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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한 분을 왕처럼"... 포스코이앤씨의 상생 철학이 용산을 바꾼다

  포스코이앤씨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정비사업에서 '용산 최초의 오티에르'라는 자부심으로 단순한 단지 건설이 아닌 진정한 랜드마크 조성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박종진 건축사업 본부장은 1차 합동설명회에서 "단지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용산의 미래를 여는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사명으로 임하겠다"며 "설계부터 금융, 인허가까지 전방위에서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용산의 국제업무지구와 용산역의 연계성 등 복잡한 정비계획을 국민기업으로서의 역량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업에 대해 세 가지 핵심 조건을 명확히 제시했다. 첫째, 금리 변동에 따른 불안을 없앤 ‘확정금리 조건’, 둘째, 조기 사업 추진을 위한 ‘1조 5천억 원 규모의 사업촉진비’, 셋째,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대형평형 중심의 고급 특화 설계’다. 단순한 제안이 아닌, 실행 가능한 구체적 계획이라는 점에서 현실성과 진정성이 돋보인다.   정희민 대표이사는 "조합원님을 왕으로 모시겠다"는 '철의 약속'을 선언했고, "포스코는 이 사업에 회사를 걸었다"며 확정금리, 대형평형 확대, 신속한 인허가 추진 등 조합원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조합원들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말뿐인 약속이 아닌 반드시 지키겠다는 이행 의지였다. 한 조합원은 "타사는 아직 금리가 확정되지 않았고 조건도 유동적인데 포스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안서를 지킨다고 못박아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포스코 조합원 상생 철학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용산 최초

2025-06-08

불교, AI와 손잡고 대중에게 더 가까이

지난달 16일, 교토대학교 부설 '인간과 사회의 미래 연구소'(IFoHS)의 쿠마가이 세이지 부소장 겸 교수는 일본 외신기자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AI와 불교의 미래'를 주제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쿠마가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2040년까지 일본 사찰의 약 3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인공지능(AI)이 신자 감소와 불교 전통 단절에 대처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불교 철학을 현대 기술과 접목하는 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학자다.   쿠마가이 교수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시청각 등 감각을 사용하는 기술의 프로토타입이 이미 개발됐으며 이를 사회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사이버 피지컬 공간을 구축할 예정이며 불교 데이터 이외의 요소까지 통합하면 이론적으로 하나의 우주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아직 높은 단계는 아니지만 기술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를 사회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를 AI와 융합하는 목표는 전통적인 지혜를 현대 기술로 확장하는 데 있다. 쿠마가이 교수의 AI 도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의 가르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쿠마가이 교수는 "AI와 불교의 융합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쿠마가이 교수는 브리핑 마무리에서도 "AI가 자비와 지혜를 구현해 세상에 필요한 안내와 치유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쿠마가이 박사는 이를 위해 일본어 버전만 있는 불교 AI인 '붓다봇(BuddhaBot)'을 영어 버전으로 개발했다. 영어 버전 개발은 불교국가인 부탄의 요청이 계기가 되었다. 부탄은 초등학교부터 영어교육을 받아 국민 대부분이 영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교토대학교가 부탄의 승려 교육용으로 개발하면서 붓다봇은 일본어에 이어 영어 버전을 갖게 되었고 이후 중국어까지 3개 언어가 가능해졌다. 쿠마가이 교수는 "앞으로 다른 언어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교토대학교는 붓다봇 이후 바수반두봇과 신란봇에 이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장봇도 개발했다. 이들 봇은 불교 경전의 문장을 인용하고 현대적인 해석과 설명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   붓다봇은 '숫타니파타'와 '법구경' 등 초기 불교 경전을 바탕으로 2021년에 만들어졌으며2023년에는 붓다봇 플러스가 나왔다. 2023년에 공개된 바수반두봇은 4세기 인도의 대승불교 학자인 바수반두의 유식학파 경전인 '아비달마구사론'을 바탕으로 심리적 분석과 철학적 해석을 곁들여 질문에 답한다. 유식학파는 '세상은 마음이 빚어낸다'는 관점을 갖고 있으며 의식을 중심으로 우주와 존재를 이해하는 불교 철학 체계다. 같은 해 나온 신란봇은 일본 정토진종의 창시자인 신란 등의 경전을 토대로 아미타불 신앙을 중심으로 응답한다.     이들 봇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불교 아바타를 불러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면 먼저 경전에서 인용한 구절을 제시하고 챗GPT가 보충 설명을 하는 방식이다.     부탄은 내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중앙승가회 세 기관이 AI 도입 논의를 거친 뒤 지난 2월 불교계가 시범 교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3년 동안 최대 200명의 승려가 AI를 활용한 불교 교육을 받게 된다. 시범 도입이 성공하면 일반 대중에게 확대한다.   AI의 활용에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가 따른다. 쿠마가이 교수는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과 정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붓다봇에는 원전 불교 경전에 기반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앞으로 다양한 종교와 철학자의 지혜를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올해 안에 불교계 전용 사용자 가이드라인을 제작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7년까지 불교계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지침으로 개정한다. 이와 함께 태국이나 스리랑카 등 부탄 이외의 불교 국가와도 붓다봇 도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유회 객원기자불교 대중 불교국가인 부탄 불교 경전 불교 철학

