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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웃음의 효능

홍성남 /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1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20/01/10 19:59

“새해에는 무엇에 초점을 맞춘 강의를 하실 생각이세요.” “웃음에 대한 강의를 할 겁니다.” 뭔가 그럴듯한 대답을 기대하셨는지 실망한 표정의 신자 분에게 덧붙여 말한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울증, 불안증으로 웃음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듯해서 웃음을 찾아 주는 사목을 하고 싶어요.”

오랫동안 영성의 본질을 찾아다녔다. 나이 육십 중반이 넘어 알게 된 건 영성의 수준은 웃음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는 웃음에 인색한 편이다. 주님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는데 우리가 웃고 떠들 수 있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웃음은 심리적·신체적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우연히 의사 이타미 니로의 글을 읽다가 무릎을 탁 쳤다. 그는 웃음이 사람의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사람의 몸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가 있는데, 이것이 활성화될 때가 바로 웃을 때라는 내용이었다.

영성과 건강 모두에 영향을 주는 웃음의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려 한다. 웃음은 몇 가지로 등급이 나뉜다. 가장 낮은 단계의 웃음은 억지웃음이다. 별로 웃고 싶지 않을 때 웃는 웃음이다. 하지만 억지웃음이라도 웃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타미 니로 박사에 의하면 억지로 웃어도 NK세포는 활성화된다고 한다.

두 번째 웃음은 얼굴만 웃는 웃음, 그냥 웃는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처럼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다니는 분들은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포르투갈 파티마는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곳으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순례지다. 몇 해 전 신자 분들과 이곳을 찾았다. 순례를 마치고 다음 행선지로 가야 하는데 몇 분이 안 보인다. 저만치서 어떤 외국인 할머니 수녀님의 손을 그분들이 놓지 못하고 있었다. 웃음 짓는 할머니 수녀님의 모습이 천사처럼 보였다. 웃음은 사람의 얼굴을 아름답게 만든다.

세 번째 웃음은 파안대소다. 억지웃음이 입만 웃는 것이고, 그냥 웃음은 얼굴만 웃는 것이지만 파안대소는 폐까지 웃는 것이다. 이 파안대소를 김영삼 대통령의 주치의셨던 분이 ‘내면의 조깅’이라 칭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 운동을 못하는 분들에게 파안대소를 권한다. 파안대소만 해도 폐 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웃음은 박장대소다. 손뼉을 치고 발 구르면서 웃는 웃음. 웃음 중 최고의 웃음인 박장대소는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갖게 해주는 명약이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던지고 간다. “신부님 성경에 ‘너희가 어린아이처럼 웃지 아니하면 하늘나라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아시나요." 그러고는 웃음은 요일마다 의미가 있다고 하셨다. 월요일은 원래 웃는 날, 화요일은 화나도 웃는 날, 수요일은 수시로 웃는 날, 목요일은 목 메이도록 웃는 날, 금요일은 금방 웃고 또 웃는 날, 토요일은 토할 때까지 웃는 날, 일요일은 주일이기에 주야장천 웃는 날이라고 해서 배꼽을 잡았다.

웃을 때는 걱정근심하지 않는다. 웃을 때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웃을 때는 그냥 즐거울 뿐이다. 그래서 심리치료에서는 웃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며 웃음이 어떤 약보다도 명약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2020년 올 한해 늘 웃음으로 보내며 마음과 몸의 건강을 지키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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