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30년 전통 애틀랜타 한인상조회, 재정 고갈로 문닫는다

1995년 출범한 애틀랜타 한인상조회가 운영 30년만에 문을 닫는다. 외부 회계감사 없이 ‘깜깜이 운영’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규 가입이 줄자 재정이 고갈됐다. 남은 가입자 20여명의 해약환급금 지급이 불투명해 민사소송으로 번질 조짐이다.   애틀랜타 한인상조회가 회원들에게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3월 18일 둘루스 한식당에서 총회를 열고 해산을 의결했다. 김종우 상조회장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이후 후원이사가 15명에서 5명으로 줄고 회원수 역시 150명에서 23명으로 급감한 가운데 매년 5~6분이 돌아가시면서 장례 지원금으로 상조회 잔고가 바닥났다”며 “지난 1월에만 3명이 사망했지만 재정난으로 2명밖에 지원할 수 없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애틀랜타 한인상조회는 동남부 6개주의 45~85세를 대상으로 가입비 120달러, 연회비 30달러 조건 하에 월 20달러를 최대 120개월(10년) 납입하는 상품을 팔았다. 가입 2년차에 총액의 300%를 지급하고 7년 이후엔 5000달러를 지급한다고 홍보했다. 이외 지역 한인 병원 및 장례식장 등과 제휴를 맺어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컴퓨터·골프 수업 등 문화사업을 펼치면서 회원을 늘렸다. 단체에 따르면 2013년까지 장례 지원자는 총 188명으로 지원액은 33만 1418달러였다.   그러다 지난 2024년 처음 경영난을 이유로 연회비를 30달러에서 50달러로 인상했다. 상조회 측이 3월 총회에서 공개한 결산서에 따르면 연도별 잔액은 2021년 389달러, 2022년 1457달러, 2024년 151달러, 2025년 113달러로 수년전부터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한 상태였다. 2006년 어머니 명의로 상조회에 가입한 최모씨(75)는 “20여년간 한번도 재정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모친의 연세가 96세다. 회원 대부분이 자녀에게 사후에 폐 끼치기 싫고 부모님 장례식 치를 종잣돈이 필요한 노인인데 일방적 해산 통보는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현 회원 23명 중 120개월의 회비를 완납한 이들은 13명이다. 이들은 상조회가 보상금 지급을 거부함에 따라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한인상조회 애틀랜타 애틀랜타 한인상조회 장례 지원자 가입자 20여명

2025-05-27

[기고] “메디칼로 장례 되나요?”