2025-06-02

DL이앤씨의 한남5구역 청사진, 해외서도 호평

DL이앤씨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추진 중인 한남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하이엔드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아크로 한남(ACRO Hannam)’이라는 단지명으로 조성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사람과 자연, 도시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창조하고자 하는 DL이앤씨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와 디자인 전 과정을 DL이앤씨가 직접 주도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내 건설사 유일의 디자인 전략 그룹인 디자인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고객 데이터 조사부터 도시의 맥락을 이해한 설계를 적용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서울 중심 입지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에 해외 설계사의 설계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DL이앤씨의 이러한 행보는 차별화된 가치를 추구하는 독자적인 철학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DL이앤씨의 혁신적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아크로 한남’은 세계 최고 권위의 건축∙디자인 전문 매체 ‘Dezeen’에도 소개되며 글로벌 건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와 디자인,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 DL이앤씨의 브랜드 철학을 온전히 반영한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아크로 한남’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정교한 건축미를 통해 도시와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을 창조하는 프로젝트로 소개되는 등 DL이앤씨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예술성이 세계 무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크로 한남’에 반영된 독보적인 설계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지 전면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한강 조망권이다. 주동 수를 축소하고 동간 거리는 넓혀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주동을 사선으로 틀어 더 많은 세대가 한강 조망을 가능한 조망 최적화 배치를 실현했다. 더불어 일부 세대는 2면 개방 설계를 적용해 조망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특히, 건축적인 요소에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세월을 견디며 본연의 가치를 발휘하는 타임리스(Timeless) 디자인을 선보이며 진정한 리치타운을 완성할 전망이다. 절제된 곡면 디자인의 입면을 완성하는 △아이코닉 파사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테라스 하우스 △보타닉 스텝 테라스, 클래식과 모던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로얄 아치 콜로네이드 등 외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공간의 깊이까지 고려한 설계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하이엔드 단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자연 친화적인 요소도 적극 반영된다. 건물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된 바이오필릭(Biophilic) 디자인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휴식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아크로 가든 하우스는 자연을 흉내 낸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를 단지 안으로 끌어들인 대규모 실내 정원으로 해외 유명 리조트를 찾아다니지 않고도 여행 같은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이밖에 △인피니티 리버뷰가든 △선라이즈 리버뷰가든 △파노라믹 워터폴 가든 등 총 18곳의 테마 정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이렇듯 독자적인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한 전방위적 설계 전략을 통해 한남5구역을 단순한 재개발 단지가 아닌,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랜드마크로 완성할 계획이다. 고급 주거의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며 진정한 부촌의 기준을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DL이앤씨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디자인 경쟁력은 비단 이번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 가이드라인 ‘아워크리드(OUR CREED)’로 ‘브랜드 가이드라인 및 디자인 전략 부문’ 본상을 받았다. 이는 앞서 2023년 수상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 디자인 어워드’에 이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석권한 성과로, 국내 건설사 최초의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DL이앤씨의 디자인 전략은 실제 건축물에도 고스란히 구현되고 있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개발 과정을 담은 건설 기록물 ‘라이프스타일빌더(Lifestyle Builder)’는 iF 디자인 어워드 도서 부문에서 본상을 받았는데, 이 부문에서 수상한 국내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최초다. 단순한 건축 결과물이 아닌 공간에 대한 철학과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아크로가 지향하는 하이엔드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설계와 디자인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자체 기술력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DL이앤씨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앞으로도 한남5구역의 성공 수주를 비롯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는 주거 공간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 건설∙디자인의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청사진 호평 한남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디자인 철학 디자인 전략

2025-05-11

“글자 하나하나에도 브랜드 철학 담겨야” 코튼 시티즌 박현서 디자이너

  디자인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브랜드 철학, 글자 하나에도 담겨야죠.”   박현서(27·사진) 그래픽 디자이너는 이런 철학을 패션에 담아내고 있다.   박 씨는 LA 기반 유명 패션 브랜드인 ‘코튼 시티즌(Cotton Citizen)’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이 패션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정의하면서 패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박 디자이너는 한국 태생이다. 예술 명문 대학인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칼리지 오브 아트(MICA)’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브랜딩, 타이포그래피, 공간 디자인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그는 코튼 시티즌 전용 타입페이스(서체)를 직접 디자인했다. 단순한 타이포그래피를 넘어 브랜드의 시그니처 염색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흐르는 듯한 곡선과 구조적 균형을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박 디자이너는 “코튼 시티즌은 완성된 옷을 하나하나 손으로 염색하는 ‘가먼트 다이(Garment Dye)’ 기법을 사용한다”며 “옷마다 미묘하게 다른 색감과 텍스처가 살아 있고, 저는 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서체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서체는 올해 발렌타인데이 시즌에 진행된 ‘퍼스널라이즈드 로브’ 프로젝트에서 처음 도입됐다. 고객들이 직접 원하는 문구를 입력해 나만의 ‘로브(robe)’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이메일 캠페인 대비 클릭 수가 급증했으며,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클릭 수는 전주 대비 81% 상승했다.   박 디자이너는 “고객의 이니셜을 새긴 개인화 경험을, 서체를 통해 감성적으로 연결하고자 했다”며 “디자인이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코튼 시티즌 관계자는 “타입페이스 하나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감했다”며 “박 디자이너의 디자인은 패션 브랜드가 그래픽을 활용하는 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이에 대해 “디자인은 브랜드의 첫인상이며 작은 선 하나, 폰트의 굵기, 색감의 미묘한 차이까지 모두 의미를 담아야 한다”며 “디자인은 브랜드가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언어”라고 강조했다. 강한길 기자디자이너 게시판 브랜드 철학 브랜드 코튼시티즌 패션 브랜드

