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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현역 9개월, 대체복무는 17개월

권호
권호 기자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04 09:06

대체복무 도입한 20개국에선
현역의 1.5~2배 복무 국가가 다수
독일·노르웨이는 현역과 기간 동일

사회복지 분야에 배치하는 곳 많아
스위스 “초반엔 힘든 곳 강제 배정”

대체복무제의 전제는 징병제다. 모병제는 자원자에게만 군 복무를 시키기 때문에 대체복무 자체가 필요 없다. 국회 국방위에 따르면 징병제를 택한 59개국 중 20개 국가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를 도입했다. 국방위는 2016년 12월 정리한 병역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해외의 경우 처음엔 종교적 이유로 병역거부를 도입했다가 종교적 이유 외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진실 여부를 심사하는 기관을 따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대체복무자의 복무 기간은 현역의 1.5~2배가 많았다. 현역 복무 기간이 9개월인 그리스의 대체복무 기간은 17개월이다. 현역 복무가 165일인 핀란드는 347일을 대체 복무해야 한다. 독일(9개월), 노르웨이(12개월)처럼 현역과 대체복무의 복무 기간이 같은 국가도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복무 기간에 대해 국제적으로 정립된 기준은 없다. 1998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대체복무는 징벌적 성격이 돼선 안 된다”고 결의했고, 이를 토대로 2008년 유럽평의회가 “대체복무제는 군 복무의 1.5배를 초과해선 안 된다”고 권고한 정도다. 한국의 인권위원회도 2006년 “대체복무제의 복무 기간은 1.5배로 하되 부작용이 없다고 확인되면 점차 단축한다”고 권고했다.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실은 “본인이 선택한 대체복무라는 점, 국민 정서와 병역 이행자와의 균형 등을 고려하면 육군 복무 기간 21개월의 1.5배 수준인 31개월이나 32개월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체복무 반대 진영은 분단국가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로 위장할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반대 논거로 제시한다.

해외에서도 ‘심사’가 중요한 과제다. 200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대만의 경우 대체복무 신청자는 2년 이상 신앙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회고서와 자술서 등으로 증명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대면 심사를 병행하는데, 만약 대체복무 중이라도 허위 진술 사실이 드러나면 대체복무가 취소되고 현역병으로 재입대해야 한다.

그리스는 우리의 병무청에 해당하는 병무국 산하에 특별심사위원회를 따로 설치한 뒤 1차 서면, 2차 면접으로 대상자를 가린다. 에스토니아에서도 1차 서면, 2차 면접을 진행한다. 스위스·핀란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등은 신청자가 서면으로 접수하면 1차 심사로 대상자를 선별한다. 이들 국가에선 정신과 의사, 법학·철학·심리학 교수 등이 심사위원회에 참가한다.

대체복무 근무지는 우체국이나 법원 같은 행정부처, 소방·경찰 등의 치안·안전 관련 분야 등을 망라한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 대체복무 요원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복무 요원을 보건·사회복지 분야에 배치하는 스위스에선 “390일의 복무기간 중 처음 180일은 난도가 높은 복지시설에 강제 배정한다. 이후 자율 복무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스는 지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무국에서 일괄 배정한다. 대만·덴마크에선 학력이나 전공 등을 고려해 적합한 곳에 배치한다.

근무 형태는 대개의 경우 출퇴근을 택하고 있지만 대만과 노르웨이는 복무기관에서 숙박하도록 규정했다. 국방위 전문위원실은 “현행 사회복무 요원의 복무 분야와 비교해 중증장애인 수발 등과 같이 보다 난도가 있는 분야에 복무토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증장애인 수발 등의 복무 특성상 24시간 종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출퇴근 없이 해당 복무시설에서 합숙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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