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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하니 머스크가 채갔다, 한국선 씨마른 AI 인재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7 08:06

26세 김태훈씨 실리콘밸리서 영입
최소 연봉 3억원에 머스크 회사로

한국, 선진국 비해 비전·연봉 열악
대기업서 쓰려 해도 전문인력 부족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 토크콘서트’에서 김태훈씨가 음성 합성기술과 코딩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 넥슨]

‘7000명’.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밝힌 2022년까지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연구자 부족 숫자다. 삼성·LG·현대차 등 기존 대기업은 물론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도 앞다퉈 AI 전문인력을 뽑으려고 하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설상가상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내에 쓸 만한 인력이 보이면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술 수준 격차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AI 기술 수준이 100이라면 유럽 88.1, 일본 88.0. 중국 81.9. 한국 78.1이다.

27일 오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는 ‘김태훈 UNIST 동문, AI 개발자로 실리콘밸리 간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2015년 8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올해 만 26세의 김씨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AI’에 개발자로 합류한다는 얘기였다. 오픈AI는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인류에 기여하는 안전한 인공지능 구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AI기업이다. 김씨는 최근 3년짜리 산업기능요원 병역을 막 마쳤다. 밝히진 않았지만 그가 받을 연봉은 30만~50만 달러(약 3억3400만~5억5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 출신의 한국 AI 전공자를 거금으로 입도선매한 사례다. 다음달 1일 출국을 앞둔 김씨를 27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Q : 어떻게 오픈AI로 가게 됐나.

A : “2015년 8월 졸업 당시에 이미 오픈AI 등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병역 문제만 없었으면 벌써 미국으로 갔을 거다. 면접은 올 초에 봤다. 당시 휴가를 이용해 미국에 갔다. 오픈AI에는 MIT·스탠퍼드 등 세계 유수의 인재들이 모여 있고 대부분이 박사학위 소지자다. 기대도 되지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Q : 왜 학부생에 불과한 사람을 불렀을까.

A : “AI 연구는 기존 논문에 사용된 코드를 가져와서 변형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학 시절 딥마인드와 애플 논문의 비공개 코드를 구현해 20여 차례 오픈 소스로 공개했던 걸 인상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 누구보다 빨리 제대로 이런 작업을 해왔다.”(김씨가 공개한 오픈소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간 구글 브레인의 수장 제프 딘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인들이 그의 오픈소스를 보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왔다. 김씨는 2014년 국내 최초로 국제수퍼컴퓨터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교내 해킹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화이트햇 콘테스트’에서 국방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Q : 왜 석·박사를 하지 않고 학부만 마치고 가나. 미국에 가면 연구자라기보다는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A : “오픈AI에 가서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연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배우고 싶다. 그리고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되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꿈이다.”


Q : 이런 인재가 해외로 나간다니 아쉽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AI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A :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와 뛰어난 연구자들이 빛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나는 지금 배움이 우선 목적이다.”(최재식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아쉽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공부하고 나서 제일 좋은 기업으로 가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선진국의 연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고, 무엇보다 미국 기업들이 AI의 미래 비전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고급인력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일종의 프로그래밍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무료로 공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유용한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누구나 자유롭게 소프트웨어 개발과 개량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구=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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