2025-04-27

[열린광장] 고 김윤경 선생을 추모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김윤경은 경기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거쳐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문적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평생을 철학, 신학, 역사 연구에 바쳤습니다. 그가 고민한 것은 ‘진정한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와 ‘남북 평화는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였습니다.   그와의 첫 만남은 1986년이었습니다. 당시 그의 강연에 참석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 비판에 대한 강의는 무려 여섯 시간 동안 이어졌고, 깊이 있는 해석과 논증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의 설명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원죄 개념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설명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아비가 신 포도를 먹었다고 자식의 입이 쓰겠느냐? 내가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묻지 않겠다’는 성경 말씀을 전하며 “원죄를 지닌 인간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깊은 사색을 유도했습니다.     또한, 자본주의가 ‘능력만큼 일하고 번 만큼 소비하는 체제’라면, 공산주의는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체제’라는 비교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철학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습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1년간 강의했습니다. 칸트의 묘비명인 ‘머리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 그리고 내 마음의 도덕법칙’을 되새기며 철학 공부를 다시 이어갔습니다.     특히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의미 있는 자료를 찾아 제공할 정도로 연구 범위가 방대했습니다. 그가 건네준 책 중 하나는 철학자이자 신학자, 음악가이면서 목사였던 슈바이처가 37세에 의과대학 졸업 논문으로 발표한 예수에 대한 정신의학적 연구였습니다. 그가 이끈 ‘86역사모임’은 1986년 시작되어 33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강연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논점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분석하였습니다. 예컨대, 맥아더 장군이 남한을 유엔의 관리하에 둔다고 선언한 반면, 소련은 북한을 독립국가로 인정했다는 문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소련군이 한반도를 거쳐 일본 북부를 점령하려 했고,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두 차례 원자폭탄을 투하했다는 논점도 다루었습니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왜 이렇게 공부만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진정 원하는 바를 하지 않는 인생은 낭비한 것”이라 답했습니다. 이 때문에 화가였던 부인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두 딸은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고등학교 3년을 월반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기록을 세웠고, 현재는 인류를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윤경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많은 이들이 이민 생활 속에서 깊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21일 금요일 밤, 잠든 채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서재에는 중국어로 된 역사서 400여 권, 독일어 원서를 포함한 철학 서적, 그리고 3000여 권의 영어 서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는 어려운 성장기를 겪었지만 누구와도 다투지 않았고, 평생을 ‘가장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데 바쳤습니다. 그를 떠올리면 “지면을 지그시 누르는 바위의 무게는 날아오르는 새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의 열정과 애정이 AI 시대에 더욱 산만해져 가는 인간 정신세계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로 남기를 바랍니다. 조만철 / 정신과 전문의열린광장 김윤경 선생 김윤경 선생 철학 서적 철학 공부

2025-03-02

"민화에 담긴 철학·정신 알릴 터"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OC지부(지부장 신혜정)가 라하브라 아트 갤러리(151 W. La Habra Blvd)에서 ‘민화, 세계를 물들이다’란 주제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 내달 22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엔 총 33명의 작가가 참여해 꽃과 새를 소재로 한 화조도, 책과 도자기, 문방구 등이 책꽂이 안에 놓인 모습을 그린 책가도 등 3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개막 리셉션은 내일(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OC예술고 사물놀이 공연팀은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신 지부장은 “최근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한국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민화의 아름다움은 물론 민화가 담고 있는 한국 고유의 철학과 정신을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장식화가 아니라 자연과 우주, 인간의 관계를 그 안에 녹여낸 철학적 예술인 민화가 더 사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민화에 담긴 오방색이 이번 전시회 주제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오방색은 음양오행 사상에 기반을 둔 다섯 가지 색(청, 적, 황, 백, 흑)으로 자연과 인간, 우주를 아우르는 조화와 균형의 원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신 지부장은 “민화의 구성에서 중심을 이루는 각각의 색이 지닌 고유의 의미는 작품 속에서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909-868-8565)로 하면 된다.민화 철학 철학과 정신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철학 정신

2025-01-23

“동양 철학을 시각적 조형언어로 구현”

스캇앤제이갤러리(관장 제이 소)가 LA와 서울에서 한국전통 미술을 오마주한 작품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오시 작가 개인전 ‘기원의 미로(The Labyrinth of Origin)’를 개최한다.     ‘세상에 깨달음을 보여준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세오시는 서수영 작가의 호이다. 제이 소 스캇앤제이갤러리 관장은 “서수영 작가가 국보를 오마주한 작품 활동을 했다면 세오시 작가로서의 작품은 추상화”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과연 기원·본질·근원은 무엇일까’라는 인간적 사고의 근원을 시각적인 조형언어로 구현하고 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본질적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은 ‘미로’와 같이 항상 미완성으로, ‘기원의 미로’는 인생의 여정을 탐구한다.     작품에서 가장 주된 표현 기법은 ‘금박’으로 일본산 24K 순금을 사용해 작업한다.       작가는 금박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별도의 박사과정을 마쳤다. 화면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한지 역시 작가가 직접 펄프를 활용해 만들어낸 것이다.     수작업을 통해 촉각적 질감을 전체 화면에 펼치며, 고유의 물성을 창조해낸 후, 금박 처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직관적이면서도 우연성이 가미된 균열’을 연출했다. 이 균열들이 화면에 미지의 길을 내고, 그 길은 본질적 근원 혹은 기원으로 인도하는 ‘사유의 미로’가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최근 작품들을 살펴보면, 화면 전체를 작은 균열들이 얼기설기 가득 메우고 있다. 이것은 마치 도자기 표면을 확대했을 때 만나는 빙열을 닮기도 했고, 온 신체의 감각을 연결한 뉴런이 연상되기도 한다.     작가는 “인간의 서사는 이러한 균열과 관계의 유기적 상호작용이 반복되면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작품으로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2년 서울에서 출생한 세시오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영은미술관, 한국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기원의 미로’는 오는 7일부터 1월 10일까지 열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오는 7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251 S. La Cienega Blvd. #210 Beverly Hills     ▶문의:(424)777-0997  이은영 기자조형언어 동양 시각적 조형언어 동양 철학 작품 활동

