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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봉쇄 트럼프, 북 '감옥 국가'로 여론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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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11/10 미주판 5면    기사입력 2017/11/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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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충돌 피하고 실리 교환
트럼프, 대북 단계적 접근법

트럼프 북 인권문제로 여론몰이
미 대북압박에서 봉쇄로 전환

내년 상반기 충돌 위기 고조
북 ICBM 배치 땐 국면 심각


트럼프 리스크는 없었다.지난 8일 종료된 한.미 정상회담에선 충돌은 피하고 서로 실리를 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북핵 위기에 뚜렷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대신 양국은 동맹과 힘을 강조하고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집결시켰다. 한반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중앙일보는 정상회담 직후 세종연구소와 긴급 좌담회를 했다.

◆대북 봉쇄로 북핵 해결=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가 공감한 것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이다. 그러나 북핵 접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부족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양국 모두 좋다고 평가할 것 같다"면서도 "두 정상 사이에 대화가 진지하게 있었나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스트라우브 위원은 "(양국 정상이) 같이 서 있었지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 것 같았다"며 "트럼프 리스크가 없었던 이유는 그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아서 나온 인식의 결과"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언급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 군사옵션을 꺼내지 않았다. 우정엽(세종연) 연구위원은 "서로 불편한 점을 언급하지 않는 정도로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군사옵션을 사용할 가능성을 암시하지 않았으나 우리가 원하는 대북 정책에 동의했다고 반드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양국의 의견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며 "동맹을 관리하며 전략적 모호성도 찾았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양국의 입장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화염과 분노' '북한에 대한 완전한 파괴'와 문 대통령의 '전쟁은 안 된다'는 대칭적 입장을 공식 거론하지 않은 점이다. 고유환(북한학과) 동국대 교수도 "전쟁과 평화라는 구도에서 갈등 노출이 우려됐음에도 결과적으로 미국이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지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이다. 그는 국회 연설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구체적이면서도 강력하게 제기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을 봉쇄로 이어나갈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감옥 국가(prison state)" "잔인한 독재 정권" "(북한이) 주민들을 가장 제멋대로인 기준으로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 계급을 나눈다" "10만 명가량이 교화소에서 고통받고,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고문.기아.강간.살인을 지속적으로 당한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인권 문제 지적에 대해 스트라우브 위원은 "미국은 그동안 북핵 해결 과정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면 복잡해진다고 판단해 크게 부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북한이 최근 핵 개발 속도를 높이자 미국이 처음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북한 인권 책임자로 지목하는 등 인권 문제를 무기화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북한 인권 문제 발언도 그런 연장선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론몰이를 통해 대북정책을 압박에서 봉쇄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법이라는 지적이다. 정재흥(세종연)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 대북정책을 봉쇄로 전환할 것을 선언한 셈"이라며 "북한은 이를 붕괴정책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국회 연설에서 나온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시키며 모든 무역과 기술 관계를 단절시킬 것을 촉구한다"는 말이 뒷받침한다.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이 봉쇄로 전환하면 미.북 간 군사적 대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성장(세종연) 통일전략실장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보다 미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을 북한으로선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이 성명을 발표하고 군중집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정 위원은 내다봤다. 앞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하면 국면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인지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 3척을 집결시키고 있다. 한반도 전면전 땐 항모 5척이, 대북 선제타격 시에는 4척이면 작전이 가능하다, 이번엔 그 가운데 3척이 한반도 해역에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함, 루스벨트함, 니미츠함 등이다. 이 3척을 필두로 하는 항모강습단엔 이지스함과 핵추진 잠수함 등 30척 이상의 대형 함정과 150대가량의 전투기, 150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실려 있다. "핵 파멸로 세계를 위협하는 불량 정권을 관용할 수 없다"며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이제는 힘의 시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끝나자 무섭게 항모가 달려온 것이다.

◆명분 챙기고 실리 내줘=이번 손익계산서를 보면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 옵션 의제를 뒤로 물리고 한.미 간 간극이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 또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전략무기 확보를 위한 미국의 협조, 미 전략자산 순환 배치 확대 등을 얻어냈다. 대신 미국에는 경제적 이득을 내줬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는 비켜갔지만 신속한 재협상에 따라 제조업 분야에서 내줄 게 많고 방위비 분담금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첨단무기는 최대 150억 달러(18조원)에 이르고 FTA 재협상에 따른 무역수지 조정과 대미 투자도 800억 달러 이상 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스트라우브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최저 지지율에 직면해 있다"며 "아시아 순방 중에도 미 국내 정치에 신경을 써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진창수(세종연) 소장은 "일본의 경우도 (미국에 경제적 실리를 줬지만) 인도와 태평양 정책에서 미국과 함께 함으로써 안보적으로 중국에 대처할 수 있는 이익을 가져 갔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만 얻은 게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우 위원은 "평택기지를 보여줘 한.미 동맹과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길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사회=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정리=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토론 참석=세종연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정재흥 연구위원.우정엽 연구위원.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연구위원, 동국대 고유환 교수,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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