최근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며칠째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목소리에서는 제법 연륜이 느껴지는 어르신이었다. 질문은 짧고도 명확했다. “메디칼이 있는데 장례를 해 줘요?”   순간 당혹감과 함께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메디칼(연방 메디케이드의 가주 정부 프로그램명)’이라는 정부 의료지원 프로그램이 장례 비용까지 책임지는가? 이민 와서 사는 어르신들의 장례 문제를 왜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소득층이라는 이유만으로 노후 생활은 물론 마지막 가는 길까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메디칼 혜택 대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제외된 한인들의 억울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이민 초창기부터 ‘코메리칸’으로서 고된 낮과 밤을 견디며 수십 년간 우체국, 공장, 혹은 적은 임금의 직장에서 일했던 많은 한인들은 대부분 격주로 빠듯한 급여를 받았다.     최저임금 수준의 수입에서 사회보장세까지 떼고 나면 생활은 더욱 팍팍했다. 그 돈으로 렌트 내고 자동차 할부금을 갚으며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이제 은퇴하여 받는 사회보장 연금은 여전히 빠듯한 수준이지만, 서류상 ‘중산층’으로 분류되어 정부의 폭넓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 나라에서 오랜 세월 땀 흘려 일하고 세금을 낸 이들은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상대적으로 최근 이민 와서 일한 기록이나 사회보장세 납부 기록이 없고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메디칼이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누리는 이들을 보며 쓰린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는 토로를 종종 듣는다.   미국의 정치사는 곧 이민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의 복지 제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1964년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은 ‘빈곤 없는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대대적인 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존슨 대통령은 취임 후 수백 가지의 대통령 직권 명령을 내렸는데, 그중 핵심적인 것이 바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건강 의료보험 제도였다. 미국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대부분의 국민은 공장에서 일하며 회사 단체 보험으로 의료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65세에 은퇴하면 의료비 부담이 고스란히 개인이나 가족에게 돌아갔다.     이에 노인 복지를 위한 국가적인 의료보험, 즉 메디케어가 탄생했다. 동시에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과 신체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한 국가 지원 의료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도 함께 도입되었다.     교사 출신이었던 존슨 대통령은 가난한 학생들이 식사조차 거르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극빈자 대상 푸드스탬프 제도도 이때 시작되었다. 흑인 아동의 백인 학교 입학 허용 등 교육 제도가 정비되었고, 전 국민의 투표권 보장 제도가 강화되었다.   이 ‘위대한 사회’ 정책의 일환으로, 백인 중심이었던 이민법도 개정되었다. 존슨 대통령은 영국과 서유럽 국가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타민족 이민을 억제했던 국가별 이민 쿼터 제도(1924년 이민법)를 폐지하고, 가족 초청 및 전문 인력 중심의 이민(1965년 이민 및 국적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 완화했다. 이 역사적인 정책 덕분에 우리 한국인들이 1970년대 초부터 미국으로 대규모 이민을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메디케이드는 이처럼 1964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추구했던 ‘위대한 사회’ 정책, 즉 대대로 소외되어 그늘진 곳에서 살아온 흑인과 불평등한 대우를 받던 미국 시민들을 구제하고, 가난과 궁핍을 물리치며 최소한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나라에 느즈막히 이민 와서 일하지 않고 인생 후반을 보내면서 당연하다는 듯 받고 있는 혜택을 넘어 본인의 장례까지 정부가 책임져 주지 않을까 기웃거리는 일부 한인들의 발상이 불편하고 안타깝다. 이효섭 / 동서장례 대표기고 메디칼 장례 메디칼 혜택 사회보장세 납부 정부 프로그램명

2025-04-30

하늘로 떠난 교황…세계 130국 지도자들 한 자리에

가난한 자들의 친구로, 검소하며 소탈한 삶을 실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의 애도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비공식적인 '외교의 장'이 열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장례 미사가 엄수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약 25만명이, 운구 행렬엔 15만명이 몰렸다. 이 자리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주요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약 50명의 국가원수와 10명의 군주가 참석했으며, 약 130개국 대표단이 바티칸을 찾았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끊임없이 가자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평화와 대화를 촉구해 왔다.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각국 정상들은 국제 현안을 두고 이견을 내거나 갈등을 겪고 있지만, 장례 미사를 계기로 만나 '조문 외교'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 미사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약 15분간 짧게 회동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례 예절에서 벗어나 성조기 모양 배지가 달린 파란 정장을 입었다. 교황의 장례식에서조차 국제관계에 있어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관계기사 한국판 관련기사 교황 마지막 길, 노숙자·각국정상…40만이 배웅했다 무덤엔 '프란치스코' 한 글자와 흰장미 한송이 뿐…교황 영면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지도자 하늘 장례 미사가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 대통령

