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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미술 작품의 저작권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8/07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9/08/06 13:43

한 미술관이 자신이 소장한 몇 작가의 작품을 묶어 기획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작가 한 사람이 저작권 보호를 내세우며 자기 작품은 전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때 미술관은 이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 전시회를 진행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물론 작가의 자발적 협력이 없으면 전시회 홍보와 진행 등에 문제가 따르겠지만, 법적으로 따지자면 작가의 뜻을 거슬러 전시를 강행할 수 있다.

미술 작품은 그것을 사서 소장한 사람에게 전시할 권리가 부여된다. 따라서 작가의 허락 없이 미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그런데 전시하는 장소에 대해서는 제한이 따른다. 건물 안에 전시하는 게 원칙이다. 건물 외벽, 길거리, 공원, 광장, 공항, 지하철역 등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는 자유롭게 전시하지 못한다. 이때는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다만, 공개된 장소라 하더라도 짧은 기간으로 한정된 기획 전시 등은 작가 허락 없이 할 수 있다.

작품을 소장한 사람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자유롭게 임대할 수도 있다. 단, 앞서 말한 항상 공개된 장소에서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임대하지 못한다.
자신이 소장한 미술 작품을 사진이나 이미지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어떨까? 작가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다. 작품 소유자는 그것을 전시할 권한은 있지만, 복제하여 판매하거나 전송, 공중 송신할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시회를 홍보하기 위해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경우는 실무 관례상 허용되고 있다. 이 경우도 작가 허락을 받고 사전 계약하는 게 원칙에 가깝다.

전시회장에 가면 작품을 소개하는 책자인 도록을 판매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도록을 만들어 배포할 때는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할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도록이 전시장을 방문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전시된 작품의 특징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소책자 수준이면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전시를 위한 실무로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전시된 작품을 정밀하게 담은 화려한 도록을 제작하여 고가에 판매하거나 전시회장 울타리를 넘어 서점 등에서 판다면 반드시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전시회를 돕는 도구 차원이 아니라 저작권을 바탕으로 한 별도의 상업 행위이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은 소유자와 작가가 다른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때 저작권법은 소유자와 작가의 권리를 각각 인정한다. 소유자는 저작권이 구현된 작품 그 자체를 전시하고 임대하고 다시 판매하는 등 구체적 물건 소유자로서 권리를 부여 받는다. 작가의 허락이 없이도 소유권을 행사하는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소유권이 제한되거나 침해될 수 없다. 하지만 물건 소유자 이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원래 작품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그대로 남아 있다.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전송하거나 작품을 구현한 인쇄물, 책자 등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은 저작권의 영역으로 작가에게 속한다.

미술 작품 거래에서 작품은 ‘물건’을 산 사람에게 속하지만, 그 ‘정신(저작권)’은 작가에게 머물러 있다고 이해하면 간단하다.

장준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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