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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피고인=결석 재판' 굳어지나…MB, 불출석 의사 밝혀

문현경(moon.hk@joongang.co.kr)
문현경(moon.hk@joongang.co.kr)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5/25 15:01


지난 23일 첫 공판에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28일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오전에 강훈 변호사와 상의한 뒤 내린 결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첫 공판에는 나왔다. 나와서 "다스(DAS)는 형님과 처남이 만든 것"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사면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건 충격이고 모욕" 등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 내용에 대해 준비해온 글을 10여분 동안 읽었다. 이후 이어진 재판 중에도 나서서 "검찰이 억지로 나를 엮고 싶어서 만나지도 않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났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5시간동안 이어진 재판이 끝난 뒤 나가면서는 "오늘 나도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네"라며 "허허" 웃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지난번 공판(23일 첫 공판)에 다녀온 뒤 식사도 못하고 잠도 못 잤다"면서 "증거조사 기일 중 재판부가 자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날을 제외한 나머지 기일에는 안 나갔으면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첫 공판에서 읽은 원고.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다른 사람을 시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를 공개했다. [사진 이 전 대통령 페이스북]


증거조사는 참고인진술·피의자신문조서 등 서류로 된 것들을 살펴보는 서증조사와 관련자들을 법정에 불러 듣는 증인신문을 포함한다. 사실상 공판 대부분의 시간이 이런 증거조사의 과정이다.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나오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앞서 피고인 없이 변호사만 나와도 되는 공판준비기일을 세 차례 가졌는데 이때 강훈 변호사가 재판부에 "가능한 한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증거조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계선 부장판사는 "불출석 허가를 원하신다는 거냐"며 "증거조사 기일도 당연히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25일 이 전 대통령이 곧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알리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전 대통령이) 재판을 거부하는 건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진심은 언제든 법정에 나가 진실이 무엇인지 검찰과 다투겠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 내용을 설명하는 조사기일엔 출석할 필요가 없는 듯하므로 건강상태를 고려해 불출석하겠고, 법원이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 출석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 그 기일엔 출석하겠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가 전한 이 전 대통령의 생각이다.


지난 23일 첫 공판에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재판을 골라 출석하는 건 불가능하다. 민사사건과 달리 형사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면 재판 자체를 열 수 없다(형사소송법 276조). 피고인의 출석은 권리이면서 동시에 의무여서, 법정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 피고인은 재판장의 허가 없이 퇴정하지도 못한다(형사소송법 281조).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된 피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치 않아도 강제로 법정에 데려오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1996년 재판과정에서 출석을 거부했는데, 당시 법원에서 구치소를 통해 강제로 끌고 오려 했었다. 하지만 그러자 두 전 대통령이 자진해서 출석하겠다고 해 실제 인치가 이루어지진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구치소에서 "인치를 못 하겠다"고 해 데려오지 않았고, 지금까지 본인 없는 궐석(결석)재판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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