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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 문학평론가 서평]궁정살인을 읽고

오랫동안 조지타운대학에서 한국학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한 조봉완 박사가 최근 민비의 살해사건을 주제로 한 영문역사소설, 『궁정살인』(Murder in the Palace, 2016)을 출간, 지난 달 20일 제3회 팔봉문학상을 수상했다. 팔봉문학상은 한국의 저명한 문학평론가이며 소설가인 필봉 김기진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워싱턴 DC 근교에 거주하고 있는 그의 딸 김복희 여사의 출연금으로 2015년에 제정된 이름있는 미주한인문학상중의 하나이다.

1895년 일본인에 의한 민비의 궁정살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역으로 추적하며 1860년대 이후 민비 책봉과 그녀의 궁정생활의 이야기를 근대 조선의 국내외 역사 사건들과 연관 시켜 풀어 나아가는 『궁정살인』은 몇 가지 측면에서 다른 역사소설과 다른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첫째는 단순히 하나의 역사적인 살인사건의 이야기가 아니라 19세시 후반 근대 조선의 역사를 제3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각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인양 일인칭(I)을 사용해서 여러 가지 모습의 역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I heard loud voices”, “I am the Taewon’gun and returning”, “I am the real king now”, “I am Hanabusa Yoshitada, the first resident Japanese Minister in Korea”, “I am Li Hung-chang”, “I am Paul Georg von Mollendorff”, “I am O. N. Denny, an American advisor to King Kojong”, “I am free now” 등이다.
『궁정살인』의 일인칭 사용은 미국의 19대 계관시인(2012-2013)이었던 나타샤 트레서웨이(Natasha Tretheway)가 제창하는 ‘역사지우기’(Historic Eraser)의 발굴인지 모를 일이다.



둘째는 『궁정살인』 에는 조선의 여러 가지 문화적 모습들을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그대로 영어 알파벳으로 표출하고 있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Chogan jich’o, Ch’onji shinmyong, Han, Hapkung, Mudang, Nungji ch’och’am, Ondol, Tongbang yeui ji kuk, Yangban 등이다.

조선의 문화적 모습을 한국어 발음으로 직접 이야기 전개에 삽입.표출함으로 말미암아 그 당시 조선 역사와 궁정 살인 사건을 보다 있는 그대로 전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일인칭 사용은 입장과 의견과 비전과 퍼스펙티브 등을 형상화하는 데에는 최고의 이야기 서술방법이지만, 좀 객관적인 사건과 상황이나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상황에 대한 제3자적 설명 등이 결여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허나 조봉완의 『궁정살인』은 여러 각도의 역사적 관점과 조선 문화의 독특한 모습을 담은 역사소설로, 한국인은 누구나 그리고 한국학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 소설이라 권장하고자 한다. (이 책은 Amazon.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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