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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증손주 잃고 오열한 할아버지…美 산불 안타까운 희생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7/30 09:21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할아버지, 제발 빨리 와주셔야 해요. 불이 뒷문까지 왔어요."(5살 증손자 제임스)

"아가야, 내가 바로 곁에 있다. 조금만 버텨봐라. 할아버지가 가고 있단다."(70대 증조 할아버지 에드 블레드소)

소방관·주민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레딩지역 산불 '카 파이어'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미 CBS 방송은 30일(현지시간) 이번 산불로 사망자는 늘어나고 대피한 주민은 수만 명에 달하고 있는데 진화율은 여전히 17%에 머물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사망자 중에도 70세 증조할머니 멜로디 블레드소와 두 증손녀 제임스(5), 에밀리(4)의 사연이 이웃 주민을 가장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뜨거운 대기와 거센 돌풍으로 순식간에 마을을 덮친 카 파이어가 들이닥쳤을 때 증손자와 통화한 증조할아버지의 인터뷰가 방송에 나왔다.

화마에 아내와 두 증손주를 잃은 에드 블레드소는 CBS 새크라멘토 뉴스에 "심부름을 하러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데 손주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빨리 오라고, 불이 언덕 너머까지 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 도와주세요. 불이 뒷문까지 왔어요'라고 하는 것이었다"고 화재 당시 통화 내용을 전했다. 블레드소는 "내가 곧 갈 테니, 조금만 버티라고 하고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하지만 도로는 대피하는 차들로 꽉 막혔고 곳곳을 화염이 가로막았다"라고 말했다.

블레드소는 "내가 그때 집에 가서 손주들, 아내와 함께 죽었어야 했다. 그만큼 내게 소중했다"며 오열했다.

블레드소는 아내 멜로디가 젖은 담요로 아이들을 감싸 안은 채 눈을 감았다면서 다시 한 번 울먹였다.

그는 "불이 그들을 데려갈 때까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할머니를 덮어주고, 할머니는 아이들을 감싸 안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블레드소 가족의 집은 카 파이어로 전소한 850채 가옥 중 하나다.

블레드소는 그러나 대피명령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CBS 기자가 '대피 경고를 받지 못했느냐'고 묻자 블레드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집을 나선 거다. 경고가 있었다면 아이들을 놔두고 집을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딩 지역 경찰과 소방당국은 3만8천여 명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샤스타 카운티 셰리프국의 톰 보센코 국장은 "피해자 주택 주변에는 경찰관들이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대피하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피명령을 무시하고 집에 남아 있던 주민 한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화재 현장에서 혼란한 틈을 타 가정집에 들어가 약탈을 하던 일당 3명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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