2024-12-0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금술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크레용은 흔했는데 색분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다 선생님께서 남기신 몽당 색연필을 애지중지 보관했다가 방과 후 빈 교실에 몰래 들어가서 칠판에 알록달록 낙서하곤 했다. 한번은 친구가 크레용을 땅에 묻고 매일 소변을 주면 일주일 후에 색분필이 된다고 해서 열심히 따라 했지만 내 최초의 연금술은 소득 없이 끝났다. 하지만 연금술은 과학과 마술의 세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인류의 과학 발전에 큰 몫을 했다.   연금술이라고 하니까 아주 엉터리 마술 수준인 것으로 선입견을 품는데 놀라지 마시라, 우리가 잘 아는 사람 중 평생 연금술에 빠져 살던 사람이 있다. 바로 영국의 조폐국장을 역임하고 만유인력을 규명한 아이작 뉴턴이다. 뉴턴은 물리학이나 수학보다도 연금술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인생의 아무런 낙도 취미도 없었던 그는 매일 연구실에서 오로지 연금술에 매달렸다. 그는 돈을 더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기존 원소를 인위적으로 다른 원소로 바꿔보려고 애썼다.   연금술은 근대 화학이 자리 잡기 전까지 과학과 철학을 기반으로 일종의 마술과 같은 분야였다. 나중에 돌턴의 원자설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 원소를 다른 원소로 바꾼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납 같은 흔한 금속을 금으로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현대 과학 기술로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입자가속기에서 납이 금으로 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구려 금속을 고가의 금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엄청난 설비와 에너지가 필요하여 결국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커져서 경제성이 전혀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발품 팔아 금 광산을 찾아서 채굴하는 편이 오히려 싸게 먹힌다.     연금술이란 말은 처음에 이집트에서 생겼다가 나중에 아랍권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흔한 금속으로 값나가는 금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유래된 말이다. 과학이라기보다 주술과 미신으로 흐른 까닭에 14세기 초에는 로마 교황이 연금술을 금하기도 했다. 나중에 화학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영어 단어 화학(chemistry)의 어원은 연금술(alchemy)에서 유래한다.     글 서두에서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었지만 흔하고 가치 없는 금속을 땅속에 오래 묻어두면 나중에 금이 된다는 민간 신앙이 연금술의 시작이었다. 게다가 꼭 값나가는 금을 만든다기보다 쓸모없는 것이 금이 되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도 정화된다는 일종의 인생 수양이란 점에서 철학과도 연결된다.   얼핏 보아서 아주 비과학적인 연금술이지만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기 위해서 고안해 낸 증류 장치 같은 수많은 실험 도구들과 그 부산물로 얻어진 새로운 물질은 나중에 과학의 영역으로 자리 잡은 화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7세기 중엽 독일의 한 연금술사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소변이 색이 같은 황금과 아무래도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소변을 가열하고 정제하다가 어떤 물질을 발견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가 발견한 것은 원자 번호 15번 인(phosphorus)이었다. 사실 물리학과 천문학이 주류 과학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동안 약학과 화학 등은 겨우 연금술의 형태로 그 명맥을 이어 내려오고 있었다. 동양에서는 돈이 되는 금을 만들려 하기보다 오히려 불로장생약에 더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금 과학과 철학 과학 발전 현대 과학

