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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톈궁은 지나갔지만 … 지금도 인공위성 21개 지구로 추락 중

[조인스] 기사입력 2018/04/11 14:21

추락하던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의 잔해가 지난 2일 오전 남태평양의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 보고는 없었다. 이제 다시 평화로운 지구로 돌아온 걸까.

지난 5일 중앙일보가 대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상황실을 찾았다. 상황실 대형 모니터를 보니 이달 중 추락이 예측되는 인공우주물체만 24개이며, 이 중 21개가 이미 추락하고 있다고 표시돼 있었다. 다음 달에도 13개가 추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13일에 미국의 통신위성 이리듐 19호가, 14일엔 러시아의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의 잔해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19일에는 일본 도쿄대가 1978년 쏘아올린 지구 자기장 관찰 위성 지키켄도 추락이 예상된다.

‘우주쓰레기’가 한국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한반도 상공을 24시간 관측하는 우주감시 레이더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오후 한국연구재단 서울사무소에서 산·학·연 전문가 회의를 소집해 우주쓰레기의 실태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일본·스위스 등 여러 나라의 우주개발기구들은 그물, 로봇 팔, 전류가 통하는 ‘전자기 밧줄’ 등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포획하거나, 우주정거장 등 대형 우주쓰레기를 소형 위성과 도킹시켜 통제 가능한 상태에서 지구 대기권에서 소각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중이다.

천문연에 따르면 지구 상공위 우주에는 4월 현재 1만8953개의 인공우주물체가 궤도를 돌고 있다. 이 중 1만6844개를 미국·한국 등 주요국 우주환경감시기관이 궤도추적을 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우주물체 중 2000개 이상이 궤도추적조차 안 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인공우주물체란 사람이 만든 지름 10㎝ 이상의 물체를 말한다. 하지만 위성충돌이나 고의적 파괴 등으로 인한 잔해 중에는 지름 1㎝ 이상 크기의 우주물체도 50만 개에서 100만 개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대기가 조금이라도 있는 지구 상공 고도 1500㎞ 이하를 도는 인공우주물체는 언젠가는 지구로 떨어진다. 대기와의 마찰과 지구 중력 때문이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대기가 희박해 마찰이 적어 천천히 떨어질 뿐이다. 고도 900㎞ 위의 궤도를 도는 인공우주물체가 자연적으로 떨어지려면 1000년 이상이 걸린다. 400㎞로 내려오면 수년 안에, 300㎞ 안에는 수개월 만에 떨어진다. 300㎞대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여러 인공위성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자체 추력을 가지고 있어 자세를 제어하거나 궤도 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우주물체가 고도 78㎞에 이르면 섭씨 3000도 이상의 마찰열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분해된다. 이후로는 이르면 6분, 늦어도 30분 만에 지상에 떨어진다.
다행인 것은 이 중 대부분의 물체는 초속 7~8㎞ 초고속으로 추락 중 대기와 마찰로 불타 없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크기가 대형 버스 정도에 무게도 8.5t 이상 나가는 텐궁 1호와 같은 대형 우주물체의 경우 추락 과정에서도 10~40% 정도의 파편이 남아 지상으로 추락한다.

인공우주물체가 위험한 것은 무게와 속도 때문만도 아니다. 1978년 1월 캐나다 서북부에 추락한 소련의 코스모스 954호의 경우 우라늄 235를 이용한 소형 원자로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위성은 임무를 마치면 원자로를 위성에서 분리해 높은 궤도에 놓아두고, 몇 세기 동안 떠다니게 한다. 하지만 코스모스 954는 발사 4개월만인 당시 통제가 되지 않고 궤도를 벗어나 추락했다. 당시 추락지역인 캐나다 알베르타와 사스카체완 일대에 핵 물질이 흩뿌려져 이를 제거하는 데만 당시 돈으로 약 6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의 조성기 박사는 “추락 지역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코스모스 954호 잔해의 핵물질은 5분 이상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했다”고 말했다.

83년 1월에는 소련의 정찰위성 코스모스 1402호가 발사 실패로 통제를 잃고 추락하고 있었다. 여기에도 소형 원자로가 실려있었다. 5년 전 코스모스 954호 추락의 위험을 학습한 전 세계 국가들이 불안에 떨었다. 한국도 당시 추락에 대비해 한국에너지연구소에 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다행히 당시 이 위성의 본체는 인도양으로, 원자로는 남대서양에 추락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인공우주물체가 도심에 떨어진 적도 있다. 옛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5호는 62년 미국 위스콘신 매니토윅의 도심 한가운데 떨어졌다.

조중현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연간 400여 개 이상이 대형 인공위성과 발사체가 추락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우주개발과 그에 따른 잔해물로 개수가 더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 50여년간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연소하지 않고 지상이나 바다에 추락한 인공우주물체 파편의 총 질량은 54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언젠가는 사람이 밀집한 도심에 인공우주물체가 떨어져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인공우주물체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자연우주물체로 통칭하는 소행성 또는 혜성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 공룡을 멸종시킨 것도 지름 10㎞의 소행성 또는 7㎞급 혜성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름 20~50m급 소행성만 하더라도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구 위에 떨어진 사례도 있다.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에는 지름 50m급 소행성이 떨어져 주변 2000㎢의 산림이 초토화됐다.

비교적 최근인 2013년에는 17m급 소행성이 러시아 첼랴빈스크 민가에 떨어져 주민 1500여 명이 다치고, 7200여 채의 건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지름 10㎞급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면 생물 대멸종을 일으키며, 지름 300m급만 떨어져도 대륙이 초토화될 정도다.

지난 5일 중앙일보가 찾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는 소행성과 혜성도 상시 관찰하고 있었다. 상황실 모니터엔 지구와 최접근 거리가 750만㎞보다 가깝고, 크기가 150m보다 큰 ‘지구위협소행성’이 4월 현재 1895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지름이 1㎞ 이상 되는 것만 156개에 달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2004 FG29’라 명명된 지름 17~37m의 소행성이 지구와 달 간 거리의 4배에 이르는 지점까지 접근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135년경 지름 400m에 달하는 소행성 ‘베누’가 지구와 달 간의 거리보다 더 가깝게 지구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베누가 지구와 충돌할 경우, 그 폭발력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8만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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