2025-04-27

[이 아침에] 이웃사촌

기둥이 그대로 드러난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차고를 마침내 수리하기로 했다. 단열재를 넣어 벽을 치고, 위도 막고, 선반을 매고, 조명과 팬을 달기로 했다.     그동안 살면서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하나둘씩 차고로 보내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지경이 되었다. 공사를 이틀 앞둔 주말 오후, 아내가 물건을 정리한다고 차고에 들어갔다. 별 진전 없이 한참을 씨름하고 있는데, 이웃에 사는 교우 J씨 부부가 나타났다. 두 사람이 힘을 보태 아내의 캔버스를 비롯한 책이며 일하는 사람들이 다루면 자칫 망가질 수 있는 물건들을 페티오로 옮겼다. 저녁을 먹고는 D씨 부부가 와서 또 한차례 짐을 옮겨, 일하는 사람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평소 자주 왕래하던 이웃들 덕분에 큰 짐을 덜 수 있었다.   얼마 전 LA에서 아무도 찾아가지 않은 1865명의 유골을 땅에 묻는 장례식이 있었다고 한다. 1896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곳에는 10만여 구의 유골이 묻혔다. 이들은 양로시설, 병원, 집이나 아파트, 또는 길에서 외롭게 혼자 사망한 이들이다.   무연고자 시신은 LA카운티에서 화장을 해 3년 동안 보관했다가 아무도 찾아가지 않으면 12월에 한 곳에 묻히게 된다. 이번에 묻힌 유골은 2021년 사망한 사람들이다. 슬픈 것은 아무도 찾지 않는 유골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LA카운티 사망자의 1.2%만이 무연고자였는데, 2013년에는 2.75%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메릴랜드주의 경우에는 2000년에 2.1%였던 무연고자 시신이 2021년에는 4.5%로 늘어났다고 한다.     카운티에서는 시신을 수습한 후 가족이나 친지를 찾아 연락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유골을 찾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유골을 찾아가는 데는 400달러 가량의 비용이 든다. 대부분은 가족과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전해 들은 이야기다. 얼마 전 우리 신부님에게 장례 미사를 부탁하는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부부가 외롭게 살다가 남편이 사망하자 물어물어 신부님들에게 장례 미사를 부탁했던 모양이다. 오랫동안 냉담했던 터라 교적도 소속된 성당도 없어 모두 거절을 당했다. 사정 이야기를 전해 들은 우리 신부님이 교우와 함께 가서 정성스레 장례 미사를 치렀다고 한다. 외로운 이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5남매, 7남매가 흔하고 이웃에 친인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가족구도가 이젠 핵가족, 혼밥, 혼술의 정서로 바뀌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사는 세상이 되어, 일가친척이나 친구와도 사소한 일로 소원해지면 쉽게 멀어지고 만다.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마지막 낙엽이 떨어지기 전에 사소한 일로 멀어졌던 이들과 화해하고 소통하는 용기를 내어보자. 한때 서로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과 인사 없이 이별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좋은 이웃들 덕에 차고 공사는 잘 마무리되었다. 짐도 정리를 해서 공간도 늘어났다. 봄이 되면 차고 문 열고 친구들을 초대해 책도 빌려주고 함께 커피도 마실 생각이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이웃사촌 la카운티 사망자 무연고자 시신 장례 미사

2024-12-22

가족 장례에 따른 휴가 [ASK미국 노동법-박상현 변호사]

