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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민변 사찰하고 블랙리스트 작성"

박사라
박사라 기자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11 05:17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전담부서까지 두고 조직적으로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 민변 소속 변호사 이름 7명을 거론하며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문서 파일도 확인됐다.

상고법원 반대한 민변 ‘조직적 사찰ㆍ압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해 9월 퇴임식을 마치고 떠나는 양 전 대법원장 [중앙포토]

11일 ‘재판거래ㆍ법관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과 김준우ㆍ최용근 사무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4시간 가량 조사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민변 대응 전략’ 등 7건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 내용이 실제 이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014년 12월 29일 작성된 ‘민변 대응 전략’은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확보해 검찰에 넘긴 410개의 문건 가운데 하나다. 이날 검찰에서 해당 문건을 직접 확인한 민변은 “당시 행정처가 민변을 조직적으로 사찰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행정처는 사법정책실 내에서 역할을 분담, 민변의 조직 현황과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해 공유했다. 민변 의사결정 기구인 대의원회에서 상고법원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찬성’으로 변경하는 게 최대 목표였다. 이를 위해 최원식ㆍ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민변 회유전략에 동원하는 방안까지 검토됐다.

“통진당 재판으로 ‘빅딜’”…‘재판 거래’ 정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송상교 사무총장(가운데)과 김준우(오른쪽),최용근 사무차장은 11일 오후 양승태 사법부의 '민변 대응 문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민변 소속 이재화 변호사가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민변과의 ‘빅딜’ 수단으로 삼으려 한 정황도 대응 문건에 포함됐다. 당시 행정처가 재판 진행 과정을 고리로 민변의 상고법원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빅딜 모색은 재판 내용 관련이라 민감하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당부하는 내용도 담겼다.

행정처는 이재화 변호사를 회유하려 한 뒤 ‘설득이 잘되지 않았다’고도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앞서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14년 9월 상고법원 관련 대법원 공청회 참석 전날, 대학 동기인 부장판사가 전화해 ‘상고법원이 위헌이라는 이야기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친노’들이 상고법원 강력 반대”…국회까지 손 뻗어

2013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질의하는 전해철 당시 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세평을 수집하며 전방위 입법 로비를 벌이려 한 정황도 문건에 담겼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지금 공략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고,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전해철 의원 등 ‘친노’가 법사위에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상고법원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의원에 대해 “정에 약하다”는 등 세평이나 동향을 수집하기도 했다.

민변 측은 이날 조사에서 민변 대응전략 문건 외에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의 메모 형태 파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파일에는 민변 주요 변호사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나열된 뒤 “블랙리스트로 규정해서 널리 퍼트려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민변 사법위원장 출신 성창익 변호사와 정연순 당시 민변 회장, 장주영 전 회장, 송상교 현 사무총장 등의 이름이 적시됐다.

파일 한켠에는 민주당 몇몇 의원의 이름도 나열되어 있었다. 민변 측은 해당 메모에 대해 “당시 국회 개헌특위에서 자문위원들을 위촉이 이뤄지던 것과 관련해 (행정처가) 대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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