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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표현이 게임 저작권의 중요 기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03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9/04/15 12:13

장준환/변호사

게임은 현대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 되었다. 2018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350억 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극장 수입과 DVD, VOD 등 부가 수입을 모두 합한 세계 영화 시장 규모가 1,100억 달러 정도로 집계되는 것과 비교하면 게임이 차지하는 지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연평균 10% 내외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게임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경을 넘어선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도 잦아지는 추세다.

매체로서 게임은 매우 독특하다. 회화, 영상, 음향과 음악, 스토리 등 복합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종합 장르이며 사용자마다 구현 행태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저작권 분쟁도 미묘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그렇다면 게임의 수많은 요소 중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것과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게임 산업 초창기에는 게임에는 저작권의 필수 요소인 고정성(Fixation)이 없기에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저작물은 변하지 않는 표현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게임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다른 표현 결과가 나오기에 저작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각국 법원의 판례에 의해 부정되었다. 이용자와 상황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고정성의 범위 안에서의 변화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저작권 보호를 대상을 가를 때는 '아이디어냐 표현이냐'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잘라 말하면 아이디어 자체로는 보호받지 못하고 이것이 창작물로 표현되었을 때만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첨단 기술은 특허로, 게임의 명칭은 상표권으로, 이미지와 영상, 음악 등은 고유한 저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콘셉트, 배경, 운영 규칙, 캐릭터의 속성과 역할 등은 저작물로 인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린 마법사가 정글에서 동물들을 굴복시켜 자기 수하로 만들고 점수로 표현된 힘을 키워 악마를 물리치는 방식의 게임이 있다고 하자. 이때 이 게임을 위해 창작된 이미지, 영상, 음악과 음향 등은 분명한 저작물이다. 그런데 어린 마법사라는 캐릭터 설정, 동물을 자기편으로 만들며 점수를 따는 방식, 강력한 적과 맞서는 구조 등은 아이디어의 영역으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게임이 등장하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게임 안에 매우 독창적이며 정교한 스토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스토리는 표현된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 남부 법원에서 'Legends of the Three Kingdoms'라는 게임이 'Bang' 의 보호받아야 할 독창적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다투는 재판이 진행되었었다. 이때 문제가 된 것이 게임 캐릭터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법원은 캐릭터의 역할이나 상호작용 방식은 표현된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하면서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역시 아이디와 표현을 구분하는 저작권 원칙에 따른 것이다.

게임에서 강력한 저작권을 확보하려면 아이디어를 표현으로 정교하게 구체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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