▶문= 최근 부모상으로 휴가를 내고 일주일간 한국에 다녀온 직후 회사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바쁜 시기에 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미운 털이 박힌 것인데 가족을 잃은 데 이어 직장까지 잃게 되어 상심이 큽니다. 구제 방법이 있을까요?       ▶답= 캘리포니아에서 5명 이상의 직원을 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특정 가족의 사망 후 최대 5일의 장례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이 휴가를 시작하기 전 최소 30일 동안 근무한 경우, 장례 휴가를 제공하는 것은 고용주의 법적 의무입니다. 장례 휴가는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 자매, 조부모, 손주, 시부모의 사망 시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고용주의 재량에 따라 다른 친척의 사망에 대해서도 장례 휴가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장례 휴가는 사망 후 3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필요할 경우 사망이 발생한 후 즉시 3일을 사용하고, 두 달 후에 2일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장례 휴가는 사망한 각 가족에 대해 개별적으로 적용이 됩니다. 즉, 아버지와 자녀를 같은 해에 잃은 경우, 해당 직원은 그 해에 5일의 장례 휴가를 2번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장례 휴가는 병가, 출산 휴가, 가족 병가 등과는 별개로 제공이 되어야 합니다.   장례 휴가는 최대 5일 제공되지만 고용주가 이를 유급으로 지급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용주가 유급 장례 휴가 정책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이 근무하는 고용주의 정책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고용주가 유급 장례 휴가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장례 휴가를 위해 유급 병가나 개인 휴가 등 다른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고용주는 사망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가를 시작하기 전에 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으며, 필요할 경우 장례 휴가 첫날 기준으로 30일 이내에 제공하면 됩니다. 문서는 사망 증명서나 부고, 장례식 및 매장 서비스에 대한 서면 확인서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고용주는 이 문서를 기밀로 유지하고 법적으로 필요한 경우 외에는 공개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례 휴가를 요청하거나 사용한 직원에게 차별이나 보복을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고용주는 장례 휴가 요청이나 사용으로 인해 해고, 강등, 정직 등의 불이익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문의:(213)282-5100 / www.lachowiczpark.com 박상현 변호사미국 노동법 장례 휴가 가족 장례 유급 휴가

2024-09-17

[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결국 시어머님은 101세를 두 달 남겨두고 떠나셨다. 많은 분이 왜 갑자기 돌아가셨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갑자기’가 아니다. 돌아가시기 삼 주전에 저와 제 남편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 후 그녀는 하루하루 급속도로 쇠약해지셨다. 아니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모든 세포가 하나씩 소멸해갔다. 