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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결국 나토에 방위비 이겼다···연말 韓 협상도 파장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01 20:14

3~4일 런던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백악관 "독일 등에 방위비 증액 압박" 공개적 밝혀
나토 "국방비 GDP 2% 약속 이행국 4개→9개 늘어"
나토 예산 미 기여분 줄여, 다른 나라들 메우기로
트럼프의 '승리'…한·미 방위비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인 지난달 28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자 나라 방어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면서 방위비를 압박할 때 그가 떠올리는 곳은 한국과 유럽, 정확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다.

미국은 한국과 내년도 이후 적용할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을 협상 중이고, 트럼프는 취임 이후 줄곧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인상을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나토가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손을 들었다. 트럼프 요청대로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미국의 나토 기여금도 대폭 줄여주기로 했다. 그에 따른 예산 부족분은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이 메우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CNN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토에 대한 트럼프의 '승리'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한·미 방위비 협상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나토가 방위비를 인상하고 미국의 기여금을 줄여준 선례를 미국 협상팀이 들고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와 유럽 국가들이 동맹을 맺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니폼. [로이터=연합뉴스]






CNN은 미 국방부와 나토 관료를 인용해 나토 회원국들이 나토 예산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줄여주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은 나토 예산의 22%에 기여했는데, 2021년부터는 독일과 같은 수준인 16%만 내기로 했다.


기여금 축소로 미국은 매년 약 1억5000만 달러(약 1768억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부족분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메우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나토 운영 예산은 연간 25억 달러(약 2조9500억원)로, 크지 않은 규모다. 이는 GDP의 2%를 약속한 국방비 예산과는 별개다. 국방 예산은 올해 1조 달러(약 118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상징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나토 관료는 CNN에 "모든 동맹국이 새로운 비용 분담 공식에 합의했다"면서 "새로운 공식에 따르면 유럽 국가와 캐나다의 비용 분담은 증가하고, 미국의 부담액은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나토와 공정한 비용 분담에 대한 동맹국의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방위비 인상을 밀어붙이는 곳에서 실제로 성과를 이뤄낸 사례가 될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할 예정이다.

트럼프 방문을 앞두고 지난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에 더 투자하기로 했고, 그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약속했다. 2016년까지 약속을 지킨 나라는 29개 회원국 가운데 4개국에 불과했다.

지지부진하던 약속 이행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빠른 속도로 늘었다. 올해는 그리스·영국·에스토니아·루마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폴란드를 포함해 9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에 더 기여하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며 압박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024년 말까지 국방 지출 누적 증가액은 4000억 달러(약 472조원)로 예상된다"면서 "지금까지 전례 없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3~4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29일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맹국 방위비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은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국가가 아직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국방비 지출은 GDP의 1.4%, 프랑스는 1.8% 수준이다.

이탈리아 1.2%, 스페인 0.9%, 네덜란드 1.4%에 그친다. 미국은 GDP의 3.42%를 방위비로 쓰고 있어 동맹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백악관은 방위비 압박이 트럼프의 나토 정상회의 중요 안건임을 숨기지 않았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나토 방위비 분담이 더 공정하길 원한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다른 나라들이 더 내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방위비 지출 증액을 압박하는 나라는 한국과 나토 동맹국이다. 나토와의 방위비 줄다리기는 한·미 SMA 협상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한·미는 협상 대표를 앞세워 양자 협장을 진행 중이지만, 나토와는 기구 틀 안에서 국방비와 기여금을 조율한다. 내년 초 일본과 방위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일단 현재는 트럼프 관점에서 한국과 나토 동맹국이 "미국인 세금으로 방위비를 대주는" 곳들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플로리다주 선라이즈 유세장에서 “(전임 대통령들은) 우리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여러분 돈으로 복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현재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나라는 한국과 나토여서 두 곳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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