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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집니다' 무더위 화재경보기 오작동에 속 타는 소방관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7/27 16:01

충북서 7월 한 달 오인출동만 159건…고온다습이 오작동 영향
소방력 낭비 심각…"막무가내 출동 요청 자제" 당부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 25일 오전 1시께 경기도 남양주시 한 상가건물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들이 긴급 출동했다.

소방관들이 급히 현장에 도착해 보니 불은 나지 않았고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관들은 현장 조치를 한 후 허탈한 심정으로 복귀했다.

지난 12일에는 인천시 중구 한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도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리는 바람에 119구조대가 헛걸음했다.

한 소방관은 "신고가 들어와 급히 출동했는데 소방시설 오작동으로 드러나면 절로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자 무더위 등에 따른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소방관들의 힘을 빼고 소방력을 낭비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28일 대구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소방관이 출동한 것이 432건에 이른다. 5월 50건, 6월 45건에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된 7월에는 79건으로 크게 늘었다.

충북에서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소방시설 오작동에 따른 출동 건수는 159건에 달했다. 인천에서도 이달에만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신고가 13건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여름철 높은 온도와 습기가 경보기 오작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화재경보기에 전기적 문제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평소 화재경보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먼지가 끼거나 낡은 경보기를 방치하는 것도 오작동 원인으로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화재경보기 작동 신고가 들어오면 소방 펌프차와 물탱크차, 구급차, 고가사다리차 등이 동시에 출동한다.

그러나 실제 불이 나지 않아 현장에서 기본 조치만 하고 돌아오는 헛걸음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오인 출동은 고스란히 소방력 낭비로 이어져 정작 실제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게 한다는 지적이다.

화재 오인 신고와 일부 시민들의 막무가내식 출동 요청도 소방력 낭비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강원도에서는 "소나무에 드론이 걸려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민원성 신고가 이어져 소방관과 펌프차가 현장에 출동했다가 되돌아온 적도 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한정돼 있어 오인 출동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면 다급한 현장에는 신속하게 도착하지 못할 수 있다"며 "철저한 화재경보기 관리와 민원성 신고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형우, 권숙희, 손현규, 박영서, 최수호 기자)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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