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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의 아하, 아메리카]트럼프 연봉 기부했지만, 호텔·리조트서 5000억원 챙겼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15 07:07

워싱턴 책임과 윤리 시민들(CREW) 추적,
트럼프·행정부·외국 영업 활용 2728건
北 핵위협 성명 14일 호텔서 모금 행사
세금으로 골프 245회 등 총 406회 이용,
1회 방문 마다 경호실 2만 달러씩 지출
"2주 간 남부 백악관, 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밤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프레지덴셜 볼룸에서 개최한 비공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자료 사진. [AP=연합뉴스]






북한 인민군 박정천 총참모장이 대미 핵 억제력을 위협한 1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로 향했다. 공화당 합동 모금위원회 '트럼프 빅토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020년 대선 실탄 모금에 집중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런 행사는 일석이조다. 최소 3만 5000달러짜리(약 4100만원) 만찬 티켓 판매 등을 통해 회당 약 1300만 달러(약 152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동시에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 사업체인 트럼프 호텔도 매번 행사비로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 정치 단체들은 지난 8월까지 트럼프 계열 부동산에서 행사 비용으로 쓴 돈이 590만 달러(70억원)에 이른다고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하원 법사위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에 “구체적 범죄가 없는 최약체 탄핵안”이라고 조롱했다. 실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 청탁과 관련, 하원 민주당은 뇌물죄나 강요죄 등의 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고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만 소추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더 큰 문제는 대통령직을 본인과 가족 기업 트럼프그룹 영업에 이용하는 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s)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에도 트럼프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매년 대통령 연봉 40만 달러 전액을 국토안보부 등에 기부하지만, 트럼프 그룹을 통해 100배가 넘는 2017년 4억 8600만 달러(5766억원), 2018년 4억 6100만 달러(5469억)의 수입을 얻었다고 공직자윤리국(OGE)에 신고했다.



트럼프와 가족 기업‘트럼프 그룹’과 이해 상충 내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워싱턴 시민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에 따르면 이날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 소유 부동산 이용과 행사 개최, 사업 홍보와 외국 정부 상표권 승인 등 각종 이해 상충 건수가 2728건에 이른다. 이 중 1594건(58.4%)이 트럼프 본인과 트럼프 그룹 공동 소유주인 딸 이방카 부부 등 백악관 관리, 행정부 관리들이 납세자 돈으로 트럼프 그룹 사업장을 이용한 경우다.




지난 10월 29일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 탈환 모금 행사에 참석한 루이지애나주 기업인과 정치인.[중앙일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104회)와 뉴저지 베드민스터(90회), 버지니아 포토맥(76회) 등 자신의 골프장 245회를 포함해 모두 406차례에 걸쳐 자신의 부동산을 활용했다. 지난달 비밀경호국은 대통령이 1회 베드민스터와 포토맥 골프장을 방문할 때마다 2만 6800달러의 경비를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 측에 지불한 명세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워싱턴 근교 포토맥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모습,[AP=연합뉴스]








 가장 자주 이용한 트럼프 부동산 상위 10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보좌관(30회), 마이크 펜스 부통령(28회),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24회), 켈리언 콘웨이 보좌관(22회),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21회), 윌버 로스 상무장관, 새러 샌더스 전 대변인(각 17회) 등 백악관ㆍ행정부 관리 276명이 이용한 것도 700여건이 넘는다.

흥미로운 건 71개국의 외국 정부 관리 123명도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113회)을 포함해 149차례 트럼프 사업장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클라우스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부부는 2017년 6월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호텔에 직접 묵었고 빅토리아 댄실라 루마니아 총리도 올해 3월 같은 호텔을 이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위터에서 자신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 2019/2020 시즌 공식 오픈을 알리면서 "나도 남부 백악관에 2주간 머물 것"이라고 홍보했다.[트위터]







모두 192회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와 이익단체 개최 행사 가운데에는 외국 정부가 개최한 행사도 14회 포함됐다. 터키는 올해 두 차례 미ㆍ터키 관계 연례 회의를 워싱턴 트럼프 호텔에서 개최했다. 쿠웨이트 대사관은 매년 2월 독립기념일 행사를 트럼프 당선 이전엔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다가 2017년부터 이 호텔에서 열고 있다. 투숙과 행사 개최를 포함한 외국 정부의 트럼프 부동산 이용 건수는 터키(19회), 일본(12회), 인도(8회), 캐나다ㆍ루마니아(6회), 중국ㆍ아일랜드(각 4회), 사우디ㆍ인도네시아(각 1회)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위터에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의 2019/20년 시즌 공식 오픈을 알리면서 “나도 (크리스마스 휴가 동안) 그곳에서 2주간 머물 것이다. 남부 백악관”이라고 적었다. 이런 방식으로 사업장을 직접 홍보한 것만도 재임 중 241차례였다.

로버트 맥과이어 CREW 연구국장은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대면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광고까지 하면서 대통령직을 개인 부동산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부와 이해 관계자들이 행정부와의 접촉 권한을 살 수 있다고 사업을 판촉하며 개인적으로 치부(致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머스 슈워츠 밴더빌트대 정치학 교수도 "현재 워싱턴의 당파적 분열이 대통령의 사업을 용인하는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며 "민주당은 비난하지만, 공화당은 적극적으로 감싸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같았으면 심각했을 문제를 별것 아닌 것처럼 만들어 대통령의 행동 규범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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