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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전철을 밟다

“전철을 밟다”는 이전 사람의 잘못을 되풀이한다는 말이다. 관용구처럼 쓰이는 이 말에서 ‘전철(前轍)’은 탈것을 가리키는 ‘전철(電鐵)’이 아니다. 이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탈것이 지나간 흔적이다. 더 구분해 말하면 ‘전철(前轍)’에서 ‘철’은 바퀴 자국을 뜻한다. ‘전철’은 그러니 앞의 바퀴 자국이다. 그렇다고 ‘전철’이 이런 뜻으로 쓰이는 건 아니다. ‘전철을 밟다’에서 알 수 있듯 ‘전철’은 이전 사람의 그릇된 일이나 행동의 자취를 이르는 말로 쓰인다.   국어사전들은 친절하게 ‘전철’이 본래 가진 뜻도 알려 준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식이다. “앞에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이라는 뜻으로. 어딘가 어색하다. 옛날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수레바퀴가 지나간다’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차가 지나가고, 수레가 지나간다고 한다. 바퀴는 어떤 바퀴가 됐든 ‘돌다’ ‘굴러가다’와 잘 어울린다. ‘앞에 지나간 수레바퀴’가 아니라 ‘앞에 지나간 수레의 바퀴’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전철을 밟다”의 ‘전철’은 그리 쉬운 낱말은 아니다. ‘밟다’와 떨어지면 추측하기도 어렵다. 흔하게 뜻을 뭉개고 가는 말이 돼 간다. “선배들이 우승한 전철을 밟으려고 한다”는 식이다. 우승한 게 그릇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문장은 “우승한 선배들을 본받으려고 한다”여야 했다.  ‘전철’은 앞서간 사람의 그릇된 행동이다.우리말 바루기 전철 바퀴 자국

2024-12-08

[문장으로 읽는 책]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우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 여전히 서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안개 속에서 흔들리는 두 등대./ 우린 우리를 잡을 수 없었다.// 올해는 어떤 해도 아니었다./ 다음 세대들이 물으면, 우린/ 이런 식으로 되었다고 말하겠지:/ 삐걱거리는 텅 빈 운동장들,/ 셀러리 줄기처럼 똑바로 누인 육신들,/ 온기가 남아 있는 자국, 공휴일들,/ 모임들 & 사람들, 녹슬어버렸네/ 우리의 매캐한 두개골에서./ 취소되고 흔들린 순간들,/ 줄거리 없는 게 아니라, 계획에 없던, 시간이 무 너 졌 다   어맨다 고먼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이제 끝인가 싶지만, 끝이 아니고, 아직도 끝은 잘 보이지 않는다. 훗날 누군가 물어온다면 그저 이렇게 돼버렸다고 말할 수 있을 뿐. 팬데믹 시대의 초상을 담은 시 ‘등대’의 일부다. 고먼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역대 최연소로 축시를 읽어 주목받은 20대 흑인 여성 시인 겸 사회운동가다. 역사·언어·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다룬 시집은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로 미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연대감 외엔/ 어떤 왕국도 필요 없다는 걸/ 우리 자신을 잃고 나서야 알게 되었네’(‘우리 무얼 하고 있지?’) ‘매일 우리는 배우고 있다/ 편안함이 아니라 본질과 더불어 사는 법을./ 미워하지 않고 서둘러 나아가는 법을./ 우리를 넘어서는 이 고통을/ 우리 뒤에 두는 법을./ 기술이나 예술처럼,/ 실천하지 않고 우리가 희망을 지닐 수는 없다.’(‘매일 우리는 배우고 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대통령 취임식 자국 공휴일들 역대 최연소