2024-10-2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변하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화와 소멸은 모든 만물의 법칙이다. 소멸은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다. 생성과 소멸을 통해 인류는 진화하고 성장하고 존재한다.   생성(生成, Becoming)은 사물이 생겨나거나 누군가에 의해서 사물을 생기게 하는 것을 말한다. 철학적으로는 새롭게 출현하고 사라진다는 의미의 변화를 의미한다. 생성과 소멸이 거듭되며 변화하는 것 중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 그리스 철학이고 서양 철학의 시작이다.   최초의 철학자인 탈레스는 그것을 ‘물’이라 했고 데모크리스토스는 ‘원자’라고 했다. 플라톤은 ‘이데아(IDEA)라고 했는데 아이디어(Idea)라는 단어가 여기서 유래한다. 세상 만물을 그것이 그것으로 해주는 본질을 전지전능한 유일신으로 보는 것이 기독교 교리다.   ‘사람은 같은 강물에 몸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어록은 인생의 제한적인 유한성을 의미한다.   그 때 그시절 그 아름답던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흐르던 강물에 두 발 담그고 손가락 걸며 사랑을 맹세했던, 새하얀 얼굴의 남학생은 어느 하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사는 지 알 길이 없다. 다시 만나면 서로 알아볼 수 없다 해도 가슴 속에 담았던 사랑의 언어들은 여전히 따스하고 유효하다.   강물은 평지에서는 천천히 흐르지만 구비를 돌고 돌며 속도를 내고 절벽을 만나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폭포 되어 갈갈이 부서져 흩어진다.   ‘죽어도 못한다’는 사람은 아직 안 죽어봐서 그런 소리를 한다. 죽는 것 빼고는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소멸이 아니라 소멸 뒤에 오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히는 공포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지켜본 플라톤은 육체는 언젠가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한다고 믿었다. 죽으면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다음 세상이 결정되는데 선한 사람은 더 나은 환경에서, 악한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육체를 안고 살게 된다. 그는 ‘삶은 육체 안에 갇힌 영혼의 감금 생활이요,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자 분리’라고 설명한다. 금욕과 절제로 영혼을 깨끗이 정화하면 육체에 감금 되지 않고 행복한 세상으로 옮겨 간다고 설명한다.     죽음을 기억하면, 생성과 소멸의 법칙에서 상처와 고뇌를 흘려보낼 수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내가 사는 방법이다. 사는 것이 두렵고 죽음의 공포가 땅거미로 밀려와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껴안고 치열하게 살 생각을 한다.   폭풍이 부는 날은 나무들도 가지를 꺾는다. 찬란했던 잎새들이 하나 둘 떠날 무렵 마지말 한 잎이 떨어질 때 나무는 마른 손 비비며 작은 신음 소리를 낸다.   뭉크의 ‘절규(The Scream)’처럼 죽음의 환상에 떨지 않고 살아있는 기쁨으로 내일을 다잡을 궁리를 한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여름의 꽁무니에서 아침 저녁으로 가을 냄새를 맡는다.   가을이 오면 오색 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오솔길을 혼자서 걷고, 겨울엔 목화꽃처럼 펑펑 내리는 눈을 쓸어안고 가슴 적시는 시를 쓰리라. 억겁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을 노래하리라.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서양 철학 생성 becoming 감금 생활

2024-08-13

[문장으로 읽는 책] 물속의 철학자들

“신은 보이지 않잖아요. 산소도 안 보여요. 그러니까 신은 산소 아닐까요.” 재미있는 의견이었다. 그 학생은 신이 만든 우주에 왜 산소가 없을까 의아한 모양이었다.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하니, 신은 지구에 있는 것이다. 지구에는 산소가 있다. 그러니까 신은 산소인 것이다. “그러면 신은 몸속에도 있는 거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 학생은 “하지만 토하면 나가버려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나가이 레이 『물속의 철학자들』   학교·기업 등에서 ‘철학 대화’를 이끄는 저자의 책이다. “신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한 여중생이 내놓은 답이다. 저자는 “어째서 엉뚱한 말은 미움을 받을까, 어째서 그런 건 철학이 아니라고 여겨질까”라고 묻는다.   “의외로 아이들은 엉뚱한 말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모범답안, 부모에게서 이어받았을 법한 사상,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을 입에 담는다. 질문에 대해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맞히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철학자들은 이상한 말, 꽤나 비상식적인 사고실험을 하는 존재다. 정답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우리 삶 속 철학의 쓰임새를 묻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질문이 있다.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골머리를 앓고, 주룩주룩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질문이. 언제까지 계속 일해야 하는 건가요?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보통이란 뭔가요? 나는 태어나도 괜찮았던 걸까요? 질문 때문에 쓰러질 듯해도 질문과 함께 계속 살아가는 것. 그것을 나는 철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자 물속 철학 대화 모범답안 부모 나가이 레이

2024-07-03

[문장으로 읽는 책] 물속의 철학자들

“신은 보이지 않잖아요. 산소도 안 보여요. 그러니까 신은 산소 아닐까요.” 재미있는 의견이었다. 그 학생은 신이 만든 우주에 왜 산소가 없을까 의아한 모양이었다.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하니, 신은 지구에 있는 것이다. 지구에는 산소가 있다. 그러니까 신은 산소인 것이다. “그러면 신은 몸속에도 있는 거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 학생은 “하지만 토하면 나가버려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나가이 레이 『물속의 철학자들』   학교·기업 등에서 ‘철학 대화’를 이끄는 저자의 책이다. “신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한 여중생이 내놓은 답이다. 저자는 “어째서 엉뚱한 말은 미움을 받을까, 어째서 그런 건 철학이 아니라고 여겨질까”라고 묻는다.   “의외로 아이들은 엉뚱한 말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모범답안, 부모에게서 이어받았을 법한 사상,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을 입에 담는다. 질문에 대해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맞히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철학자들은 이상한 말, 꽤나 비상식적인 사고실험을 하는 존재다. 정답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우리 삶 속 철학의 쓰임새를 묻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질문이 있다.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골머리를 앓고, 주룩주룩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질문이. 언제까지 계속 일해야 하는 건가요?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보통이란 뭔가요? 나는 태어나도 괜찮았던 걸까요? 질문 때문에 쓰러질 듯해도 질문과 함께 계속 살아가는 것. 그것을 나는 철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자 물속 철학 대화 모범답안 부모 나가이 레이

