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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그림자 드리운 미국…트럼프·코미 '녹음 테이프' 공방

트럼프 "코미가 국장직 유지 부탁"
코미 측 "대통령 거짓말" 반박하자
트럼프 '대화 녹음 테이프' 언급

닉슨 '비밀 녹음' 들통나 사임 한 뒤
40년간 백악관, 동의 없이 녹음 안 해
차기 FBI 국장, 이르면 이번주 발표


워싱턴 정가가 제임스 코미 전 FBI(연방수사국) 국장의 후임 인선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찾으려 하겠지만, 야당과 반트럼프 세력은 신임 FBI 국장이 러시아 내통 스캔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새 FBI 국장이 수사에 미온적일 경우 '특별검사' 도입이라는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관련 절차가 빠르게 결정될 것"이라며 "모두가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후보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트럼프가 첫 해외 순방을 나서는 오는 19일 전에 인선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CNN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주재로 후보자 개별 면접에 착수해 앤드루 맥카베 FBI 국장 대행을 비롯해 앨리스 피셔 전 법무부 차관보, 존 코닌 상원의원 등 지난 12일에만 적어도 8명의 후보를 인터뷰했다고 보도했다. 첫 면접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앨리스 피셔였다. 그가 발탁된다면 최초의 여성 FBI 국장이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게이트' 조사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의회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의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화이트워터 부동산개발회사'의 토지 개발을 둘러싼 사기 의혹 사건이다. 클린턴 부부는 2000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코미 국장 해임 사태는 '녹음테이프' 공방으로도 번졌다. 코미 국장이 "유임시켜달라는 민원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이 내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해줬다. 그는 나에게 FBI 국장직을 유지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코미의 요청으로 백악관에서 저녁을 먹고,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이 같은 민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 식사 자리에서 대통령이 코미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지만 코미가 항상 정직하겠다는 약속만 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고, 그것이 해임 사유 중 하나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코미 국장의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에 "코미는 우리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이에 코미 측은 " 걱정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녹음테이프' 공방은 새로운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녹음테이프가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관행은 지난 40년간 없었다는 게 통념이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여파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재임중 방문자와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한 것이 들통난 이후 이런 일은 금기시돼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녹음 여부에 대해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없다.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내가 코미에게 원하는 건 단지 정직하라는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미국 내 여론은 코미의 우세다. NBC뉴스와 서베이 몽키의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과반수(54%)가 코미의 해임이 부적절했다고 응답했다. 적절했다는 응답은 38%였다. 응답자의 55%는 코미의 해임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수사 공정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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