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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일용 PD "'자연스럽게'는 정착기, 유대감 형성되면 시너지 나올 것"(인터뷰①)

[OSEN] 기사입력 2019/10/18 18:04

스페이스레빗 제공

[OSEN=장우영 기자] 힐링과 관찰.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키워드다. ‘웃음’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극적인 소재 등을 이용해 웃음을 주는게 아닌, 소소한 웃음,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최근 예능에서 보여주고 있는 웃음이다. 웃음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더 나아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것. 예능이 나아가고 있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유일용 PD가 연출을 맡고 있는 MBN ‘자연스럽게’는 앞서 말한 부분들을 모두 충족한다. 전인화, 은지원, 김종민, 조병규 등이 한적한 시골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팍팍한 삶에 시달리는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이런 모습들은 대리만족을 주기도 하고, 나이가 지긋한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을, 나이대가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자연스럽게’는 셀럽들의 시골 마을 정착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3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 ‘1박2일’ 등을 연출하며 이름을 알린 유일용 PD가 올해 초 MBN의 자회사 스페이스 래빗 이적 후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자연스럽게’는 유일용 PD가 읽은 책 ‘가비오따스’에서 시작됐다. 콜롬비아에서 전문가들이 황무지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대단히 실험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있는 일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의 시작이 됐다.

“‘가비오따스’라는 책을 읽고부터 공동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었고, 장기적으로 가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했죠. 회사를 옮기고 난 뒤 열정이 있을 때 시작해보고자 했어요. 국내에서는 새로운 동네를 만드는게 어려워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어요. ‘1박2일’ 하면서 많이 돌아다녔는데, 동네도 사람도 좋은데 가구수가 적은 곳들이 많았죠. 그래서 현재 있는 동네에서 시작해보고자 했고, 빈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자연스럽게’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게 됐죠.”

“프로그램 제목은 ‘이웃사촌’ 등 여러 후보가 있었어요. 그러나 조금 더 부르기 편한걸 원했는데, 자연이 살아있는 동네를 가고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렸으면 한다고 했더니 ‘자연스럽게’라는 이름이 나왔어요. 제목을 들었을 때 기획 의도와도 맞다 싶었어요.”

‘자연스럽게’는 말처럼 자연스럽게 출연자들이 동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동네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야 한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라는 말이 성립한다. 그런 점에서 유일용 PD는 ‘공동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려운 프로젝트지만 차곡차곡 유대감을 쌓고 있는 중이다.

“편해보일 수 있지만 어려워요. 하면서 느끼고 있어요. 보통의 야외 예능 프로그램은 하나의 집을 빌리거나 출연자들이 한곳에 모여서 하는데, ‘자연스럽게’는 동네 전체를 하니까 해야할 것,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요. 아이템으로 보면 무궁무진해서 좋지만 하나로 엮어서 쭉 간다는 건 쉽지 않죠. 리얼이라는 점에서 더 어려운데, 아직은 프로그램이 안착된 상태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거죠. 1년 동안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고, 프로그램, 출연자, 마을 주민들의 매력을 시청자 분들이 느끼실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공동체죠. 출연자들이 시골에 잠깐 왔다가는 건 프로그램으로서의 차별성도 없고, 기획의도와도 맞지 않아요. 진짜 그들의 집은 아니지만 세컨드 하우스, 또 다른 삶의 공간, 마을 안에서 출연자들이 마을 주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이웃사촌이 되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는게 목표죠. 유대관계를 만들어가는게 어려운데, 지금도 시간을 갖고 유대감을 쌓고 있어요. 친밀도가 높아지면 서로가 편하게 대할 수 있는데,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 하지만 그걸 인위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고, 출연자들이 마을에 녹아들면서 나오는 이야기, 할 거리, 재미를 찾아가고 싶어요.”

‘자연스럽게’는 전라남도 구례의 현천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푸른 산과 물이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산수유가 매력적이다. 무릉도원이 있다면 현천마을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이 그림처럼 펼쳐져있다.

“마을이 크면 클수록 담아야 할 이야기가 많아서 부담이 되죠.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가구가 적은 곳을 찾았고, 이미 유명한 마을이 아닌 곳을 찾았어요. 구례 현천마을은 ‘1박2일’ 때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고, 저 역시도 처음이라서 궁금했어요.”