모든 에너지는 고갈되어 말할 기운도, 물을 삼킬 기력조차도 잃게 되었고 마지막 일주일은 수액을 맞으면서 겨우 심장만 팔딱이다가 그마저도 정지되었다. 심장이 멈추자 뇌세포도 멈추었다.     평생을 중환자실에서 일해온 간호사로서 정말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보통 중환자실에서 죽는 환자들은 몰골이 험하다. 먼저 전신에 피멍이 들어 검푸르죽죽하다. 그리고 영양 부족 또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전신 부종으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들은 많은 최신 의료기구와 강력한 정맥 주사약으로 겨우 심장박동과 혈압을 만들어 내기에 모니터에서는 계속 알람이 울려 주위가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죽는다. 환자가 죽고 나면 의료장치를 제거하고 온갖 종류의 주사약을 멈춘다. 그러면 죽은 환자의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온갖 분비물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이런 장면들이 나에게 익숙하다.     그런 나에게 시어머님의 임종은 단아했다. 그녀는 인간 본연의 모습(integrity)을 간직한 채 서서히 사위어갔다. 참으로 다른 경험이었다. 평소에 당신 몸을 아끼며 잘 돌보셨고 절대 소식을 하셨기에 천수를 누리신 것이다. 노화되어 가는 육신을 욕심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인간의 육신은 이렇게 담백하게 메말라가는구나 하고 배웠다.     2007년 한국에서 시아버님 먼저 보내시고 여기 우리 집에 합류하셨을 때 ‘빈손으로 오세요’라는 나의 절실한 부탁에도 그녀는 최상급의 수의와 목화 솜이불만 갖고 오셨다. 그리고 평소에 장례는 간소한 화장과 수목장을 원하셨다. 그리고 장례비용이라며 봉투 하나를 건네셨다. 수의를 준비하는 마음, 장례 비용을 따로 남기는 마음은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니 울컥거린다. 시어머님과 나는 평소에 장례 절차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었다. 실용주의자이면서 실존주의자인 나는 한국의 장례문화에 회의하고 있다. 거창하고 요란하고 형식적인 장례식이 죽은 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기사 내용이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중에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상술의 달인인 장의사는 가족 모두 머리가 마비된 상황을 이용해 최고의 상품만을 권하며 그에 따르지 않으면 상주를 죄책감으로 몰아간다. 상황에 몰려 장례를 다 치르고 나면 빚더미에 앉는다고 한다. 난 그 당시 이 글을 읽고 얼마나 분개했던지. 미치앨봄의‘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 내용이 생각난다.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가 애제자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사랑, 일, 공동체 사회, 가족, 나이 든다는 것, 용서, 후회, 감정, 결혼, 죽음 등을 소재로 다룬다. 모리는 누구나 죽게 되는데 이왕이면 죽음을 가치 있는 일로 승화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기에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한 촌장을 잃게 되면 도서관 하나를 잃은 거와 같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죽을 때 내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나도 죽는다. 너의 장례식은 언제나 나의 장례식이다. 왜냐면 그를 잃는다는 것은 그를 통해 생성된 나의 부분까지 잃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 사람과만 가능했던 관계도 끝난다’라고 썼다. 시어머님을 잃었다. 나는 그녀와 가능했던 관계를 잃었다. 그리고 나는 이 블루를 얻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장례식 blue 보통 중환자실 마음 장례

