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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내 블로그에는 훔쳐온 것들이 없는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5/02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8/05/03 07:23

장준환/변호사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오 씨는 현지 로펌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시름에 잠겼다. 오 씨가 그 로펌 고객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이었다. 발단은 오 씨의 블로그였다. 오 씨는 레스토랑 홍보도 할 겸 개인 관심사도 공유할 겸 블로그를 운영해오고 있다. 최근에 좋아하는 록밴드의 사진 몇 장과 연주곡 몇 곡을 올려두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오 씨는 억울한 마음이었다. 사진은 록밴드의 웹사이트에서 쉽게 복사할 수 있는 것들이고, 음악도 오 씨가 MP3 파일로 구매한 것을 올렸다. 상업적으로 판매한 것도 아니고, 블로그 방문자들과 좋은 것을 나누기 위함이었는데, 무시무시하게 저작권 침해라니….
하지만 오 씨는 문제가 된 사진과 음악 파일을 즉시 내렸다. 그리고 담당 변호사와 의논하여 사과의 뜻을 밝히고 협상 후 약식 배상을 함으로써 사건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그리 간단하지 않은 일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오 씨가 깨달은 점은 무엇일까?

오 씨는 인기 밴드의 사진을 무단으로 올림으로써 사진 촬영자의 저작권(Copyright)을 침해했고 사진 속 밴드 멤버들의 초상권(Right of portrait)도 침범했다. 즉 공들여 생산한 사진이란 예술품을 도용했으며, 자신의 이미지가 함부로 이용되지 않아야 할 유명인의 인격적, 재산적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또한 연주곡 파일을 올림으로써 세 권리 주체의 저작권을 건드렸다. 작곡가와 작사가, 실제 연주자의 저작권이다.
오 씨의 경우처럼 단순하고 악의 없는 행동이 무시무시한 법률 위반이 될 수도 있다. 오 씨는 침해 기간이 짧고 범위가 단순함을 이해 받아 그 정도로 끝날 수 있었지, 케이스가 복잡했다면 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파일은 무조건 피해야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글, 그림, 사진, 음악, 동영상 등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로 유통되는 시대에 그럴 수는 없다. 범위를 잘 알아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용도로 파일을 카피해서 보관하거나 이용하는 경우는 괜찮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 특히 공중에게 전송(transmission)된다면 저작권 위반을 피하기 어렵다.

블로그 등 웹사이트를 근사하게 꾸미기 위해 이미지나 음악 파일이 꼭 필요할 때는 어떨까? 용도에 맞게 구매하거나, 무료 사용이 허가된 파일만을 사용해야 한다. 무료 사진, 이미지, 음악을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여럿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각 파일에는 사용 범위가 상세히 규정되어 있으니 그 범위 안에서만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 블로그에 허락된 음악을 기업 웹사이트에 사용하면 안 된다. 엄격하고 예민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블로그나 카페, 개인 웹사이트 등에 사진, 이미지, 음악, 동영상 파일 등을 올릴 때 저작권에 대해 예민하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파일이거나 상업적인 의도가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속단하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 큰 함정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절도행위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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