2023-11-22

[글마당] 기억의 늪에 누운 오월

기억은 가지로 숨을 쉬는 나무입니다   그림자는 있고 몸이 없는 나무   비와 함께 젖고 바람과 함께 휘청이고 꽃잎 같은   순간들까지 멈춰선 가장 가까운 그 먼 가슴속 거리   다 주고도 또 찾아 어찌할까를 살피는 나무는   맨몸으로도 쓰린 겨울을 지키는 나무입니다       손등에서 뭉개지던 하루들이 켜켜이 차곡한데   모진 아픔을 딛고 짠하게 따라 오른 새끼 가지의 매듭도   낯선 눈물의 자리에 낯선 덧줄을 긋고 있었습니다       이슬 머금은 계절의 멍에입니다   잊히지 않은 것들만 멀어져간 것은 없습니다   질컥질컥 씹히는 기억의 수중으로   등 굽은 달이 뜨다가 가슴 패인 달이 뜨다가   초승도 그믐도 바람 잦아 함께 휘는 밤입니다       강물 소리를 듣습니다   눌릴 때마다 멍이 들던 꽃잎이 내립니다   아주 따뜻한 철에 꽃잎 곁 바람도 흰 눈으로 내립니다   돌이 된 이유와 꽃잎으로 떨어지는 이유를   아무도 누구도 모른다고 하고 싶지 않은 그 한 모퉁이엔   어린 날은 없었고 오월은 매 끝이었습니다   시험지만 도사리던 오월 그것이 몹시도 아프다는   오월입니다 나는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리했습니다   엄마는 그리하면 아니 되었습니다       멍이든 회초리 자국이 되돌아와   썰물 같은 나의 시간을 옥죄이다가 그런 날의 오월처럼   맴돌고 갈 때가 아직 내 안에서 늪입니다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기억 가슴속 거리 회초리 자국 강물 소리

2023-05-19

“미국인들, 한국 콘텐츠 선호”…OTT 이용률 미국 이어 2위

미국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들이 자국 다음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내놓은 ‘2022년 해외 OTT 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료 OTT 이용자 및 한국 영상 콘텐츠 이용자 2015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이용자의 90.4%가 자국 콘텐츠를 가장 많이 이용했고 이어 한국(43.1%), 영국·일본(각 28.7%)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료 OTT 이용자들의 한국 드라마·영화 선호 장르는 액션(24.2%), 로맨스·멜로(23.8%), 공포·스릴러·좀비극(23.2%), SF(공상과학)·판타지(14.6%)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드라마로는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영화로는 ‘기생충’, ‘부산행’을 재밌게 시청했다고 응답했다.   한국 예능 선호도는 게임 예능(14.7%), 연애 리얼리티 예능(12.9%), 오디션·서바이벌 예능(11.5%)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런닝맨’, ‘아는 형님’, ‘주간 아이돌’을 재밌게 봤다고 답했다.   한국 콘텐츠 인지 경로로는 OTT 플랫폼(41.3%)이 가장 높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38.3%), 미디어 광고(35.8%), 가족이나 지인 소개(2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유료 OTT 이용자들은 K-OTT가 출시될 경우 36.8%가 이용하겠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남성, 30~40대, 히스패닉 및 아시안 그룹이 비교적 높은 수용도를 보였다. 응답자의 33.3%는 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예능을 최대한 빨리 시청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K-OTT 출시 시 응답자의 66.2%가 5~15달러의 가격 수용도를 보였다.   OTT 선호 과금 모델은 월정액 구독형(63.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광고 기반 무료형(17.9%), 유·무료 결합형(12.5%)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 영상 전문 OTT에서 추가로 이용하고 싶은 한국 콘텐츠로는 음악(26.7%)과 웹툰(22.6%), 함께 제공해줬으면 하는 자국 콘텐츠로는 영상(31.8%)과 음악(25%)을 꼽았다.미국 콘텐츠 한국 콘텐츠 한국 예능 자국 콘텐츠

2023-04-03

자외선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골프를 즐긴다

캘리포니아의 신록의 계절은 골프 라운딩에 최고의 날씨가 아닐 수 없다. 한 낮의 기온은 높고 햇빛은 강하지만 오후가 되면 이내 선선해지고 일몰 후에는 상쾌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상쾌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작렬하는 자외선을 감수해야만 한다. 대낮 캘리포니아의 자외선은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바로 흔적이 남을 정도로 강력하다. 모자에 선글라스 그리고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고 심지어 눈 밑에 자외선 차단 패치를 붙여가며 중무장을 해보지만 자외선은 소리 없이 피부를 파고들고 만다.   얼굴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라운딩을 즐기면 답답하고 습해 오히려 피부에 트러블을 야기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골프 라운딩 중 자외선을 차단하고 뜨거워진 피부를 진정시키며 피부 보습 효과까지 거두는 귀걸이형 밴딩 스포츠 패치가 출시됐다.   특히 귀걸이가 부착되어 흘러내리거나 잘 떨어지지가 않는 게 특징이다. 피부의 적정 온도는 섭씨 32도 정도인데 자외선에 노출되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 피부노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진 피부를 쿨링하거나 진정시켜 줘야 하는 물질은 하이드로겔인데 국내 기업 메디셀에서 출시한 '에이엠피엠' 스포츠 마스크팩은 장시간의 뜨거운 햇볕, 건조한 바람 등 외부 자극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보호해 준다. 부착면에 붙어 있는 에센스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이 피부 온도에 반응하며 녹으면서 지속적으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핫딜에서는 은은한 살색 컬러의 스몰과 미디엄 사이즈가 있으며 2장 패키지를  초간단 방탄스틱 가히 UV 아쿠아밤과 묶어 정가 54.99달러를 할인 가격 46.99달러에 판매한다.   UV 아쿠아밤은 마스크 자국부터 자외선 자국까지 끈적임 없는 마무리가 일품이며 자외선은 방어하며 수분과 영양을 채워주고  주름과 미백개선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가히 UV 아쿠아밤은 손에 번들번들 묻거나 옷에 묻지를 않아 선크림 대용으로도 으뜸이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기도 편리하다.   ▶문의 : 213)368-2611     hotdeal.koreadaily.com골프 자외선 자외선 걱정 자외선 차단 자외선 자국 핫딜

