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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선임’ 뒷북 수사…신속처리 권고도 9개월 뭉갰다

중앙일보

2026.07.04 17:18 2026.07.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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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내부 통제기구의 신속 처리 권고를 받고도 사건을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9월 23일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업무방해 혐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종로경찰서에 신속 처리를 지시하라고 의결했다.

이 사건은 2024년 7월 한 시민이 이 전 이사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며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경찰이 처분을 미루자 고발인은 수사심의를 신청했고, 수사심의위는 사건 관계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신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종로서는 이후에도 별다른 결론을 내지 않은 채 9개월을 더 보냈다.

경찰은 결국 지난 1일 사안의 중요도를 고려했다며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산하 금융범죄수사대로 넘겼다. 그러나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이후 홍 전 감독의 지도력 논란과 정치권 비판이 거세진 뒤에야 수사팀을 바꾼 것이어서 ‘뒷북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사건을 2년 가까이 끌다가 수사팀을 교체한 것은 결과를 더 늦추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건이 표류하는 동안 같은 쟁점의 행정법원 1심 판결이 먼저 나왔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전 감독이 사의를 표하면서 수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대한축구협회(KFA)가 무능과 카르텔,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 수사를 서울 종로서에서 서울청 광수단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모습.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대한축구협회(KFA)가 무능과 카르텔,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 수사를 서울 종로서에서 서울청 광수단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모습. 뉴스1


사건을 넘겨받은 금융범죄수사대는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1년 4개월간 수사했지만, 두 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반려·기각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도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찰이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을 광수단으로 넘기거나 대규모 전담팀을 꾸린 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은 반복돼 왔다.

무소속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 수사에서는 25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렸지만 검찰 송치까지 넉 달 넘게 걸렸고, 핵심 혐의 상당수는 불송치했다.

올해 1월에는 86명 규모 쿠팡 전담 TF를 구성해 개인정보 유출과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관련 고소·고발 사건도 광수단 공공범죄수사대가 맡았으나, 지난달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에서 반려되면서 임의 제출 자료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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