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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울리는 노래 만들겠다며 흉가에서 작업한‘뼈그맨’유세윤

[조인스] 기사입력 2010/08/19 15:40

엠넷‘UV 신드롬’녹화

인기 듀오 UV의 유세윤(오른쪽)과 뮤지(왼쪽)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UV 신드롬’을 촬영 중이다. 이날 방송은 UV의 공식팬을 선발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25일 오후 6시 방영된다. [박지혜 인턴기자]

인기 듀오 UV의 유세윤(오른쪽)과 뮤지(왼쪽)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UV 신드롬’을 촬영 중이다. 이날 방송은 UV의 공식팬을 선발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25일 오후 6시 방영된다. [박지혜 인턴기자]

작심하고 쓴다. ‘유세윤은 예술가다.’ 올해로 갓 서른인 개그맨에게 어쩌자고 예술 운운이냐 시비 걸어올 걸 안다. 인정한다. ‘개그콘서트’나 ‘무릎팍 도사’에서 말장난 치던 때를 떠올리면, 그에게 ‘예술가’는 과한 표현일 수 있다.

한데 가수 유세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4월 그가 친구인 힙합가수 뮤지와 함께 결성한 듀오 UV를 들어 보셨는지. UV는 기존 가요계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한 화법으로 노래한다. 이를테면 그의 데뷔곡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한 대목. ‘정말 예쁘게 아름답게 헤어져놓고 드럽게 달라붙어서 너무 미안해/합의하에 헤어져놓고 전화해서 미안해/합의하에 헤어져놓고 문자 해서 미안해’

이런 코믹한 가사를 유세윤은 진지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그 부조화에서 이미 웃음이 빵 터진다. 그런데 그저 코믹한 가사로만 승부를 벌였다면, 숱한 개그맨들의 코믹송 메들리와 다를 게 없다. 개그맨 출신인 유세윤은 이런 희극적인 가사를 토대로 음악적으로도 대중의 마음을 건드린다.

UV의 노래들은 대개 1990년대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간단한 멜로디와 귀에 익숙한 1990년대풍 일렉트로닉 리듬. 최근 각종 차트를 휩쓴 2집 타이틀곡 ‘집행유애(愛)’가 딱 그랬다. 솔리드 같기도 하고, 룰라 같기도 하고, 듀스 같기도 한 음악에 90년대를 추억하는 대중들이 열광했다.

UV 특유의 유통 방식도 기존 가요계를 제대로 한 방 먹였다. 음악 프로그램에 한번도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들락거렸다. 보도자료 돌려가며 홍보한 적도 없다. 다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공짜’ 뮤직비디오를 찍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게 전부였다.

그런데 이 동영상이 조회수 수십만 건을 기록하며 일파만파 퍼졌다. 자신만의 음악 퍼포먼스를 이어갈 새로운 무대를 창조해낸 셈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유세윤은 예술가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올해 대중문화판을 들썩이게 한 이 젊은 예술가를 13일 오후 만났다. 케이블채널 엠넷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UV 신드롬(매주 수요일 오후 6시 방영)’ 촬영 현장에서다. 이 방송은 UV의 각종 활동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UV 열성팬으로 ‘UV 신드롬’에 출연한 정강현 기자.

UV 열성팬으로 ‘UV 신드롬’에 출연한 정강현 기자.

UV의 유일한 방송 출연작인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뮤지와 함께 레게 파마 가발을 쓴 채 등장한다. “경륜이 중요하다”며 일흔셋의 황복순 할머니를 코디네이터로 기용했고, 고등학교 교내 방송에 출연하거나 “영혼을 울리는 노래를 만들겠다”며 흉가에서 곡 작업을 하는 등 기존 가요계의 관행을 깨는 파격 행보를 보여준다.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마주한 그는 가발을 벗은 채였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인터뷰 내내 예를 갖췄다. 예능 프로에서 보던 건방진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해서 괜히 건방진 말투로 한번 물어봤다.

-대체 가수는 왜 시작한 겁니까.

“뮤지 집에 놀러 갔다가 불쑥 ‘쿨하지 못해 미안해’란 노래가 만들어졌어요. 추억이라 생각하고 미니 홈피에 올렸는데 그게 화제가 돼 활동까지 하게 됐죠.”

-본격적으로 가수로 뛰는 겁니까.

“어디까지나 우리끼리 즐거워서 하는 거에요. 음악으로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돈 벌자고 했으면 가요 프로그램에도 나갔겠죠. 음악은 어디까지나 즐거워서 하는 거니까 일로 생각하지 않아요.”

- 그래도 음원 수입이 꽤 짭짤하던데.

“재미 삼아 했는데 돈까지 버니 솔직히 좋죠. 그렇다고 UV로 예능이나 음악 방송에 나가는 일은 없을 거에요. 그럼 진짜 일이 돼버리니까요.”

-곡 작업은 어떻게 해요.

“제가 흥얼대면 뮤지가 곡을 뚝딱 만들어내는 식이에요. 가사도 그냥 마이크 잡고 아무 말이나 하다 보면 만들어지고요.”(※뮤지가 한마디 거들었다. “세윤이 형의 아이디어가 훌륭해서 음악도 금세 만들어지죠.”)

이날 제작진의 권유로 기자가 직접 ‘UV 신드롬’에 출연했다. UV의 공식팬을 선발하는 내용이었는데, 유세윤과 뮤지, 그리고 유세윤의 어머니가 심사를 봤다. 가발을 쓴 유세윤은 전혀 다른 캐릭터로 바뀌어 있었다. 그가 “UV 유세윤과 개그맨 유세윤은 다르다”고 한 말을 알 듯 했다. 그의 시건방진 말투가 쏟아졌다.

“진짜 우리 팬 맞아요? 취재 온 거죠?” (유세윤)

“저 진짜 팬 맞는데요, 스캔들 기사도 다 막아 드릴게요.” (기자)

거만함이 줄줄 흐르는 이 멘트를 보라. UV로 돌아온 그는 마치 위대한 뮤지션인 양 연기를 했다. 그는 “UV는 실재하지만 허구의 그룹이다. UV가 되면 그 허구에서 열정을 불태운다”고 했다.

태생이 개그맨이고, 음악 역시 개그의 발상으로 이어가고 있는 그는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한데 UV조차 그 개그의 연장선이라면, 그는 대단한 전략가다. 일상다반사를 절묘한 풍자로 뒤틀고, 기존 가요계를 뒤엎는 행보로 예술가의 향기마저 풍기고 있으니까.

그는 “거대하고 완고한 시스템이 균열이 일 때 묘한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니 알겠다. 개그와 음악을 무대로 대중문화의 새로운 판을 짜고 있는 그는, 과연 뼛속까지 예술가다.

글=정강현 기자
사진=박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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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UV가 걸어온 길

▶4월 1집 싱글 앨범 ‘쿨 하지 못해 미안해’

▶7월 2집 EP 앨범 ‘집행유애(愛)’

디지털 싱글 ‘주선해줘’

▶8월 디지털 싱글 ‘굿’(※흉가에서 만든 곡)

웹툰 애니메이션 ‘와라! 편의점’ OST‘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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