돈 지갑만 가지고 나가서 미국 돌아오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빈에서 다시 이스탄불로 왔는데 비행기 연결이 안 돼 이스탄불서 하루 자고 이른 아침 출발했다. 14시간 긴 비행 끝에 LA에 도착하며 16박 17일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이스탄불 아시아 이스탄불 도시 보스포루스해협 골든혼해협 도시 이외

2022-11-03

여명 속 하늘서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 절경

소피아 성당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가톨릭 성당이라 신발도 신고 2층 발코니도 올라가고 관리도 잘 안 되었다고 한다. 모스크로 개조된 후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입장이 가능하고 기도 시간엔 잠시 닫는다. 이슬람교의 모스크는 성당과 달리 일체의 조각품 등 장식품이 없다. 재단도 없고 코란을 읽고 설교하는 아주 작은 시설물이 있을 뿐이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모하메드가 당시 기독교 성당의 사치를 배제하고 오직 신에게 기도하는 장소로 모스크를 지은 것이다. 로마에 있는 바티칸 성당과 이스탄불 모스크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텅 빈 공간에 전등만 있고 양탄자가 깔린 바닥에 앉아서 기도하는 곳이 모스크다. 기독교보다 늦게 나온 이슬람교의 정신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소피아 모스크에 남아있는 가톨릭 성당 흔적은 출구 쪽 높은 벽에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성모마리아와 예수님뿐이다.     다음날 톱카프(Topkapi) 궁전 관광에 나섰다. 호텔서 5분 거리로 15~16세기에 모하메드 II 술탄 왕이 살던 곳이다.  땅이 150에이커 되고 방이 400개 이상 되는 커다란 궁전이다. 궁전 안에 5000명 직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궁을 지키는 근위병은 대부분 아프리카 노예들을 데려다가 훈련시켰다고 한다.   로마 교황청이 근위부대를 스위스 용병같이 자기 민족보다는 다른 이방인을 시키는 것이 안전한 것과 같은 이유인 것 같다. 이 안에 모스크, 도서관 등 왕이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광객에겐 일부만 보여주는데 술탄 왕의 접견실, 침실, 모스크, 5000명분 식사 준비를 할 수 있는 부엌 시설 등이다. 무기 진열장 안에 68 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있다. 엄지발가락보다 더 커서 손가락에 끼는 것 같지는 않다.     진열된 그릇 중에 중국 청자기가 많았다. 청자기에 담은 음식에 독이 있으면 색깔이 변한다고 믿어 유독 중국 청자기를 많이 사용한 것이다.  특히 정교히 세공하고 보석으로 장식된 창, 도끼, 칼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다. 옛날 구식 장총, 단발총도 보석을 붙이고 정말 아름다운 장식을 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궁전을 다 돌아볼 때쯤에는 세차게 와서 호텔로 돌아왔다. 얼마나 피곤하지 점심도 먹지 못하고 자기 시작해서 오후 늦게나 눈을 떴다.   저녁에는 가까운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서 상점도 둘러보고 바다도 보고 저녁은 루프톱 식당에서 먹었다. 유람선도 보이고 바닷바람도 있는 전망 좋은 식당이라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제일 비싼 와인이 40불에 음식도 골고루 잘 시켜 먹었는데 청구서가 팁 10% 포함해 120불 정도다. 요사이 터키 환율이 높아서 여행 할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스탄불을 뒤로하고 유명한 관광지인 카파도키아로 향했다. 항공편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시골 마을이다. 공항시설도 형편없고 자동차 2대를 렌트해서 호텔로 향했다. 아르고스 호텔에 숙박했는데 동굴 속에 방을 만들어 아주 예쁘게 방갈로 같이 꾸며놨다.   첫 번째 관광지인 고레메 오픈 에어 뮤지엄에 갔다. 동굴을 파서 만든 작은 성당이 많았는데 로마 시대에 가톨릭 종교 활동을 동굴 안에서 한 것이다.     그 전에는 항상 전쟁이 잦았던 지역이라 동굴 속에서 생활을 하며 피신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동굴 속에는 예수님 벽화와 그 당시 생활을 그린 그림들이 보존되어 있다. 화산암이라 동굴 파기에 쉬운 바위라고 한다. 한국서 흔히 보는 화강암이었다면 동굴 만들기는 애초에 포기했을 것 같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이 동네에서 유명한 열기구를 타러 나갔다. 우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랑케티 국립공원서 열기구를 탄 적이 있고 새벽 3시부터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해서 아이들 5명만 갔다. 기구는 꼭 새벽에 바람이 안 불 때만 운영을 한다. 열기구는 개스 불로 내부 공기를 데워 더운 공기 힘으로 올라가는데 수년 전에 개스 불이 기구에 옮겨 붙어 탑승자 전원이 추락사한 일이 있었다. 3000피트까지 올라가니 거기서 추락하면 당연히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다.   호텔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카이마클리 동네 지하도시를 방문했다. BC 200년부터 시작된 카이마클리 지하도시는 주민들의 피난처다. 항상 전쟁에 시달린 지역이라 일종의 방공호같이 시작된 땅굴이 점점 커져서 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지하도시를 만든 것이다. 이 속에서 수개월 동안 생활 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주변에 있는 레드밸리, 로즈밸리, 러브밸리 등 경관이 수려한 골짜기를 보았다. 특히 러브밸리는 돌멩이 생김새가 남근을 연상시켜 손녀들과 함께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러브 밸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계속〉카파도키아 여명 이스탄불 모스크 소피아 모스크 가톨릭 성당

