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적립금 축소·19% 납입 중단 12%는 은퇴계좌 조기 인출까지 물가 5년간 30% 상승에 노후 불안
은퇴계좌를 중단하거나 불입을 크게 줄인 근로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상승이 은퇴 준비까지 위협하고 있다. 물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미국인 10명 중 4명 이상이 은퇴저축을 줄이거나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금융서비스업체 TIA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3%가 지난 1년간 생활비 충당을 위해 401(k) 등 은퇴계좌 적립금을 줄이거나 납입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24%는 적립액을 축소했고 19%는 납입을 완전히 중단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퇴저축을 늘렸다는 응답은 7%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12%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은퇴계좌에서 자금을 조기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 인출은 세금과 추가 벌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간 누적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2021년 초 이후 약 30% 상승했다. 주거비와 의료비, 식료품 등 필수 생활비가 늘어나면서 은퇴저축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TIAA 연구소의 수리야 콜루리 소장은 현재 상황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재정적 어려움에 비유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은퇴저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장 납부해야 하는 주거비를 우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80%는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은퇴생활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22%는 부업이나 두 번째 직장을 구했고, 14%는 은퇴 시기를 늦췄다. 9%는 401(k)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다만 은퇴저축 감소 현상이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형 은퇴계좌 운영업체 피델리티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적립률을 낮춘 가입자는 10.3%, 납입을 중단한 가입자는 1.5%였다. 올해 2분기 기준 근로자와 고용주의 합산 평균 401(k) 적립률은 14.4%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뱅가드 역시 지난해 가입자의 45%가 적립률을 높인 반면 8%만 줄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조사 대상과 소득 수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은 생활비 상승에 취약해 은퇴저축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인적자원관리업체 데이포스의 조사에서도 연소득 1만5000~5만 달러 근로자의 평균 은퇴저축률은 2022년 소득의 4.9%에서 2024년 4.6%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