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 커닝 진화에 대학가 ‘비상’…시험장 대응책은 미흡
중앙일보
2026.08.01 17:31
2026.08.01 17:54
인공지능(AI) 안경이 새로운 시험 부정행위 수단으로 등장했지만 교육 현장의 대응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신 AI 안경이 일반 안경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형화되면서 대학과 시험기관의 부정행위 방지 대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하고, 응시자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 5월 전기산업기사와 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 AI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 3명이 적발된 데 이어 토익 정기시험에서도 응시자 2명이 잇따라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 수시 논술전형 등을 앞두고도 대학가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교내 시험 부정행위는 수능과 달리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대학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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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교내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 대응 방안이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고려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은 별도 지침은 없지만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학은 자체 지침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중앙대 의대는 지난해 학생평가 지침을 통해 AI 안경의 시험장 반입을 금지하고 안경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운지 확인하거나 안경다리를 반복적으로 만지는 행동을 관찰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AI 안경은 얇은 다리와 50g 안팎의 무게를 갖춰 일반 안경과 외형상 구분하기 어려워 기존 적발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맞는 새로운 시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탐지기 도입과 시험장 녹화 등 기술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계산기 7-Cal. 7-Cal 홈페이지 캡처
또 생성형 AI와 카메라가 탑재된 계산기, 스마트 콘택트렌즈 등 새로운 AI 기기가 잇따라 등장하는 만큼 단순한 반입 금지 조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평가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은 AI 활용을 전제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창의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시험 제도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남기 명예교수도 과제 수행 과정과 연구 노트 제출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사고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