2022-10-20

동서양의 길목, 실크로드 종착지를 가다

여행을 좋아하는 큰딸 가족이 15일간 튀르키예(구 터키)여행을 간다며 동행하자고 해 손녀 3명을 포함해 7명이 지난 6월 9일 터키 항공(Turkish Airlines)편으로 출국했다.     LA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는 13시간이나 걸리는 긴 비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큰손녀 고등학교 졸업 축하도 겸한 여행이었다. 이스탄불과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하는 여정으로 비즈니스석을 3016달러에 샀으니 정말 착한 가격이다. 특히 저녁 비행기라 긴 장거리 비행동안 푹  잘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항공기는 보잉 777-300 모델로 구식이어서 의자 폭은 좁았지만 좌석 앞 공간은 운동장같이 꽤 넓어서 덩치가 작은 우리 식구들에게는 너무 편한 좌석이었다. 기내 식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얀색 옷에 모자까지 쓴 셰프 2명이 나와서 음식 주문을 받았다. 음식은 놀랍게도 정결하고 최고 수준이었다. 미주 한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대한민국 국적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에 나오는 비빔밥과는 또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고급 음식이었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니 새로 지은 공항처럼 규모와 청결함이 인천공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웬만한 유럽 공항보다 더 멋있고 짐을 찾는 시설도 잘돼 있고 화려하게 지었다.     공항에 서 나온 뒤 7명이 모두 밴을 타고 1시간 가량 이동해 호텔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모든 일정 및 예약을 딸이 준비했다. 우리 부부는 따라 다니기만 하면 됐다. 호텔은 힐튼에서 관리하는 '하기아 소피아 맨션'이었다. 이스탄불 최고의 관광 명소인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와 가까운데다 모든 명소를 5분 안에 걸어 갈 수 있는 편한 장소였다.여기서 3박을 하기로 했다.     큰딸은 여행을 자주 하는데 명품 쇼핑은 일절 하지 않지만 호텔은 항상 최고급으로 예약한다. 하기아 소피아 맨션은 3층 건물에 방이 딱 3개만 있는 호텔인데 3박에 5200달러라고 하니 하룻밤에 방 하나당 600달러를 지불한 셈이다. 그동안 다녔던 애리조나 여행에 비하면 호화 숙소였다. 한인 2세들은 여행 계획 시 명품보다 식당과 호텔에 돈 안 아낀다고 한다. 하긴 고급 명품 핸드백 하나 값이면 식구 7명이 편하게 15일간 좋은 호텔에서 잘 수가 있으니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저녁은 구글에서 검색해 찾은 동네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주로 생선보다는 고기 메뉴가 많았다. 이슬람 국가라 와인 종류가 다양하진 않았고 하우스 와인만 제공됐다. 7명이 배불리 먹고 나온 음식값은 총 85달러. 호텔비는 완전히 서구식으로 바가지 가격이지만 음식값은 거의 공짜수준이다. LA에서 곰탕 한 그릇도 20달러는 내야 먹는데 5스타 음식점이 1인당 15달러도 안 되는 셈이다.     첫날밤이라 시차도 있고 해서 겨우 잠이 들었는데 오전 4시 25분, 호텔 옆 소피아 성당 모스크에서 알라신에게 기도하는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서 아주 크게 울려 퍼졌다. 이곳에선 하루에 5번 기도 해야 되고 철마다 그 시간이 바뀐다고 한다. 오후 4시나 5시도 아닌 오전 4시 25분에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큰 기도 소리에 잠을 설쳤다.   이튿날 오전엔 이스탄불 최대 모스크인 블루 모스크를 관광했다.     신발은 벗어야 하고, 반바지는 안되고, 여자들은 머리에 스카프를 써야 하고, 어깨가 나오는 옷은 입으면 안 된다. 한창 내부 공사 중이라 이곳저곳 가려진 곳이 많았지만 그 크기는 어마어마 했다. 모스크 앞 큰 광장에는 로마 시대에 가져온 이집트에서 만든 핑크색 화강암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영화 '벤허'에 나오는 것처럼 경마를 했다고 한다.   로마 제국이 사라지고 이스탄불에 동로마제국을 건설한 역사가 있다보니 자연히 로마 유물이 많은 것 같다. 그 앞에 박물관이 있어 로마 유물 전시관을 방문한 다음 로마 시대 때 물을 저장했다는 지하 물탱크를 둘러봤다.     지하 물탱크는 2곳 있는데 큰 곳은 수리 중이라 작은 곳에만  다녀 왔다. 개인 소유 같았는데 입장료도 제법 비싸 1인당 10달러정도 했다. 물탱크만 보여주면 관광명소가 안 되니 물탱크 기둥과 벽면을 이용해서 영상쇼를 15분간 진행했다. 수많은 영사기를 설치해서 15분간 물 영상쇼를 보여주는 것이다. 깜깜한 지하다보니 영상이 멋있게 나와 꽤 장관이어서 볼만했다.       점심은 1920년에 오픈했다는 '비프볼 고기 식당'을 찾았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우리나라 떡갈비와 비슷하나 맛은 약간 누린내가 났다.   식사 후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이스탄불 최고의 명소인 소피아 성당을 향했다.     〈계속〉  정리=이주현 객원기자실크로드 동서양 이스탄불 공항 소피아 성당 애리조나 여행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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