“완전 오지도 아니고 산도, 물도, 논도 있는 동네죠. 첫 인상은 노란 산수유 꽃이었어요. 구례가 산수유로 유명한데, 동네가 노랗게 물든 모습이 동화 같았죠. 노란 산수유 꽃과 빨간 산수유 열매를 보면서 산수유로 동네의 정체성, 있었던 이야기를 연관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마을에 사지는 분들도 다양하고, 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계절별로 팔로우하려고 해요. 함께 약초도 캐러 가는 등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으려 하죠. 제목처럼 자연스럽게 살아보면서 자연은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동네라고 생각해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도 다양해요. 재밌는 이야기, 슬픈 이야기, 가슴 아픈 이야기 등이 있는데, 섣불리 담기는 부담이 크죠. 아직 그런 이야기는 담지 않고 있어요. 출연자들도 섣불리 할 수 없는 부분인데,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고 있어요. 유대감이 쌓이고 친밀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자연스럽게’가 말이 쉽지 진짜 어려워요.”

‘자연스럽게’는 분양가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장치로 출연자들을 놀라게 했다. 마을의 빈집을 1000원에 분양하고, 원하는 집으로 리모델링까지 해줬다. 출연자들이 마을에 쉽게,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도운 장치였다.

“분양가는 방송상의 장치일 뿐이죠. 그 집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죠. 원래 주인이 있고, 잠시 임대한 것 뿐이에요. 방송이 끝나면 집 주인이 들어와서 살 수도 있는거고, 마을 공동체적으로 집을 활용할 수도 있죠. 마을에 활력도 되고, 수익도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전인화 선배님, 은지원X김종민, 조병규의 집을 리모델링 했는데, 가장 어려웠던 건 은지원X김종민의 집이었어요. 전인화의 집이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을 거로 아시는데, 뼈대는 튼튼했거든요. 전인화 선배님의 집은 단열이 부족했을 뿐이었는데, 은지원X김종민의 집은 겉은 예뻐보이지만 막상 헐어보니까 서까래 등 뼈대가 썩어있었어요. 그대로 쓸 수 없어 다 뜯어서 리모델링 했는데, 공사 도중에 비가 오면 새는 바람에 손이 가장 많이 갔죠.”

“조병규의 집은 후보군에 없던 집이었어요. 할머니와 함께 해도 좋겠다 싶어 이장님께 말씀만 드린 상태였는데, 조병규가 사전 인터뷰 때 우물이 있는 집을 로망으로 꼽았어요. 그래서 보여줬더니 할머니와 함께 살아도 좋겠다고 했고, 할머니도 허락해주셔서 그 집의 한켠을 리모델링하게 됐죠.”

‘자연스럽게’의 출연진은 전인화, 은지원X김종민, 조병규다. 여러 연령대가 출연하는 만큼 시청자들이 이를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출연진이다.

“시골에 산다고 했을 때 은퇴하신 어르신들만 가는게 아닌, 젊은 사람도 가고 싶을 거고, 어린 친구들도 시골에 대한 감성이나 로망이 있을거라 생각해 연령층을 다양하게 하고 싶었어요. 다양한 연령층이 와서 살았을 때 모습을 보고 싶었죠.”

가장 화제를 모은 출연자는 배우 전인화다. 무려 36년 만에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자신이 웃긴 사람도 아니고, 예능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고 해요. 잘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도 있었는데, 잘 되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고민도 있으셨죠. 귀농 프로그램도 아니고, 버라이어티처럼 게임도 하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으신 것 같아요. 도시에서 살았던 삶과 다른 오롯이 혼자 살 수 있는 공간에서 살아보고 싶었던대로 자연스럽게 해보라고 권유했어요. 시어머니를 30년 가까이 모시고 살았던 점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있으셨는데, 그런 부분들이 출연을 결정하는 큰 이유가 됐다고 생각해요.”

전인화는 이사를 온 날 고구마를 쪄서 마을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며 사근사근하게 다가갔다. 마을 주민들과 5일장에 가서 함께 이야기도 나누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을에 녹아들고 있다. 그리고 남편 유동근도 아내 전인화를 전력으로 서포트하고 있다.

“첫 기획은 유동근-전인화 선배님 부부가 함께 내려와 사는 것이었는데, 부부가 함께 예능에 나온다는게 부담도 있고 했죠. 유동근 선배님도 왔으면 했는데 방송을 보시더니 나와도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 시기를 함께 이야기하곤 했죠. 그러다가 마침 추석이었고, 유동근 선배님도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첫 번째 게스트로 ‘자연스럽게’에 오시게 됐죠.”