2024-04-10

[문장으로 읽는 책] 물속의 철학자들

“신은 보이지 않잖아요. 산소도 안 보여요. 그러니까 신은 산소 아닐까요.” 재미있는 의견이었다. 그 학생은 신이 만든 우주에 왜 산소가 없을까 의아한 모양이었다.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하니, 신은 지구에 있는 것이다. 지구에는 산소가 있다. 그러니까 신은 산소인 것이다. “그러면 신은 몸속에도 있는 거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 학생은 “하지만 토하면 나가버려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나가이 레이 『물속의 철학자들』   학교·기업 등에서 ‘철학 대화’를 이끄는 저자의 책이다. “신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한 여중생이 내놓은 답이다. 저자는 “어째서 엉뚱한 말은 미움을 받을까, 어째서 그런 건 철학이 아니라고 여겨질까”라고 묻는다.   “의외로 아이들은 엉뚱한 말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모범답안, 부모에게서 이어받았을 법한 사상,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을 입에 담는다. 질문에 대해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맞히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철학자들은 이상한 말, 꽤나 비상식적인 사고실험을 하는 존재다. 정답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우리 삶 속 철학의 쓰임새를 묻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질문이 있다.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골머리를 앓고, 주룩주룩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질문이. 언제까지 계속 일해야 하는 건가요?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보통이란 뭔가요? 나는 태어나도 괜찮았던 걸까요? 질문 때문에 쓰러질 듯해도 질문과 함께 계속 살아가는 것. 그것을 나는 철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자 물속 철학 대화 모범답안 부모 나가이 레이

2023-12-06

[문장으로 읽는 책]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내가 존재, 그러니까 무(無)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체감한 것은, 아득한 옛날의 어느 날 밤이었다. 그날은 내가 ‘사람’이 된 날이었다. 무의 아우라가 없는 것은 아직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령기 전인 것은 확실하지만, 4살이었는지 혹은 6살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나는 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느 곳을 걷고 있었고, 그 사이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청명한 야밤으로 별들이 많았다. 죄다 익숙한 존재물로, 바로 이 ‘존재라는 틈’의 틈입이 아니라면 아예 언급할 일이 없는 범상한 것들이었다. 나는 별(들)을 쳐다보았는데, 그 순간, 무엇인가가 내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이상한 말이지만 그것은 ‘무’, 무의 가능성이었다.  나와 내 어머니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없었을 수도 있었고, 없어질 수도 있으리라는 절절하고 공포스러운 체감이었다, 존재의 틈으로 무가 번개처럼 찾아들던 순간이었다. 내가 비로소 사람이 된 날이었다. 내게 ‘영혼’이 생긴 날이었다.   김영민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제도권 대학을 떠나 30년 가까이 인문학 공동체와 공부 모임을 이끌고 있는 철학자·시인 김영민의 책이다. ‘무가 찾아온 날, 영혼이 생긴 날’이라는 제목의 윗글에 저자는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는 『팡세』의 문장을 달았다. ‘공부의 철학자’로 유명한 저자는 수행자처럼 공부하고 실천하는 삶을 강조한다. 그에게 공부란 “매사에 진짜를 구하는 애씀” 혹은 “스스로 밝아지는 것이고, 그 덕으로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사는 일”이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생활 철학 공부 모임 시인 김영민 무가 번개

2023-11-29

[열린광장]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 가보지 못한 곳에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어떤 장소일 수도 있고 다가올 미래일 수도 있다. 내가 70대가 되었을 때의 세상은? 100세가 되었을 때 내 건강은 어떨까?     이런 면에서 최근 중앙일보에 개재된 김형석 교수의 글 ‘120세 시대,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은 고맙고 감사하다. 104세라는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있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어서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의 저서를 읽기 시작했고, 또 그의 강연을 들으며 그의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랑,역사와 사회에 대한 한결같은 책임의식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어려운 유학 생활을 잘 견디고 오늘을 있게 해 준 신에게 감사하며 방학 때는 지방까지 다니며 강연회를 했다. 그는 철학 교수로,베스트 셀러 작가로 인지도가 높아  강연 요청도 많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오래전 한 강연에서 모두 같이 잘살 수 있는 제도와 기독교 윤리에 관해 얘기했다. 요지는 이렇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제도는 자본주의(시장경제)와 공산주의(계획경제)가 있는데 공산주의는 인간이 실현할 능력이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어 폐기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는 필연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만들게 된다. 시장경제에서는 자신의 소유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을 비난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불평등이 심화하고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대안이 되는 것이 기독교 윤리다. 여기에는 많이 가진 자가 사회적 약자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수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의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강연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공산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인간의 자유를 더 억압하고 있고, 또 종교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는 세상이 되어 있다.   김 교수는 104세가 된 지금 90세 이후의 생각과 95세부터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미래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다. 그는 90세까지 계획된 삶을 살았고,그후에는 주어지는 대로 충실히 살아왔다고 했다. 또 95세부터는 정신이 약한 육체를 이끌고 있다고 고백한다.     한국보다 100세 이상 인구가 10배나 많은 일본에서 100세 이상 살기 바라는 인구의 비율은 21%에 불과하다고 한다. 100세 이상 시니어의 힘든 삶을 우리보다 더 많이 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육체의 한계가 이렇게 뚜렷하다고 해도 육체를 더 강하게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그렇다면 약해진 육체를 이끌어 가야 할 정신을 더 강하게 훈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120까지 사세요”라는 인사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계셔 주세요”라는 인사를 듣고 싶다는 김 교수님에게 “더 오래 우리 곁에서 좋은 얘기를 해주세요”라고 인사하고 싶어진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감사 철학 교수로베스트 종교가 사회적 김형석 교수

