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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Too?…남성들 "미투에 할말 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2/09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02/08 21:53

한인사회 '미투 캠페인' 현실

취지 좋지만 정서 고려해야
대화 사라지고 분위기 냉랭
'남성=가해자' 공식은 위험


"미투 좋다, 그런데 잠깐!"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 정서에 대한 이해 없이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문화'를 무작정 수용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인 회사에서 간부로 일하는 김모씨는 "미투 캠페인의 취지는 십분 동의하지만 이게 너무 이슈화되다 보니까 남자 입장에서는 괜히 오해를 살까봐 여성 직원에게 조심하게 된다"며 "한국은 '정(情)' 문화가 있는데 요즘은 아예 빌미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다 보니 개인적 대화도 괜히 피하게 되고 회식 자리에 오라는 말도 안 하게 되니까 미국 회사처럼 업무적으로 변하고 사람 사이도 냉랭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투 캠페인을 막무가내로 한인 정서에 빗대는 것 역시 상황에 따라서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투'의 취지는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도 각 나라의 문화와 현실에 맞게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50대 초반의 김영수(가명)씨는 "지금 한국 및 한인 사회에서 위치를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386세대인데 이들은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자리잡지 않았던 시대를 살아왔다"며 "물론 지탄받아야 할 언행도 있겠지만 그 세대가 살아온 배경과 몸에 밸 수밖에 없었던 습성을 감안해주고 인식을 점차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무조건 단죄해버리면 세대간의 불통만 생길 뿐"이라고 전했다.

미투 캠페인을 통해 여론이 무조건 단죄해버리는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또 다른 피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는 최근 32년전에 고용했던 여성이 성추행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에 "새빨간 거짓말이다. 정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영훈(가명)씨는 "지금은 '미투'만 외치면 앞뒤 상황도 안보고 모든 걸 믿어버리는 분위기 탓에 상대는 변호도 못하고 '가해자'로 낙인 찍히고 자칫 악감정을 가진 허위 고발도 우려된다"며 "요즘은 여성들의 과민 반응을 접하고 나면 남자들끼리 있을 때 당사자가 느꼈을 당황스러웠던 심정을 농담 삼아 '유투?(You Too?·너도 당했어?)'라며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희롱은 사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 미투 캠페인을 통해 '남성=가해자' '여성=피해자' 공식이 굳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다는 지적이다.

박정수(가명)씨는 "사실 여성들도 '아재(아저씨의 낮춤말)' '개저씨(개념 없는 아저씨)' '왜 이렇게 배가 나왔어' 등 남성 비하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느냐"며 "그런 말에 기분 나빠하면 '별걸 갖고 유난 떤다' '남자가 소심하게 왜 그러느냐'며 치부하는데 남자는 피해를 당해도 말하기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성들도 세대와 결혼 유무 등에 따라 견해는 제각각이다.

50대 박은영(가명)씨는 "미투 캠페인은 권력과 상하관계를 이용하는 악의적 성추행에 대한 반발이지만, 사실 일반적인 남녀 사이의 문제나 농담은 다른 것 아니냐"며 "오히려 '아주머니'가 된 입장에서는 남자의 익살스러운 농담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도 요즘 젊은 친구들이 너무 과하게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반면, 에니 최(21·UCLA)씨는 "기성세대가 그동안 사회적으로 계속돼왔던 성적 차별 발언에 너무나 익숙해진 것 같다"며 "더이상 인종이나 성별, 사회적 위치 등으로 인간이 불평등을 받아야 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계속 '미투' 처럼 용기를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월 유명 배우 카트린 드뇌브 등 프랑스의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 100여명은 '성의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는 제목의 글을 일간지 르몽드에 투고했다.

드뇌브는 "권력을 이용한 남성들의 성폭행은 분명 범죄다. 하지만 누군가를 유혹하는 건 범죄가 아니다"라며 "남자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증오를 표하는 페미니즘에는 동조하지 않는다"며 미투 캠페인으로 인한 부작용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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