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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소년 ‘전원구조’ 기적 일궈낸 숨은 영웅들

박광수
박광수 기자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10 08:03

기적이 일어났다. 태국 동굴에 17일 동안 갇혀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전원 구조’의 기적 뒤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이뤄낸 숨은 영웅들이 존재했다.

우선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동굴 입구에서 무려 5km가량 떨어진 경사지에서 소년들과 코치의 생존을 발견한 영국인 전문 잠수사들이 있었다.


영국 다이버 리처드 스탠턴(왼쪽)과 존 볼랜던(가운데)이 3일 태국 치앙라이주 매사이에 있는 동굴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미군 소속 수색구조팀 대원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방관 출신인 리처드 스탠턴과 영국 브리스틀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존 볼랜던이었다. 전문가 자격으로 현장에 급파된 이들은 동굴 바닥을 기고 급류 속을 헤엄쳐 생존자들을 발견해, 기적의 토대를 세웠다. 두 사람은 아이들의 동영상까지 촬영해 외부에 전하기도 했다.

이들이 소속된 동굴구조위원회(BCRC)의 빌 화이트하우스 부위원장은 당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회원 다이버들이 찾아낸 아이들의 목소리 녹음을 전해 들었을 때의 느낌을 “굉장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2004년 멕시코에서 홍수로 지하에 9일간 갇힌 영국 병사 6명에게 잠수를 가르쳐 9시간 만에 모두 탈출시킨 스탠턴의 경험은 이번 구조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깜깜한 동굴 안에서 거센 물살을 헤치며 구조활동에 동참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등 다이버 90여 명이 있었다.


구조 작업 중 숨진 사만 푸난. [사진 유튜브 채널(Enews) 방송 갈무리]


이 가운데 사만 푸난(Saman Gunan·37) 전 태국 네이비실 대원은 지난 6일 동굴 내부 작업을 하다 산소 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해군에서 전역한 뒤 태국공항공사(AOT) 보안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만은 소년들이 동굴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번 구조작업 중 나온 유일한 희생자였다.


동굴에 갇힌 소년들의 곁을 지켜 건강을 돌본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richard harris). [사진 리처드 해리스 페이스북]


지난 2일 소년들이 발견된 직후부터 10일 모두 구조될 때까지 곁을 지키며 건강을 돌본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는 그는 동굴 잠수 분야에서 30년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덕분에 소년들이 있는 곳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었다.

그는 생존자 13명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조 당국은 해리스의 조언을 토대로 본격 구조 첫날인 8일과 9일에 각각 4명씩 우선 구조했고 10일에는 나머지 5명을 한꺼번에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소년들과 함께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던 코치 엑까뽄 찬따윙(25)도 숨은 영웅으로 꼽힌다.


동굴 안에 아이들과 함께 남은 엑까뽄 코치의 모습(왼쪽). [사진 태국 해군 페이스북]


갑작스러운 폭우로 동굴 안 수위가 급상승하자 소년들을 경사지 위로 올라가게 해 생존 공간을 확보한 뒤 천장과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을 마시게 하는 등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 구조’는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의 활약과 모두의 염원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지난 9일 인도 아흐마다 바드의 한 학교 학생들이 태국 북부 동굴에 갇혀있는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의 무사 구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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