2022-06-12

이제 자외선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골프를 즐긴다

  캘리포니아의 신록의 계절은 골프 라운딩에 최고의 날씨가 아닐 수 없다. 한 낮의 기온은 높고 햇빛은 강하지만 오후가 되면 이내 선선해지고 일몰 후에는 상쾌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상쾌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작렬하는 자외선을 감수해야만 한다. 대낮캘리포니아의 자외선은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바로 흔적이 남을 정도로 강력하다. 모자에 선글라스 그리고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고 심지어 눈 밑에 자외선 차단 패치를 붙여가며 중무장을 해보지만 자외선은 소리 없이 피부를 파고들고 만다.   얼굴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라운딩을 즐기면 답답하고 습해 오히려 피부에 트러블을 야기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골프 라운딩 중 자외선을 차단하고 뜨거워진 피부를 진정시키며 피부 보습 효과까지 거두는 귀걸이형 밴딩 스포츠 패치가 출시됐다.   특히 귀걸이가 부착되어 흘러내리거나 잘 떨어지지가 않는 게 특징이다. 피부의 적정 온도는 섭씨 32도 정도인데 자외선에 노출되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 피부노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진 피부를 쿨링하거나 진정시켜 줘야 하는 물질은 하이드로겔인데 국내 기업 메디셀에서 출시한 ‘에이엠피엠’ 스포츠 마스크팩은 장시간의 뜨거운 햇볕, 건조한 바람 등 외부 자극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보호해 준다. 부착면에 붙어 있는 에센스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이 피부 온도에 반응하며 녹으면서 지속적으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핫딜에서는 은은한 살색 컬러의 스몰과 미디엄 사이즈가 있으며 2장 패키지를  초간단 방탄스틱 가히 UV 아쿠아밤과 묶어 정가 54.99달러를 할인 가격 46.99달러에 판매한다.UV 아쿠아밤은 마스크 자국부터 자외선 자국까지 끈적임 없는 마무리가 일품이며 자외선은 방어하며 수분과 영양을 채워주고  주름과 미백개선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가히 UV 아쿠아밤은 손에 번들번들 묻거나 옷에 묻지를 않아 선크림 대용으로도 으뜸이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기도 편리하다.   ▶골프 자외선 차단 스포츠 마스크 팩 패키지 구매하기   ▶문의 : 213)368-2611 hotdeal.koreadaily.com      골프 자외선 자외선 걱정 자외선 차단 자외선 자국

2022-06-09

[열린 광장]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

영국의 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오랜 연구를 통해 ‘문명의 성장과 쇠퇴는 반복한다’는 역사의 흐름을 깨닫는다. 그러기에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러시아는 세계 45위 국토의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1억5000만 인구의 러시아가 1/3 수준도 안 되는 4400만 우크라이나를, 그리고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소유한 러시아가 세계 25위 국방력을 가진 우크라이나를 선제공격한 것이다. 정당성이 없는 전쟁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공연히 ‘형제 나라’라고 불렀는데 자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와 옛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는 독재자 푸틴의 야심에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만 깬 것이 아니라 러시아 자국의 평화마저도 사라지게 한 야욕의 산물이다.     1950년 세계 공산화를 꿈꾸었던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은 소련제 무기를 북한의 김일성에게 제공해 전쟁을 일으키게 했다. 소총과 수류탄이 무기의 전부였던 대한민국은 국토가 찢기고 가족이 이별하는 비극을 겪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950년 한국 전쟁의 반복일 수도 있다. 북한이 일으킨 전쟁으로 93만 명의 북한군과 100만 명의 중공군이 피해를 당했으며 62만 명의 국군과 16만 명의 유엔군이 대한민국을 지키려다 피해를 봤다. 당시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도 전쟁의 피해를 겪었고 한반도는 허리가 잘린 채 70년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전쟁 후, 국민들의 노력과 미국 등 서방 세계의 원조로 대한민국은 폐허를 딛고 일어섰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원조 받은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가 됐고 ‘후진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위업을 이루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은 과거 유엔과 자유 국가들의 원조를 망각한 것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의 절실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자유 진영에서 조건 없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도 원조의 행렬에 동참해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도와야 할 때를 잘 알고 있다. 도와야 할 때 돕지 못해 기회를 놓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지종근 / 전 남가주평남도민회장열린 광장 우크라이나 지원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자국 대한민국 정부

