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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불길쪽에 차량 유도'…그리스산불, 드러나는 당국 과실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8/01 13:01

사망자 2명 유가족, 과실치사 등으로 구조 당국 고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9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그리스 최악의 산불 참사가 발생 열흘을 맞이한 가운데, 당국의 과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국 BBC는 아테네 북동부 해안도시 마티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 당시 경찰은 탈출에 나선 주민들의 차량 행렬을 불길 쪽으로 우회시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레타기술대학의 바실리스 디갈라키스 교수에 따르면 경찰은 산불로 화염이 번질 때 주요 대로로 차량을 되돌아가도록 해야 했으나, 오히려 불길이 번진 쪽으로 우회하도록 조치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디갈라키스 교수는 "경찰은 교통을 차단하고, 운전자들을 유턴시키는 대신에 마티를 관통하는 우회로를 택하도록 허용했다"고 한탄했다. 마티는 이번 산불의 피해가 집중된 곳으로, 상당수 희생자가 차량에 갇히거나 차량을 버리고 바다 쪽으로 대피하다가 화염에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과 재난 주무부처인 시민보호청은 실제로 산불 직후 페이스북에 결과적으로 잘못된 우회로를 게재, 이를 믿고 탈출에 나선 상당수 주민이 화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디갈라키스 교수는 "불타버린 차량 사진들을 보면, 희생자들이 모든 방향에서 탈출로를 찾지 못한 채 가로막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산불로는 총 305대의 차량이 전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차량 대부분이 알루미늄 바퀴 테두리와 유리창이 녹아버려 산불 당시의 처참함을 짐작케 했다. 아테네대학 조사단도 마티 지역에서 당국의 주민 대피 노력이 조직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교통 체증과 공포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안과 가까운 곳에 있던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어떠한 공식적인 경보도 전달되지 않아, 이들이 산불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 역시 인명 피해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산불은 최대 시속 120㎞의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진 탓에, 마티의 주요 도로에서 해안으로 불길이 도달하는 데까지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테네대학 조사단은 또한 좁은 길, 막다른 골목, 트인 공간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마티의 조악한 도시 계획도 피해를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와 함께 이 지역에 만연한 불법 건축물이 탈출로를 막아 사망자를 증가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보고, 불법 건축물 철거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기오르고스 스타타키스 환경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테네가 포함된 아티카 일대의 삼림 지대와 해안가에 각각 2천500채, 700채의 불법 건축물이 존재하며, 마티 지역에는 건축물의 약 50%만이 합법적으로 건설됐다고 말했다.

한편, 마티 인근에서 탈출 도중 사망한 70대 교사 2명의 유족이 미숙한 산불 대처 책임을 물어 경찰과 소방당국, 시민보호청, 지방정부 등을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소,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이번 산불은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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