2024-02-09

[우리말 바루기] ‘미망인’

고대에는 순장(殉葬)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순장이란 통치자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이 사망했을 때 신하를 죽여 함께 묻거나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뒤따르게 하는 장례 풍속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생겨난 말이 ‘미망인’이다. 미망인(未亡人)은 남편이 죽었는데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이다. 춘추시대 역사를 기록한 책인 『춘추좌씨전』의 ‘장공편’에 ‘미망인’이란 표현이 나온다고 한다. ‘미망인’은 남편을 따라갔어야 하나 그러지 못해 죄를 지은 사람이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남편과 사별한 여자가 남들에게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로 주로 사용돼 왔다.   세상이 변한 요즘에 생각해 보면 순장이란 미개하기 짝이 없는 풍습이고 미망인이라 부르는 것 역시 사리에 맞지 않는다. 스스로 겸손하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제삼자가 미망인이라 부르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망인’이란 말이 요즘도 쓰이고 있다. 생전에 이름을 날린 남자의 부인을 높여 부르는 용어처럼 이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망인’을 대신할 말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지혜를 모아 대체어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남의 아내를 존대하는 말로 ‘부인’이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말 바루기 미망인 장례 풍속

2023-05-18

신약의 인물탐구- 나인성의 행렬

 우리가 잘 아는 ‘나인성 과부의 아들’에 관한 말씀은 4복음서 중에 누가복음에만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서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의 병을 고치신 후에 ‘나인’이라는 성으로 향하십니다. 여기에 나인은 갈릴리의 북쪽의 작은 성읍입니다.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성으로 가신 것은 이 나인성의 과부의 아들을 살리시기 위해서입니다. 성경의 예수님의 행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우연하게 만나서 일어난 일도 아닙니다. 여러 성읍이 있었고, 큰 성읍도 있었지만 이 작은 성읍으로 향하신 것은 과부의 삶에 일어난 문제를 통해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선포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나인성을 향해서 가실 때에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 후에 예수께서 나인이란 성으로 가실새 제자와 많은 무리가 동행하더니” -누가복음 7장11절. 여기에 ‘많은 무리’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무리에 해당하는 원어가 ‘오클로스’로 ‘대중, 민중’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것은 바로 앞에 나오는 제자와는 대조가 됩니다. 제자는 ‘마태테스’로 ‘제자, 배우는 사람, 생도’의 뜻입니다. 성경은 지금 예수님과 동행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두 부류로 나눕니다. ‘배우는 사람’인 ‘제자’와 ‘그냥 많은 대중, 군중’입니다.      오늘날에도 소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는 두 부류가 존재합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과 ‘군중’입니다. 그러면 배우는 사람인, 제자는 군중과 무엇이 다를까요? 지금 우리는 군중입니까? 아니면, 배우는 사람입니까? 그런데 여기에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나옵니다. 바로 ‘나인 성’에서 나오는 무리입니다. “성문에 가까이 이르실 때에 사람들이 한 죽은 자를 메고 나오니 이는 한 어머니의 독자요 그의 어머니는 과부라 그 성의 많은 사람도 그와 함께 나오거늘” -누가복음 7장12절. 여기에 ‘많은 사람’으로 해석이 된 부분도 ‘오클로스’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군중과 함께 독자를 잃은 과부 어미도 함께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은 바로 죽은 아들입니다. 나인성에서 나오는 무리의 부류를 보면, 이미 죽은 아들과 아들을 잃은 과부 어미, 그리고 군중들입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같습니다. 죄로 인해서 이미 죽은 삶, 그리고 이 땅에서 죄와 악으로 인해서 고통받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어떤 해결책도 알지 못하고 따라가는 군중입니다. 이 무리들이 성문에서 만난 것은 바로 ‘예수님과 제자, 군중’의 행렬입니다. 엄격하게 말한다면 예수님을 만난 겁니다. 제자를 만난 것도 아니고,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을 만난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입니다. “주께서 과부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울지 말라 하시고” -누가복음 7장13절.   ‘불쌍히 여기사’는 ‘스플랑크니조마이’로 ‘동정하다, 측은히 여기다’의 뜻입니다. 이 단어는 신약 성경에서 12회 사용된 단어로, 단순한 동정의 의미가 아니라 ‘창자가 뒤틀릴 정도의 안타까움’의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행렬을 보시면서 ‘창자가 뒤틀릴 정도의 측은함’을 느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홀로 남은 여인에게 하나 남은 아들마저 죽었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모습이 바로 인간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잃음, 아픔이 아니라 방향과 목적, 해결책을 모르고 그냥 영원한 죽음의 길로 걸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예수님의 ‘불쌍히 여기심’에 대해서 100% 이해할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에서도, 교회 밖의 사람들도 구원을 위해서 오신 예수님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 인생을 보면서 그렇게 심각하게도, 창자가 뒤틀릴 정도로 심각하게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것마저 모르는 인간을 위해서, 인간의 문제를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겁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십자가에서 해결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허구라고, 거짓이라고 말하며 믿지 않습니다. 심각성이 납득이 가고, 믿어져서 장례 행렬이 예수님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무덤에 아이를 묻는 것 밖에 없기 때문에 그냥 그 길을 간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남으로 인해서 ‘무덤’이 아니라, ‘죽음’이 아니라, ‘생명’임을 알게 된 겁니다. 믿어지지 않습니까? 납득이 가지 않습니까? 그냥 지금 그대로 사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을 만나면 다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죽음’이 아닌 ‘생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그 ‘생명’을 깨닫고, 예수님을 통해서 누리며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회칼럼인물탐구 나인성 나인성 과부 제자 군중 장례 행렬