“유동근 선배님도 어르신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커피차도 선물했고, 늘 말하시는게 어르신들을 모시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게 해드리고 싶다고 해요. 언젠가는 저희가 모시고 가서 치료를 도와드리고 할건데, 유동근 선배님도 프로그램 외적으로도 어르신들과 함께 병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세요.”

‘자연스럽게’는 전인화가 36년 만에 예능에 고정 출연한다는 것도 화제였지만 ‘SKY 캐슬’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조병규의 첫 고정 예능이라는 점에서도 화제였다. ‘나 혼자 산다’에서 도시에서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지만 시골에서, 그것도 할머니와 함께 하는 조병규의 모습이 궁금증을 높였다.

“사실 조병규라는 이름은 잘 몰랐는데, ‘해피투게더’에 나온 걸 보고 어리지만 할 말은 하고, 생각이 있는 친구 같았어요. 진짜 도시 사람인데 시골에 가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했죠. 그래서 미팅을 했는데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시골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말했어요. 신인이라는 점에서 서로 발견하고 있어요.”

조병규는 정말 ‘도시’ 사람이다. 현재 혼자 살고 있다는 점에서 어른들과 함께 생활한 적도 많이 없어 구례 현천마을에서 그것도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점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자연스럽게’는 조병규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있다.

“살가운 친구는 아닌데,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할머니와 손자가 친해지는 과정, 조병규가 할머니가 서로에게 정이 들어 가까워지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나고 있어요. 특히 할머니의 번호를 물어보고 연락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는데, 누가 시킨게 아니라 본인이 자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흐뭇했죠. 서울에 있으면 할머니가 생각난다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한다고 해요. 조병규가 우려보다는 훨씬 더 잘 어울리고 있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를 하기도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속도 깊고 생각도 깊은 사람이라는 점이 보여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은지원과 김종민은 ‘자연스럽게’에서 유일하게 함께 거주하는 인물이다. ‘1박2일’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은 10년 이상을 친하게 지냈다는 점에서 ‘케미’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톰과 제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어린 아이처럼, 철없는 삼촌들처럼 마을에 활력을 넣어주고 있다. 물론 ‘자연스럽게’의 웃음 담당이다.

“김종민이 깐족거리고 은지원이 화내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보이겠지만 두 사람은 그게 자연스러거에요. 은지원과 김종민은 예능인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죠.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거든요. 전인화는 허당미에서 나오는 웃음, 조병규는 할머니와 손자 사이에서 나오는 훈훈한 웃음이죠.”

구례 현천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의 자연스러운 일상 등이 담기는 ‘자연스럽게’는 지난 5일까지 10회가 방송됐다.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가 가진 매력으로 토요일 밤 시청자들을 힐링 감성으로 안아주고 있다.

“생각보다 어려운 프로그램이에요. 다른 프로그램들은 하나에 포커스만 맞춰도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자연스럽게’는 삶의 이야기를 다뤄야 해요. 다들 뭘 보여주고 싶은거냐고 하시는데, ‘자연스럽게’는 정착기에요. 동네 사람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 되는데, 아직까지는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라서 그 포인트에서 어려워요. 제대로 유대관계가 형성되면 그때부터는 다른 어떤 프로그램들보다도 흥미로울 거라고 생각해요. 유대관계가 생기고, 본인이 그 공간에 확실히 적응하면 뭘 하고 싶은지 샘솟아나지 않을까요? 그러면 시너지를 발휘할거라고 생각해요.”

“고향이 시골인 분도, 아닌 분도 있을텐데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 ‘저런 삶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하고 싶어요. 그 포인트를 아직 시청자 분들에게 전달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귀농하거나 다같이 모여서 하는 포맷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공간이 생기고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만큼 시청자들이 피상적으로 느낄 수 있죠. 현실적으로 짚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했을 때 보시는 분들도 ‘나도 저렇게 살아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끝으로 유일용 PD는 ‘자연스럽게’ 시즌2와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시즌2는 시즌1에서 확실한 방향성과 정체성을 잡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뼈대를 잡아두려고 하죠.”

“스핀오프가 나온다면 ‘~스럽게’ 시리즈가 될 것 같아요. 예를들면 ‘사랑스럽게’, ‘부자연스럽게’겠죠? 특히 ‘사랑스럽게’를 하게 된다면 부부나 연인이 나와야할 것 같네요(웃음).” /elnino8919@osen.co.kr

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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