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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생화학무기” 헤일리 “제재” 동시다발 대북 압박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9 08:09

‘김영철 협박 편지’ 후폭풍
김정은 비핵화 궤도 이탈 조짐에
미, 매티스 이어 잇단 공개 경고장

미 의회선 “김정은 100% 책임”
제재 보조 안맞추는 한국도 불만

북한의 비핵화 궤도 이탈 조짐에 트럼프 행정부가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각료 3명이 같은 날 공개적으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가장 묵직한 한 방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서 나왔다. 그는 28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시사했다.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롯된 선의의 조치로서 가장 규모가 큰 몇몇 훈련을 유예(suspend)했다. 지금으로서는 추가적 유예에 대해서는 어떤 협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명확히 연합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중단한 것은 임시적이고 제한적인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엔 경고가 담겼다. “우리는 선의로 (유예)조치를 했지만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보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산해볼 것이다”고 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합훈련 재개 여부를 연계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매티스 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4차 방북 취소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대신 읽은 서면 입장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이행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 명확해지면 미국은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을 북한으로 던진 뒤 어떻게 나올지 보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포기해야 할 대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및 다른 대량살상무기’를 들었다. 핵뿐 아니라 생물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조치까지 촉구하며 오히려 기준을 높였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 놓았고, 폼페이오 장관도 입장문에서 방북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제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열린 가능성의 향배가 결정될 텐데 즉각적으로 반발하며 치고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도 고민이 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료급인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 대사까지 등판했다. 그는 28일 워싱턴에 있는 민주주의수호재단 행사에 참석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거나 그렇게 하기를 희망하고 있는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제재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이 생길 경우 제재로 맞대응하겠다는 뜻이다.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핵심 각료들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북한에 경고장을 날린 것은 북한의 무성의한 비핵화 조치에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관론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불만도 깔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을 무릅쓰고 평화적 해결책을 찾으려 했으나 이는 실패했다. 책임은 100% 김정은에게 있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걱정했던 대로 김정은은 한·미 간의 틈을 찾아냈고 제재 해제 등을 위해 이를 십분 악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반대에도 한국은 개성 연락사무소를 개소할 것 같다”고 했다.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취소를 한국에 요청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에 한 말을 되짚고 싶다.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문 대통령 스스로도 명확히 했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이 처음 방미했을 때 백악관에 와서 우리 행정부의 대북 경제적 압박(제재) 캠페인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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