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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엔비디아, SK는 인텔 홀렸다…불붙은 'AI 메모리 전쟁'

중앙일보

2025.12.18 12:00 2025.12.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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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불붙었다. 18일 두 회사는 고용량·고성능 범용 D램 신제품(SK하이닉스)과 차세대 메모리 모듈 신제품(삼성전자) 성과를 나란히 공개했다. 각각 인텔, 엔비디아와 합을 맞췄다.

인공지능(AI) 연산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일반 서버용 D램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D램 1위’를 둘러싼 삼성·SK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5세대(1b) 32Gb 기반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제품 256GB DDR5 RDIMM. 사진 SK하이닉스

18일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5세대(1b) 32기가비트(Gb) 기반 256기가바이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RDIMM이 인텔의 호환성·성능 검증 절차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RDIMM은 D램을 여러 개 꽂아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메모리 모듈로, 고용량 제품은 주로 데이터센터에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은 1b 32Gb 기반의 현존 최고 용량이며, 이 사양의 RDIMM이 인텔 검증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밝혔다.

인텔은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엔비디아에 밀렸지만, 여전히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다. 미국 인텔 연구소가 진행한 이번 인증으로, SK하이닉스의 RDIMM은 인텔 최신 CPU인 제온 6 기반 서버에 바로 채택될 수 있게 됐다. 인텔이 메모리 제품의 성능·호환성을 검증하면, 델·HP·슈퍼마이크로 등 서버 업체들이 이를 대량 구매해 서버를 제조하는 식이다.

SK하이닉스의 신제품 RDIMM은 HBM의 핵심 기술인 실리콘 관통 전극(TSV)을 적용해 만들었다. 32Gb 디램 단품을 층층이 쌓고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연결한 3차원(D) 구조로 256GB라는 업계 최고 용량을 구현한 것. 회사 개발진은 “이번 제품을 사용한 서버는 기존 제품보다 AI 추론 성능은 16% 높아지고, 전력 소모는 18%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 SOCAMM2.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이날 서버용 메모리 공급 소식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메모리 제품 ‘소캠2(SOCAMM2, Small Outline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개발을 마치고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소캠2는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D램을 쌓아 만든 서버용 메모리다. 현재 주로 쓰이는 RDIMM보다 크기는 작고, 대역폭은 2배 이상이며, 전력은 55% 절감해 고성능 AI 연산에 특화되어 있다. HBM이 GPU와 함께 패키징되는 데 반해 소캠2은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탈부착 식이라, HBM보다 만들기 쉽고 설계 유연성이 높다.

다만 소캠2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국제 표준 규격을 만들고 연산 플랫폼과 호환성을 확보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소캠2를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협력사와 함께 소캠2의 국제 표준 규격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고성능컴퓨팅 및 AI 인프라 솔루션 총괄 디온 해리스 이사는 “삼성전자와의 지속적인 기술 협력으로 소캠2 같은 차세대 메모리의 최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3사는 소캠2의 엔비디아 공급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메모리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소캠2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같은 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전시회에서 소캠2의 실물과 사양을 공개한 바 있다.



심서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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