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명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투혼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다저스는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7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홈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5-4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WS를 제패하며 명실상부한 ‘다저스 왕조’ 출범을 알렸다.
11회초 포수 윌 스미스가 날린 솔로 홈런이 결승점이 됐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마지막에 마운드를 지킨 야마모토에게 모아졌다. 9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연장 11회까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뿌리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놀라운 건 야마모토가 하루 전 6차전에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이다.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하루 만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도 않은 채 다시금 7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다저스 투수 중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라는 점을 감안해 코칭스태프가 7차전 유사시 긴급 투입을 요청했고, 야마모토가 흔쾌히 받아들였다.
당초 이번 WS를 앞두고 주목 받은 인물은 오타니 쇼헤이였다. 다저스의 간판스타인 데다 2년 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때 행선지를 놓고 토론토와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했던 악연도 있어 양 팀 팬들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질적인 흐름은 ‘야마모토 시리즈’였다.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포효했고, 6차전에 이어 7차전까지 마운드에 오른 세 번 모두 다저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7차전까지 이어진 토론토와의 끝장 승부에서 다저스가 거둔 4승 중 홀로 3승을 책임졌다. 3경기 전적은 17과 3분의 2이닝 2실점.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투수가 홀로 3승을 거둔 건 지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이끈 레전드 랜디 존슨 이후 두 번째이자 24년 만이다.
야마모토가 이번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된 건 당연한 결과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칠 줄 모르는 야마모토가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면서 “그는 2차전 완투 후 이틀 만에 치른 3차전에도 연장 18회까지 가는 접전으로 진행되자 불펜 피칭을 하며 투혼을 보여준 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