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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할러데이' vs '메리 크리스마스'

[LA중앙일보] 발행 2017/12/19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7/12/18 19:37

크리스마스에 대한 미국인의 관점

메리 크리스마스는 어떤 의미일까.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색채는 싫지만 그분위기는 즐기길 원한다. [AP]

메리 크리스마스는 어떤 의미일까.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색채는 싫지만 그분위기는 즐기길 원한다. [AP]

'크리스마스 전쟁' 신조어 생겨나
다양한 신념ㆍ시각 공존의 영향

종교적 색채 싫다는 사람 증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즐기겠다"

성경에 기반한 이야기 믿지 않아
젊은층 크리스마스 대신 '할러데이'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 성탄의 의미는 종교색이 짙었지만, 이제는 일종의 문화적인 색채를 띈 기념일로 변해가고 있어서다. 12일 퓨리서치센터가 '크리스마스에 대한 미국인의 관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자체를 기념하는 건 즐기지만, 예수의 탄생 등 성경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믿는 비율은 점차 줄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그만큼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두고 다양한 시각과 신념이 공존하는 시대다. 한편,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11월29~12월4일까지 미국내 성인 1503명(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뢰도(오차범위 ±2.9%)는 95%다.

장열 기자

수년 전부터 미국에선 이맘 때가 되면 크리스마스 인사말이 논란이 됐다.

종교와 연관된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말 대신 '해피 할러데이'로 인사를 대신하자는 것이다. '해피 할러데이'가 종교색을 뺀 중립적 인사라는 주장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비즈니스나 영업체 등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을 더 선호한다는 미국인은 10명 중 3명(32%)이다. 이는 2005년때(43%)보다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해피 할러데이' 인사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15%로 2005년때(12%) 보다 늘었다.

이는 성경에 기반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퓨리서치센터는 이를 위해 ▶동정녀가 예수를 잉태함 ▶아기 예수는 말구유 위에서 태어남 ▶동방박사 이야기 ▶천사가 목자들에게 예수 탄생을 알린 일 등 크리스마스에 얽힌 이야기를 4가지로 분류한 뒤 이에 대한 믿음을 물었다. 4가지 이야기를 "모두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57%였다. 이 대답 역시 2014년(65%)에 비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와 얽힌 '4가지 이야기를 믿는가'라는 질문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으로 나눠 물어봤다. 흥미로운 건 기독교 내부에서조차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인의 76%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4가지 이야기를 모두 믿는다"고 응답했다. 2014년 당시 응답률(81%)보다 감소했다.

반면,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11%(2014년ㆍ14%)만이 "4가지 이야기를 모두 믿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연령별 답변도 차이를 보였다.

우선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4가지 이야기를 믿는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하(44%)였다. 2014년에는 59%였으나 3년 만에 급감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다.

X 세대(1970~1980년대ㆍ62%),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ㆍ65%), 노년세대(70%) 등 다수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믿었다. 특이한 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4가지 이야기에 대해 유일하게 노년 세대만이 2014년(66%) 응답률보다 높아졌다는 점이다.

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서 예수 탄생과 관련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허용하면 안된다는 응답도 증가했다.

공공기관 등 어느 곳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허용하면 안된다"는 답변은 26%로 3년 전(20%) 응답률 보다 늘어났다. 그만큼 종교적 색채를 띠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적 성향을 통한 견해도 달랐다.

"비즈니스나 영업체 등에서 '메리크리스마스' 인사말을 선호한다"는 답변은 공화당원(54%)과 민주당원(19%)의 차이가 컸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의 크리스마스 장식 금지는 민주당원(33%)의 답변이 공화당원(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와 별개로 '크리스마스'를 문화 자체로 즐기려는 미국인들은 많았다.

미국인 10명 중 8명(82%)은 크리스마스 때 "친구 또는 가족들과 모이겠다"고 답했다. 이는 2013년(86%)때와 엇비슷했다.

한마디로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색채는 싫지만, 그 분위기는 얼마든지 즐기겠다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모습이다.

크리스마스 '예수 탄생일' 아냐
성탄 의미와 사랑 실천은 중요


크리스마스는 정말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일까.

사실 성경에는 예수가 어느 날 태어났는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은 아니라고 보는 게맞다.

본래 크리스마스는 로마에서 기독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태양신에게 제사를 하던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고 난 후 더 이상 태양신에게 제사를 하지 않고, 하나님을 경배하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 크리스마스 어원의 뜻은 '그리스도에게 예배한다'는 뜻이다.

즉, 교회에게는 태양이 '신(神)'이 아니며, 예수만이 하나님이고 영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태양임을 증언한 게 '크리스마스(Christ-mas)'의 기원이다.

청교도들도 이에 근거해 종교개혁 시기 때부터 크리스마스를 미신적인 '특별한 하루'로 보내지 않았다. 특정한 날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에 대해 오히려 경계했었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에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을 무조건 비판할 이유도 없다.

합동신학대학원 이승구 교수는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일로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히 하되, 예수의 성육신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성탄 절기를 통해 믿지 않는 이들에게 성탄의 의미를 전하는 기회가 되며,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이 세상에 참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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