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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한국의 젊은 남자들, 페미니즘과 싸우고 있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9/22 13:02

"미투 운동 확산 과정에서 불만 쌓여"
"취업경쟁과 병역에 대한 반발" 분석



지난 1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회원들이 제3차 유죄추정 규탄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부장적 사회인 한국에서 페미니스트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여성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N이 22일(현지시간) 한국 남성들의 페미니즘 백래시(Backlash·반발) 현상을 심층 보도했다. CNN은 2017년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위하여) 문성호 대표의 주장을 소개하고, 20~30대 한국 남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전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국 젊은 남성들은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은 여성이 아니라 오히려 병역 의무를 다하면서도 취업 경쟁에서 밀려나는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반(反)페미니즘 정서가 확산하게 된 계기에 대해 CNN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꼽았다. 2017년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기소된 일을 가리킨다. 남성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남성의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CNN은 "이 사건은 피해자의 주장 외에 그 어떠한 증거도 없이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남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당당위의 결성과 활동도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또 CNN은 한국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고 사회의 지지를 받는 과정에서 남성들의 불만이 쌓였다고 분석했다.

CNN은 "페미니스트의 목소리와 생각이 등장한 것은 2016년 서울 강남의 지하철역 인근에서 한 젊은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계기였다"며 "정치인, 케이팝 스타, 일반 남성 등에 대한 성폭력 관련 고소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나고 여성 고소인들의 승리로 돌아가자 남자들 사이에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CNN이 22일(현지시간) 페미니즘에 불만을 갖는 한국 젊은 남성들의 현상을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자신을 박모씨라고만 밝힌 익명의 20대 남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40~50대 여성들이 (가부장제와 여성차별에) 희생됐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20~30대 여성이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남성 김모씨는 CNN에 "가부장사회의 문제와 성차별 문제는 모두 기성세대의 문제이지만, 속죄는 20대 남성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페미니즘에 대한 한국 젊은 남성들의 거부감은 심각한 취업 경쟁과 병역의무에 따른 박탈감이라고 분석했다. 여성들은 정부 정책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얻는 반면, 남성들은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CNN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일자리 시장에는 보수가 좋은 직장이 적다"며 "지난 10년 동안 청년실업률은 6.9%에서 9.9%로 올랐다. 한국은 70~90년대 경제가 급성장했지만 젊은 세대는 경기침체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는 통계적으로도 나타난다. CNN은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성 불평등과 남성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하며 "20대 남성 76%와 30대 남성 66%가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성향을 나타냈다"며 "20대 남성의 60%는 젠더 이슈가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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