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인 알리바바와 중국군 사이에 군사적 연계가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의 국가안보 메모를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1급 기밀(Top Secret)이 포함된 이 메모에는 알리바바가 미국 내 표적물에 대한 중국군의 '작전'에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용자의 IP 주소, 와이파이 정보, 결제 기록 등 민감한 고객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중국군에 제공했다.
가장 심각한 의혹은 알리바바 직원들이 중국군에 제로데이 취약점과 관련한 정보를 넘겼다는 것이다.
제로데이 취약점이란, 네트워크 사용 기기에서 취약점은 발견됐으나 아직 보안 패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무방비 상태를 나타낸다. 방어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해킹 능력을 중국군에 제공했다는 뜻이다.
알리바바의 이러한 기술 지원은 중국군의 사이버 전략과 직결된다는 것이 미국 정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분석 책임자를 지낸 데니스 와일더는 "중국군의 사이버 침입 작전의 폭과 깊이는, 그들의 전통적인 사이버 스파이 공격을 넘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군은 태평양 주둔 미군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 내의 공항, 항구 및 기타 중요 운송 거점을 포함한 미국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해 광범위하게 그리고 매일 침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목표는 군사 분쟁 시에 실행할 '시스템 파괴 전쟁' 전략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메모는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전쟁을 1년 휴전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지난 1일 작성됐다고 FT는 전했다.
알리바바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이는 명백히 여론을 조작하고 알리바바를 헐뜯으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메모를 바탕으로 제재에 나설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고 있다.
존 몰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위 위원장은 알리바바가 고객 보호를 포기하고 중국군과 협력한다며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에 대해 뉴욕 증시 상장 폐지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