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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99% 성사"에 트럼프 "회담 안 할 가능성 아주 크다"

정효식(jjpol@joongang.co.kr)
정효식(jjpol@joongang.co.kr)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5/22 13:41

김계관 CVID 거부에 김정은에 직접 경고
"점진적 보상보다 일괄타결이 훨씬 낫다"
"안전 보장, 한·중 ·일 막대한 투자" 당근
폼페이오 "성공 확신, 일정대로


2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이 안 열릴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경고했다. “나는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고 그(김정은)도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 ”이라면서다. 그는 "이게 회담이 상당 기간 열리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면서 "6월 12일에 안 열릴 수 있다는 것이며, 회담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특정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면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시점에 할지도 모른다”며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예정된 단독 정상회담을 미루고 약 40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계속 받으며 북ㆍ미 정상회담 연기 또는 무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꺼냈다. 그는 ‘특정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합의 의지란 것이 회담 이후 미국 관리들이 밝힌 설명이다. 지난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거부하자 회담 무산 가능성을 열어놓고 김 위원장에게 직접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는지 묻는 경고장을 보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요구하는 점진적 보상이 아니라 일괄타결(All in one) 방식이 훨씬 낫다"며 빠른 비핵화도 강조했다. "물리적 이유 때문에 정확하게 그렇게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매우 짧은 기간에 (완전한 비핵화와 보상이) 이뤄져 본질적으로 일괄타결이 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CVID를 결심한다면 우리는 그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그는 행복할 것이며 나라는 부유해지고 매우 번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모토인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김 위원장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비핵화하면) 한국과 중국, 일본은 엄청난 금액의 돈을 투자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드는 걸 기꺼이 돕기로 약속했다”고도 말했다.


특히 이날 경고는 3월 방북 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번에 여기로 오면서 '북미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확실히 일어날 것'이라고 했는 데 맞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정 실장의 “북ㆍ미 회담이 99% 성사됐다고 본다”고 했던 발언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정면 부정한 셈이 됐다. 백악관과 미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선 지난 3월 정 실장이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있으며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하는 걸 양해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북한의 태도가 달라진 데 한국이 과장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말한 전제 조건에 대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보고 싶다고 제시한 바 있고 그것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미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으로 최종 참석 여부를 결정할거냐”는 데엔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상에 냉철한 인식을 유지하겠지만, 회담 준비를 계속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무산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담 준비는 계속 진행한다는 뜻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2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6월 12일 일정에 맞춰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유튜브 캡처]

폼페이오 "난 도박꾼 아냐…회담 준비에 전념할 것"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담 이후 회견에서 “우리는 여전히 다음달 12일 일정에 맞춰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성공적 회담을 이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한 대로 역사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의 회담 성사 가능성 99%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는 도박꾼이 아니다"면서 "회담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직 회담에 우리가 준비가 됐는지에만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말한 북한 에너지ㆍ인프라ㆍ농업 등 부문에 대한 미국 민간 자본 투자 계획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두 차례 면담에서 미국의 투자와 노하우, 기술력이 가진 북한 주민을 위한 진정한 가치를 이해했다고 정말 느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 권리를 얻는 대신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수많은 것을 전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뒷걸음질 치는 듯한 김 위원장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했다면 폼페이오는 비핵화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 분담을 한 셈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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