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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도 '성폭력 맞고소'···이 선택한 유명인들 운명 엇갈렸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13 12:02



가수 김건모. [중앙포토]





가수 김건모(51)가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13일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의 주장은 팽팽히 맞선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흥업소 종사자 A씨를 대신해 고소장을 제출한 강용석 변호사는 9일 “김건모는 2016년 피해자를 강간했고, 이후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A씨를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김건모 측은 13일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면서 “우리는 아직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분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강 변호사의 보도자료는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소에 간 적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건모 측은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수사 단계에서 밝혀질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면 유명인들은 대체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거나 상대방을 맞고소한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유흥주점서 성폭행” 고소당한 박유천은 무혐의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2016년 성폭행 혐의 피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일간스포츠]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L씨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에게 업소 내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했다. 일주일새 다른 유흥업소 여성 3명이 나타나 박유천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박유천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첫 번째 고소 여성 L씨와 두 번째 고소 여성 중 한 명인 S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고소 여성들이 모두 업소 화장실이나 박유천의 집 욕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듬해 3월 박유천 측은 검찰이 4건의 고소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박유천이 무고죄로 고소한 여성 중 한 명은 실형을, 한 명은 무죄라는 대조적인 판결을 받았다. L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성폭행 합의금으로 5억원을 달라고 박유천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폭력조직 출신도 협박에 가담했다. 재판부는 “박유천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간 뒤 L씨가 따라 들어갔고,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해 돈을 뜯으려다 실패하자 경찰에 신고한 점에서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L씨는 2심에서 징역 1년8개월형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았다.

반면 S씨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법률상 박유천의 행위가 강간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S씨가 박유천을 고소한 것이 터무니없는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S씨는 L씨와 달리 금전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사건 직후 친한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혐의를 벗은 S씨는 박유천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안진우(나혼자법률) 변호사는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신고하는 사실이 '허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 상대방을 '처벌받게 할 목적'이 있다는 2가지 요건이 필요하다"며 "S씨의 경우 이 성립 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엄태웅, 성매매만 인정?무고 여성 징역형



엄태웅이 2016년 성폭행 혐의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분당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배우 엄태웅(45) 역시 2016년 마사지업소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엄태웅 측은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업소 종업원을 무고 및 공갈 혐의로 맞고소했다. 고소 당시 종업원은 유흥주점 등지에서 선불금을 받아 가로챈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였다.

검찰은 엄태웅에게 성폭행이 아닌 성매매 혐의를 적용해 벌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마사지업소 종업원은 무고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녹음 증거에 폭행이나 협박 없이 대화나 웃음도 간간이 들린 점 등을 보면 묵시적 합의로 성관계를 하고 무고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안희정, 피해자 진술로 유죄 확정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월 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인에 대한 성폭행 고소 사건이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는 건 아니다. 대법원은 9월 지위를 이용해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4)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형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김씨의 피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무죄를 인정했지만, 2심은 “진술에 일관성이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적용해 좀 더 폭넓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더 나아가 “안 전 지사의 지위나 권세는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며 그가 범행 당시 도지사의 위력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 판단했다.

“3년 전 사건 입증할 증거가 관건”
앞으로 김건모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까. 3년 전 사건인 만큼 고소한 여성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중요하다. 윤예림(법률사무소 활) 변호사는 “첫 고소인이 무고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박유천 사례를 봤을 때 김건모를 고소한 여성도 무고죄 적용에 대한 위험성은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가 3년 전 사건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내놓거나 객관적 사실을 얼마나 소명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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