2022-10-07

뉴섬, '인간 퇴비화 매장법' 서명

캘리포니아주가 오는 2027년부터 사람의 시신을 거름용 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체 장례 방식을 허용한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18일 서명한 ‘인간 퇴비화 매장(Human Composting Burial)’ 법에 따르면 가주에서는 앞으로 고인의 시신을 풀, 나무, 미생물 등을 활용해 30∼45일 동안 자연적으로 분해하고 퇴비용 흙으로 만들 수 있다.   LA타임스는 퇴비장 전문 업체인 어스 퍼너럴(Earth Funeral)의 톰 해리스 공동 대표의 말을 인용해 “유족은 거름으로 돌아간 고인의 유해를 돌려받거나 공공 토지에 퇴비로 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은 일반적으로 5000~7000달러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나 가르시아(민주·벨가든)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매장과 화장 외에 고인과 유족에게 친환경적인 장례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법안은 2020년과 2021년에도 상정됐으나 실패했다가 세 번째 만에 성공했다.   당시 법안이 상정되자 가주 가톨릭 콘퍼런스 등 종교 단체는 퇴비장은 고인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그것이 전통적인 수명을 다한 선택들에 대한 친환경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해왔다.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우리 환경에 매우 현실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퇴비장)은 환경을 보호하는 친환경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시애틀에 있는 또 다른 퇴비장 전문 업체인 리콤포즈의 카트리나 스페이드 대표는 “새 법은 3900만명에 달하는 가주민들이 자기 죽음을 의미 있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해 줄 것”이라며 “새로운 장례법은 전통적인 장례나 화장보다 탄소 배출, 물, 토지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환영했다.   한편 퇴비장은 2019년 워싱턴주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오리건, 콜로라도, 버몬트주가 도입해 시행 중이다. 장연화 기자퇴비화 매장법 인간 퇴비화 퇴비장 전문 장례 선택권

2022-09-20

급할 때 쓸 수 있는 유동자산 필요

가족이 귀하의 소득에 의존하는 경우, 사망 후에 가족이 계속 잘 살 수 있도록 충분한 생명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개인 재정에서 생명 보험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한 커버리지를 정할 때 생명보험의 역할과 경험의 법칙 외에도 단기 및 장기적 필요 사항과 새로운 지출과 유동자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   ▶단기적 필요 사항   어떤 자금에서 최종 비용을 사용할 수 있습니까? 여기에는 장례 비용, 최종 의료비, 신용 카드나 개인 대출 등의 미지불 부채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장기적 필요 사항   가족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입니까? 의식주 등 필수품에 얼마를 지출하고 있습니까? 또한 여행 및 오락 등 비용을 고려하십시오. “현재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데 연간 비용이 얼마나 들까?”라고 자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필수 지출   앞으로 어떤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까?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요? 연로한 부모님이 도움이 필요하실까요? 대학 학비는 어떻습니까? 어떤 새로운 필수 지출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앞으로 어떤 재원이 필요한지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이 합산액에서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자산을 뺍니다.   ▶유동 자산   예측 가능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상환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유동자산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택과 자동차는 매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유동 자산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또한 집을 팔면 가족의 현재 생활 수준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금액과 필수지출액 (유동 자산 제외)을 통해 필요한 생명 보험 보장 금액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보험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기 위해 이렇게 시작해 보면 좋지만, 본인의 상황을 더 잘 평가하려면 더 자세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Hope Investment Services 제공   3267 West Olympic Bl. LA   ▶문의: (213) 201-3600   이 내용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출처로부터 개발되었습니다. 이 자료의 정보는 세금 또는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연방 세금 처벌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귀하의 개별 상황에 대한 특정 정보는 법률 또는 세무 전문가에게 문의하십시오. 이 자료는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기 위해 FMGSuite에서 개발 및 제작했습니다. FMGSuite는 지명된 브로커-딜러, 주정부 또는 SEC 에 등록된 투자 자문 회사와 제휴관계가 없습니다. 표현된 의견과 제공된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를 위한 것이며 증권의 매매를 권유하는 것으로 간주하여서는 안 됩니다. Copyright 2021 FMG Suite.   증권 및 보험 상품은 FINRA/SIPC 회원인 Cetera Investment Services LLC(캘리포니아에서 CFG STC Insurance Agency LLC 로 보험 사업을 하고 있음)를 통해 제공됩니다. 자문 서비스는 Cetera Investment Advisers LLC 를 통해 제공됩니다. 두 회사 모두 투자 서비스가 제공되는 금융 기관과 제휴하지 않습니다.   투자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국민신용조합주식보험기금(NCUSIF) 보험이 없습니다. *가치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보증이 없습니다. *은행 예금이 아닙니다. *연방정부기관 어디에도 보장하지 않습니다.유동자산 산출법 생명 보험 추가 비용 장례 비용

2021-12-2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