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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의 퓨전에세이 649] 부자들의 뒷모습

자선사업의 대부 촬스 피니가 모교 코넬 대학에 마지막 재산 700만 달러를 기부해 전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던 약속을 지켜냈다. 80억 달러를 기부했지만 자신의 명의로 된 집도 차도 없다고 한다. 부인과 함께 임대아파트에서 버스를 타며 살았다. 그는 1931년 뉴저지에서 노동하는 아일랜드 이민자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온갖 궂은 일로 생계를 꾸리고 한국전쟁에도 참가했다.

휴대폰 전화요금이 많다며 두 딸들의 휴대폰도 해약하게 하고, 공중전화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건네주며 지금의 재산은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고 사회의 것임을 늘 알려주었다고 한다. 미국 백만장자의 약 80%는 자기 스스로 부자 된 사람들이다. 19세기 말인 1892년에도 84%의 백만장자는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새로운 부자였다고 한다.

1996년베스트셀러 ‘이웃의 백만장자-미국 부자의 놀라운 비밀(Millonaire nextdoor-The suprising secret’s of America’s wealthy)’는 수천 명에 달하는 미국 백만장자들의 행태를 해부한 책이다. 놀라운 것은 미국사회의 주류인 잉글랜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과 달리 1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전체의 10.3%를 차지하고 있는 잉글랜드계 백만장자는 4위인데 비해 1~3등은 러시아계,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가 차지하고 있다. 1위의 러시아계와 3위 헝가리계는 자수성가형 부자가 많으며 기업정신이 철저하다. 미국 백만장자들의 3분의 2는 연 10만 달러 이상 소득계층에서 나오는데 비해 스코틀랜드계의 10만 달러 소득가정은 미국 15만 달러 소득가정과 맞먹는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백만장자들의 반수 이상이 외제차를 사거나 비싼 옷을 평생 한 번도 사지 않고 아주 검소하게 산다는 것이 통계에 드러났다. 미국에 이주한 1세대 미국인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스스로 사업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미국 500대 기업의 12%는 1세대 미국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 미국의 부는 대부분 세습되지 않는다. 2001년 미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 최상위 1%부자는 순재산의 9%만 상속했으며, 최근 조사에도 백만장자들 중에 10%이내만 상속받았다고 한다.



2008년 월드 스트릿 저널에 의하면 부의 상속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백만장자의 수는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언젠가 한국 신문에서 읽은 기사다. 한국의 한 40대 남자가 임대주택 2123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50대 여성은 72가구, 한 살짜리 아기도 10가구의 소유주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이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도 주택 하나 마련이 어려운데 말이다. 이름 있는 사업체가 아니라 개인 소유가 그렇다면 한국경제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금수저, 흙수저 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돈도 실력이라며 큰소리치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생각나는 것이다.

한국의 부자들은 재산증식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사람은 적고 모두 부동산투자, 금융투자를 통해서 하겠다고 한다. 한국이 건강하고 독립적인 정신을 갖추고 미국처럼 자수성가해 부를 창출하고 정신문화 또한 그에 걸맞게 확대재생산해서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조세정책도 가다듬어 나라를 튼튼하게 해야 될 것 같다. 부를 세습하고 후손들이 갑질하는 사회는 부끄러운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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