2022-05-26

[시론] 경제 발전의 원동력 ‘해운산업’

지금 해운시장은 한창 호황이다. ‘지구상 최고의 도박판은 라스베이거스에 있지 않고 바다에 떠 있다’라는 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해운사들의 주가가 급등하자 생겨난 문구다.     아시아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상품(컨테이너)이 항만에 즐비하게 쌓여 있고, 미국 항만에는  아시아로 돌아 갈 빈 컨테이너와 원자재가 실린 컨박스가 터미널마다 높이 쌓여가고 있다.     항만청은 해결책으로 컨 적체 해운사에 벌금(컨당 하루 100달러)을 부과하는 강경책을 쓰기 시작했다. 실익은 별로 없는 형국이다. LA외항에 선박들이 줄줄이 대기했던 것은 항만에 컨테이너를 내려 놓을 공간부족이 주원인이었고, 이 파장이 결국 물류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 상황은 항시 침체와 회복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해운시장도 호황과 불황이 10년 사이클 주기로 순환한다는 통념이 있다. 따라서 해운사는 호황 때 올린 수익으로 불황을 대비해 비축해야 한다. 불황 때에는 선박가격이 하락함으로 선박을 공격적으로 발주해 호황의 타이밍에 맞추어 투입하는 원리로 경영해 나가야 한다.     이 원리를 가장 잘 이용하는 해운사가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 라인이다. 불황 시기에 가격이 하락한 선박을 구입했다가 호황 때에 비싸게 팔거나 임대해 주는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번 부자가 바로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다.   국가 중에는 덴마크나 스위스처럼 해운으로 먹고 사는 나라도 있지만 상품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도 있다.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대표적인 국가다.   한국 수출기업들은 요즘 선박(컨선 스페이스)을 구하지 못해 납품기일을 못 지키고, 위약금까지 지불하고 있다. 신뢰성 불량으로 수출계약이 끊겨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례까지 급증하고 있다.     선박은 턱없이 부족하고 납기일은 지켜야 하니 엄청난 운임을 감수하면서 항공편으로 제품을 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기업들과 해양수산부는 요즘 같은 때에 한진해운만 있었더라도 수출하기가 이렇게 까진 어렵진 않을 텐데라는 자조 섞인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경기변동과 해운시장의 미래를 한치 앞도 못 보고 한국 제1의 해운사, 세계 7위의 선복량(106척)으로 3대양 노선망을 가진 국적선사를 너무 쉽게 사라지게 한 것은 정부의 실책이다. 정부가 단순히 한진해운을 버린 것보다 40년간 쌓아온  ‘해상 네트워크’를 날린 것이 더 안타깝다.     정부는 선박 부족으로 수출상황이 어려워지자 타계책으로 현대상선(HMM)에 대규모 투자를 했으나, HMM은 해운동맹(THE Alliance)의 멤버로, 동맹의 선박투입 제한에 묶여 한국 위주로 선박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제2의 선사에 투자를 하면 바로 선복과 해상망을 복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일본 해운사나 중국, 대만 해운사는 자국 수출기업과의 운송계약이 우선이며,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중국, 홍콩, 대만에서 만선이 되면 아예 한국 경유를 포기하고 바로 미국이나 유럽으로 운항하는 일도 허다하다.       수출과 해운은 밀접한 관계다. 우수한 제품을 수출하고 싶어도 선박이 없으면 길이 막힌다. 식량과 에너지, 원자재 대부분을 해상을 통해 수입하고, 제품을 만들어 해상으로 수출하는 한국 입장에서 차기 정부는 해운산업을 최우선으로 되살려야 할 것이다. 해운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있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시론 해운산업 원동력 한국 수출기업들 자국 수출기업과 해운사 세계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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