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으로 석사 학위 딴 ‘79세 청년’
80을 목전에 둔 나이에 주경야독으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은 한인이 화제다. 주인공은 부에나파크에 사는 오경선(79)씨다. 오씨는 지난 7일 웨스트코비나의 선한청지기교회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교(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제45회 학위 수여식에서 석사모를 썼다. 오씨는 자신을 ‘79세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주치의가 놀랄 정도로 건강하다”는 오씨의 말에서 자신감의 원천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씨는 지난 2014년 운영하던 마켓을 정리했다. 은퇴가 당연한 수순이었겠지만, 그는 라하브라의 월마트에서 시간제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오씨는 “난 예수를 잘 믿기 위해 40대 중반에 미국에 이민 왔다. 건강엔 자신이 있으니 일하면서 직장, 도시 선교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하루에 한인 고객을 20명쯤 만나는데 기회가 닿으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다. 타인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월마트에 취업했냐며 부러워하는 시니어에겐 지원 방법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오씨는 4년 전,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만학도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쉽지 않았지만,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좀 더 젊었을 때 공부하고 싶었지만, 그땐 상황이 여의치 않아 꿈만 품고 있다가 2021년 여름 학기부터 등록했다. 늦공부가 힘들었지만, 매 학기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끝이 보였다.” 오랜 기간 남가주 사랑의교회에 다닌 오씨는 올해 초, 우연히 기도원에서 라미라다의 개척교회인 소명교회 이정호 담임목사 일행을 만난 것이 계기가 돼 집사 임명도 받았다. 식사 중 오씨가 목회학 석사 공부를 곧 마친다는 말을 들은 이 목사가 10분쯤 대화한 뒤, 청빙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오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목사가 기도원에서 동역자를 찾는 기도를 했다더라. 나도 기도에 응답을 받아 집사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100세 시대’를 맞은 교회가 젊어지기 위해선 시니어 세대가 역동적으로 청, 장년 신앙 교육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날로그 시대 디지털 시대, 인터넷 시대를 거쳐 이제 AI 시대를 살고 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내 경험을 토대로 일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며, 시니어 세대의 재충전과 사회 재진출을 도와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세상에 기여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육군3사관학교를 나와 육군 대위로 1976년 전역한 오씨는 무역 사업을 하다가 1991년 미국에 왔다. 이후 건축 회사, 마켓을 운영했다. 부인 오상숙(75)씨와 30여 년째 부에나파크에 살고 있다. 지난 2006년 남가주 사랑의교회가 라티노 선교를 위해 마련한 스패니시 교실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며,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 투표소 관리원을 맡는 등 교회와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임상환 기자주경야독 석사 석사 학위 목회학 석사 학위 수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