2023-10-10

[삶의 향기] 과학의 한계

"종교와 철학, 과학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느 것을 포기하겠습니까?"     종교학 개론 첫 시간 교수님의 질문이다. 워낙 추상적인 단어들이라, 각각의 개념에 대한 일정 수준의 합의 없이는 생산적인 논의가 어려운 질문이다. 각각의 개념과 인문학적 의의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것이 교수님의 의도였을 것이다.   종교와 철학, 과학은 '진리 탐구'라는 같은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협력도 하지만, 방법이 다르다 보니 주로는 대립과 갈등이 부각된다. 스님과 하버드 대학교 뇌 과학자가 '명상의 효과'를 언급했다고 가정해 보자. 대중들은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할까.   불가에서 인과는 결정론이 아니라고 하지만,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는 인과의 사전적 의미만을 고려한다면 현재 나의 모습은 1초 전의 모습과 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이를 계속 뒤로 미루면, 여러분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이 시간에 이 글을 읽을 것이 정해진다는 '라플라스의 악마'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불교의 인과론은 이론적으로는 결정론에 가깝다고 했던 불자이면서 서울대학교 물리학부 명예교수였던 고(故) 소광섭님이나 불교의 진리와 과학이 충돌한다면 과학을 따르겠다는 달라이라마의 입장은 과학 만능시대를 살아가는 불교인들에게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과학을 부정하거나 도외시하는 사람은 몰상식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오늘은 과학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과신하는 과학적 결론들은 '관측'에서 시작한다. 일단 관측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아주 작거나(소립자) 큰 것(은하수), 인간이 감각할 수 없는 것(전자기장), 갈 수 없는 곳(지구 핵심), 고고학, 우주론, 자연사, 진화론 등에서 다루는 과거사건 등은 관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측 자체는 합리성과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을까.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으로 코를 주시하면 코가 보인다. 안경 쓰신 분들은 안경테를 의식하는 순간 평소 보이지 않던 안경테가 보인다. 물리적으로 늘 시야에 있던 코와 안경테이지만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관측은 관찰자의 의식(경험 또는 지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의 이론 적재성(의존성)'의 전형적 예다. 부처님께서 경계하신 분별과 주착은 과학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과학철학자들은 과학자의 태도 역시 지적한다. 과학자들 역시 그들이 독선적이고 편협하다고 비난하는 종교인들 못지않게 독선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자연과학자들은 종교인들이 창조론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비난하지만, 진화론자들 역시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고, 물리학계에서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인정 안 하는 사람은 정신병자 취급을 당한다.     과학 이론과 방법론은 진리 공부에 크게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하늘에 있는 비행기를 보고 비를 내려달라는 것도 문제지만, 과학 만능주의 역시 인류가 경계해야할 또 다른 미신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과학 한계 과학 이론 철학 과학 과학 만능주의

2023-08-14

철학자 김상일 박사 "탈락…지나고 보니 천만다행"

"하루 하루가 아깝고 조급한 마음마저 있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은퇴한 시니어지만 저술작업으로 매우 분주한 철학자 김상일 박사가 최근 저서 하나를 출간해 인터뷰 했다. 그가 출간한 책은 '오징어게임과 라캉의 욕망이론(한국의 놀이문화와 정신분석의 세계)'(도서출판  동연)이다. 1941년생인 김 박사의 이번 저서는 26번째다. 그는 평생을 일제 식민사관과 서양 학문에 대한 사대주의 극복을 위한 연구와 저술 작업을 해왔다. 2006년 한신대 철학과 교수직을 은퇴하고 미국으로 와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저서도 서양학문을 극복하고 한민족의 고유사상 수립을 위해 쓴 책이다. 그는 "이제 팔순을 넘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시간이 아까워서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면서 "시간이 무척 아깝고 심지어는 조바심마저 난다. 시간을 쪼개 저술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저서는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부각되고 있는 한민족의 고유 사상을 철학자 라깡(Jaques Lacan)의 욕망 이론으로 접근한다. 3월말에 출간했다.     현재 저술 중인 '한철학 단신학'도 홍산문화를 배경으로한 초고대문명을 다루고 있다. 또 그는 역시 2006년 이대 교수를 은퇴한 부인 이성은 박사와 함께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이스라엘, 중동,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을 여행하며 홍산문화와 이스라엘 문화, 수메르와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 등 기독교 신학의 뿌리를 구석구석 살피고 왔다.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꼭 1시간씩 걷고 있고 식사 후에 15분씩 걷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책 쓰기를 지속하기 위해 체력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와 전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해 또 다른 거대한 재난을 우려하고 있으며 종국에 균형이 이뤄져 전쟁이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AI의 발전에 대해서는 플라톤이 언급했던 '무생물이 모여 생물이 되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일 박사는 1980년대 중반 감신대 종교철학과에서 1학기 만에 재임용에 탈락했던 일을 회상하며 당시에는 무척 섭섭하고 억울했지만 지나고 보니 '천만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왜냐하면 그 일로 인해 기독교 울타리에서 벗어나 학문적으로 자유로워진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출간과 관련해 LA한인타운에서 기념회 및 '오징어게임 원방각과 라캉의 욕망이론'에 관한 토론회가 열린다. 일시는 오는 6일(토) 오후 6시, 장소는 USA KOK사무실(3550 Wilshire Blvd. #708 LA)이다. 참가비는 30달러(책값, 간식)다. 문의 전화는 (213)308-8139, (213)335-0369다. 장병희 기자천만다행 철학자 철학자 김상일 철학 박사학위 이번 저서도

