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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뒤흔든 女모델의 죽음···왜 죽기 전까지 술 마셔야 했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9/29 13:03



태국 방콕 외곽의 한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도우미로 고용돼 일을 했다가 아파트 로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티띠마 노라판삐팟(25). [인스타그램 캡처]





한 여성 모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태국 사회를 충격으로 몰고 갔다고 미국 CNN과 방콕포스트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 도우미 모델에 대한 낮은 인권의식과 이들에 대한 일상화된 성적 착취가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는 문제의식에서다.

CNN에 따르면 목숨을 잃은 여성은 티띠마 노라판삐팟(25)이다. 티띠마는 태국에서 신제품 행사의 홍보모델이나 파티 도우미, 각종 행사의 모델로 활동하던 인물이다. 태국에서는 이러한 일을 하는 젊은 여성을 '프리티스'(Pretties)라고 부른다. 티띠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8만 5000여명을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이기도 했다.

티띠마는 지난 16일 방콕의 한 아파트 로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티띠마는 방콕 외곽 논타부리주(州)의 한 주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도우미로 일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티띠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술을 마셨고, 급성 알코올중독이 사인이란 부검결과도 나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바탕으로 티띠마와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던 남성 라차데흐 웡타부트르(24)를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그가 혐의를 부인해 석방했다. 그러나 경찰이 라차데흐에게서 또 다른 혐의점을 발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티띠마가 사망한 날 밤 라차데흐가 티띠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티띠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라차데흐 웡타부트르(24)가 지난 18일 현지 경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라차데흐는 의식이 없는 티띠마를 그의 아파트로 끌고 간 혐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충격적인 부검 결과도 나왔다. CCTV에는 라차데흐가 의식을 잃은 티띠마를 자신의 아파트 6층으로 끌고 올라갔다가 약 한시간 뒤에 다시 티띠마를 로비로 데리고 내려와 소파에 눕히는 영상이 담겨 있었는데, 라차데흐가 티띠마를 자신의 아파트로 끌고 갔던 시점에 이미 티띠마가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경찰은 지난 18일 라차데흐를 불법 구금 등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경찰은 '디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여성이 해당 파티에서 술을 과도하게 마신 뒤 다음날 아침에 깨어보니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였다는 신고를 받고 당시 파티에 참석했던 6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 여성도 티띠마처럼 파티 도우미로 고용돼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티띠마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는 중이다.

CNN은 "이번 사건은 태국의 '프리티스'라고 불리는 여성 도우미 모델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태국 인권·성평등 단체인 티라낫 재단의 나이야나수파풍 위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에 대한 성적 착취와 학대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과도하게 음주를 강요받는 일도 많다"며 "프리티스들에 대한 사회의 저급한 평가는 이들이 성적 학대를 당했을 때 법적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티띠마의 죽음을 계기로 프리티스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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