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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없어 치료 못받아···우한 中영화제작자 일가족 4명의 비극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16 22: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중국 영화제작자 창카이.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일가족 4명이 신종코로나에 걸렸지만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잇따라 숨진 일이 발생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후베이영화제작소 샹인샹(像音像)의 간부인 창카이(常凱·55)와 그의 부모, 누나 등 4명이 신종코로나로 잇따라 사망했다고 16일 전했다. 창카이의 아내 역시 이 병에 걸려 중환자실에 있으며 그의 아들은 영국에 있어 감염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의 대학 동창의 전언에 따르면 창카이 부부는 부모와 함께 살았다. 이 가족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인 지난달 24일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튿날인 25일 창카이 아버지는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 신종코로나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하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왔다. 가족들이 아버지를 간호했지만 사흘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지난 2일에는 창카이의 어머니가 신종코로나로 사망했다. 지난 14일 오전 창카이 역시 병원에서 신종코로나로 숨졌으며 같은 날 오후 그의 누나도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7일 만에 일가 4명이 신종코로나로 연달아 목숨을 잃은 것이다.

창카이는 죽기 전 남긴 유서에서 자신과 가족이 치료조차 받지 못한 한(恨)을 토로했다.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애걸했지만 하나같이 병상이 없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했다"며 "병은 치료 시기를 놓쳐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그는 "양친의 병간호를 한 지 며칠 만에 바이러스는 무정하게도 나와 아내의 몸을 삼켰다"며 "내가 사랑한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을 고한다"고 덧붙였다.

우한 출신인 창카이는 생전 다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참여했으며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프로덕션 매니저로 참여한 '나의 나루터'(我的渡口)는 2013년 베이징국제영화제 신작 중국영화 부문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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