2023-04-30

[문장으로 읽는 책] 부디 아프지 마라

늙은 사람이 된 것은 저절로, 거저 된 일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세월을 살았고 또 견뎠기에 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진정 나는 내가 늙은 사람이 된 것을 불평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고 원하는 나의 삶은 지금 이대로 사는 삶이다. 더 많은 것을 원하지도 꿈꾸지도 않는다. 아무런 일도 없는 그날이 그날인 무사안일 그것이다. 늙어서 좋다. 늙은 사람인 것이 다행이다.   나태주 『부디 아프지 마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다. 그의 시처럼 쉽고 평범하지만 곱씹을만한 인생 철학을 꾹꾹 눌러 담았다. 시인은 이렇게도 썼다. “나는 이제 늙었다. 될수록 조그맣게 살고 싶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나의 시도 늙었다. 될수록 작고 단순하고 쉬운 시를 쓰고 싶다.…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어서 이내 알 수 있는 그런 시를 쓰고 싶다.”   스스로 늙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만큼 늙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을까. 늙어서 좋은 사람은 젊어서도 좋았고, ‘지금 이대로’를 충실히 살아낼 것이다.   “세 살 먹은 아이도 잘해주면 좋아하는 것이다. 무조건 잘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기쁨과 즐거움이 결국은 나의 기쁨과 즐거움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마음을 비우며 사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사람은 마음을 비우면 죽는다고, 그 대신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삶의 태도를 건질 수 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나태주 시인 대신 마음 인생 철학

2023-04-19

“홍익인간 철학에 기반 둔 교사 되길”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 (회장 김선화)가 지난 25일 2023 봄학기 교사연수회를 개최했다.   메릴랜드 실버스프링 소재 지구촌교회에서 팬데믹 이후 3년 반만에 대면으로 이뤄진 이번 교사연수회는 재외동포재단 후원으로 열렸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워싱턴 42개 학교에서 참여한 총 223여명의 교사와 어린이프로그램(워싱턴 종이문화원) 참가자(19명), 보조교사(3명)등 총 254명이 참석해 “워크숍을 통한 한국어 교육효과 높이기”란 주제로 워크숍이 진행됐다. 온라인으로도 동시 진행된 워크숍에는 한국, 웨스트버지니아, 리치먼드 등 다양한 지역의 참가자들도 함께 했다.     김선화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며 계속 발전하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연 중 교사연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수요공급 매치 교사연수, 한국문화 역사 수업 공모전에 도전하고, 모든 교사가 서로 수업자료와 방법을 나누는 유익한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청용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사람이 가져야 할 5가지 덕목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담고있는 홍익인간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쓰는 교사가 되어달라”고 전했다.   이어 강경탁 교육원장은 격려사에서 "워싱턴지역은 코로나 이전으로 학교, 학생 수가 거의 회복되었고, 교육원에서는 한국어 실력 인증 제도, 공립학교에서 한국어 학점 인증 제도 등에 대해 연구하여 한국학교 , 학부모님들께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 주 차세대 교육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들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달 말 3년 임기를 마치는 한상신 교육관에게는 감사패가 전달되기도 했다. 한 교육관은 “코비드와 함께 한 재임기간이었지만 미국 근무하는 동안 늘 행복했고, 워싱턴기념탑을 소재로 한 감사패를 보며 워싱턴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워싱턴기념탑을 생각하며 차세대 교육에 힘쓰시는 한국학교 교사들을 늘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홍익인간 철학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 봄학기 교사연수회 이번 교사연수회

2023-03-01

[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으로 휴식하라

유치원생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고 표정도 밝다. 저마다 칭찬받을 거리가 하나씩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이 먹을수록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며 낯빛도 어두워진다. 세상의 인정을 받는 길이 돈과 명예, 권력 등 몇 개로 단순화되는 탓이다. 월저는 ‘다원적 평등’을 강조한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존경받지 못할 사람들도 다른 면에서는 명예롭게 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안광복 『철학으로 휴식하라』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나에게도 인정받을 무엇인가가 있다면 상 받는 이에 대한 질투심도 수그러든다. 내가 속한 집단은 과연 구성원 하나하나의 노력을 보듬을 만큼 다양한 평가 잣대를 갖고 있을까?” 실제 그렇다. 많은 사회적 갈등과 개인적 불행이 질시와 박탈감에서 비롯된다. 모든 존재가 고루 다양하게 존중받고 인정받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인용문 속 월저는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이클 월저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철학교사로 일하는 저자는 철학에서 일상의 지혜를 찾는 ‘임상철학자’를 표방한다. 책 제목은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라”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따왔다. “좋은 인생을 사는 이들은 쾌락을 좇지 않고 겪어야 할 감정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내가 주인공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50대는 박수받는 나이가 아니라 박수 치는 나이여야 한다” 등의 구절이 눈길을 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 휴식 정치 철학자 사회적 갈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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