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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 칼럼] e스포츠와 저작권 문제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6/26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9/06/26 08:57

장준환/변호사

e스포츠에는 다층의 저작권이 발생한다. 그 기본은 게임 자체의 저작권이다. 대체로 게임 개발 업체들이 완성된 게임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원작, 스토리, 캐릭터, 미술, 동영상, 음향 등의 저작권을 사들이거나 자체 개발하는 방식으로 게임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e스포츠 업체가 게임 대회를 연다면, 방송을 통한 중계를 하기 마련이다.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 경기와는 달리 관객이 영상을 통해서 경기 장면을 보아야 한다. 관객이 직접 e스포츠가 열리는 경기장에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은 의미가 없다. 그 플레이가 벌어지는 장면을 대형 스크린 등을 통해 보는 것이 e스포츠의 진수다. 이때 e스포츠의 구체적인 경기 장면은 게임이라는 저작물을 이용한 2차 저작물이 된다. 반드시 게임이라는 1차 저작물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e스포츠 대회를 주관하는 곳에서 게임 개발사에 저작권료를 내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e스포츠 초창기에는 저작권 개념이 별로 없었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지도 않았다. 게임 개발 업체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게임을 이용한 대회가 열리고 방송이 되는 것이 게임을 알리는 데 유리했기 때문이다. 법률적으로는 저작권이 침해되더라도 게임 마케팅을 위해서 암묵적으로 넘어가고는 했다. 그래서 각국의 e스포츠 대회가 저작권료를 치르지 않고 열리기도 했다. 저작권료가 오가더라도 액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e스포츠의 종목이 되는 게임들의 세계적 인기가 커졌다. e스포츠 대회를 통한 마케팅 효과가 크게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고 e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성장했다. e스포츠 리그를 주관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중계권, 기업 후원, 광고 등으로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게임 업체는 각종 e스포츠 리그에 대한 저작권 판매를 수익 모델 중 하나로 간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저작권료를 치르지 않거나 적은 금액의 저작권료만 내고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던 기업과 단체는 새로운 문제에 부닥치게 되었다. 그 결과 e스포츠 대회를 둘러싼 각종 국제적 소송이 벌어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크래프트의 저작권을 보유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의 소송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각종 게임 대회를 주관하며 몸집을 키웠고 독점력을 행사했지만 정작 저작권 조율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따질 때 블리자드의 허락 없이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열어 방송할 수는 없었다.

블리자드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법 큰 금액의 저작권료와 함께 기업 후원 금액 일부와 VOD 등 서브 라이선스 비용 등을 요구했지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협상을 중단하고 법정 소송으로 가는 진통을 겪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여파가 한국의 e스포츠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되었다.

e스포츠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방송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회 주관 단체보다는 게임 개발 업체에 1차 저작권이 부여되는 독특한 성격을 갖는다. 저작권 문제 해결이라는 안정적인 뒷받침 없이 e스포츠는 발전할 수 없다. 새로운 접근과 관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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