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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태풍의 눈 되나···"힐러리 대선 러닝메이트 검토"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17 07:07

‘수퍼 화요일’ 등판 앞두고 급부상
힐러리는 부인하지만 컴백설 돌아
바이든 추락하며 블룸버그 상승세

트럼프, 중도 성향 블룸버그 견제
“키 162cm 미니에 루저” 인신공격



2008년 12월 31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새해 맞이 행사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 지명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블룸버그 시장 여자친구 다이애나 테일러, 블룸버그 시장 딸 조지나(오른쪽부터). 블룸버그와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 대선 러닝메이트설이 돌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마이클 블룸버그-힐러리 클린턴’ 조합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4년 전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러닝메이트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측 소식통을 인용해 “힐러리를 러닝메이트로 검토하고 있으며, 내부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조합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정·부통령 후보가 같은 주에 거주할 수 없다는 취지의 수정헌법 제12조에 따라 자신의 주소지를 뉴욕에서 콜로라도나 플로리다의 자택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에 살고 있다.

민주·공화 오간 블룸버그 당 세력 약점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자동차경주대회에 참석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룸버그-클린턴 조합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지를 놓고 미국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는 두 사람이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미국 대선 후보 선출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뉴햄프셔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추락하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바이든을 대신할 주자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치러진 퀴니팩대학 전국 여론조사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15%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5%)과 바이든(17%)에 이은 3위로 상승했다.

문제는 민주당 경선이다. 당내 경선인 만큼 현장의 당 조직 지원이 절대적인데 블룸버그는 사실상 아웃사이더 후보다. 민주당원이었던 그는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승리했다. 이처럼 민주당-공화당-무소속을 오간 정치 경력 때문에 당내 뿌리가 허약하다는 게 그의 한계다. 그의 정치적·사회적 노선 역시 민주당과 공화당이 섞여 있다. 낙태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데선 민주당인데, 이라크전에 찬성했고 미군 철군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선 공화당이었다. 이런 그에게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의 터줏대감인 클린턴 전 장관의 합류는 클린턴 전 장관에 우호적인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의 지지를 유도하고 지역 조직도 끌어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클린턴 전 장관이 블룸버그의 애매한 정체성과 소속감을 메워주는 방식이다.

블룸버그 캠프는 드러지 리포트의 보도에 대해 “우리는 경선과 토론에 집중하고 있다”는 알쏭달쏭한 성명을 냈다. 보도의 진위 여부에 대한 답은 피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은 블룸버그가 이슈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을 즐기는 모양새다. 클린턴 전 장관 입장에서도 러닝메이트 설은 죽은 카드였던 자신을 정치판에 복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악재가 아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6일 토크쇼에서 러닝메이트에 대한 질문을 받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선 정치인 클린턴 전 장관이 3차 대선 출정을 내심 바랄 것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많지 않다. 온라인 매체 내셔널 리뷰는 “클린턴 전 장관은 틀림없이 (정치판) 복귀를 원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선 ‘블룸버그-클린턴’ 조합이 클린턴의 당내 영향력과 블룸버그의 자본 동원력이 결합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성공한 기업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민주당 주류가 지지하는 ‘자수성가 기업인’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블룸버그는 존스홉킨스대학 및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채권투자 회사인 살로먼 브러더스에 일하다가 블룸버그 L.P.를 창업해 자산을 일궜다. 포브스에 따르면 자산 628억 달러(74조3000억원)로 세계 8위 부호다.

“두 조합 위력적” vs “독재 이미지 강화”

하지만 두 사람의 2인3각이 현실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워싱턴 정가에선 중도 온건파인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면 샌더스나 피트 부티지지 전 시장의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힐러리 클린턴과 연결되며 자기 중심적인 독재자 이미지가 강화되는 것”(워싱턴 이그재미너)이라는 비판도 등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책사였던 딕 모리스는 트위터에 “힐러리를 지목하기에 앞서 감별사부터 고용하라”고 썼다. 클린턴 전 장관 카드가 좋을지 나쁠지 먼저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경고다.

블룸버그가 민주당 경선의 중심으로 부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견제에 돌입했다. 앞서 13일엔 트위터에서 블룸버그를 “미니(mini)”라고 표현하며 조롱했다. “5피트 4인치(162㎝) 키의 미니 마이크는 죽은 에너지”라며 “토론도 못 하고 존재감도 제로인 루저”라고 썼다. 인신공격이다. 블룸버그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수퍼 화요일’에 확인될 전망이다. 아이오와·뉴햄프셔 등을 포함해 초반 경선을 건너뛴 블룸버그 캠프는 14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이날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전수진·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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